요즘 건설업계 최고의 화두 중 하나는 ‘공사비 쇼크’다. 철근, 시멘트 등 주요 건설 자잿값이 크게 오른 데다 인건비도 최저임금 인상 등 영향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품질·안전 강화, 층간소음 사후인증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인한 안전관리 인원 투입 등 공사비를 올리는 요인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건설사 관계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현장 분위기는 꽤 심각한 것 같다. 국내 10대 건설사 중 하나인 A사는 내부 회의를 거쳐 올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과 자체 개발 사업을 수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기존에 진행 중인 공사나 안
‘프루트플레이션’(프루트=과일+인플레이션)이란 말까지 만들어졌다. 과일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서다.압권은 사과다. 3월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사과(후지·상품) 10kg당 도매가격은 9만1700원으로, 1년 전(4만1060원)보다 123.3%나 올랐다. 배 가격도 심상찮다. 배(신고·상품) 도매가격은 12일 15㎏당 10만3600원을 기록했다.이대로라면 3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대 천장을 뚫을 기세다. 2월 소비자 물가가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2월 물가를 끌어올린 주범이 사
다음 달 22대 국회의원 선거 일정이 다가오면서 철도 지하화 공약도 달아오르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신도시 개발과 같은 개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철도 지하화를 통한 개발은 분명 시민들이 혹할만한 이슈임이 틀림없다.그래서인지 철도 지하화만큼은 여야가 한마음으로 추진 의지를 밝히고 있다. 여야 모두 지하로 내려간 지상철도 부지를 민간이 개발함으로써 개발차익으로 지하 공사를 하기 때문에 예산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1월 국회는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을 찬성 257표, 반대 2표, 기권 3표로 통
대전에 사는 지인의 딸이 올해 서울 성북구에 있는 A대에 입학했다. 딸은 통학을 할 수 없으니 자취를 해야 하는데, A대는 기숙사가 태부족하더란다. 그는 할 수 없이 학교 주변에서 딸의 자취집을 함께 찾아봤는데, 월세를 보고 깜짝 놀랬다고 한다. 방처럼 생긴 방은 월세가 80만원에 육박했다. 그는 “관리비까지 포함하면 월 100만원가량 드는데 여기에 식비 등까지 고려하면 자취 비용이 상당할 것 같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서울 집값 상승은 한풀 꺾였지만 올해도 서울 대학가는 전월세대란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고물가 여파에 임대가격
서울역은 지하철 1·4호선과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KTX 등 주요 노선이 집중돼 있어 ‘철도 지하화’ 사업을 말할 때 단골로 등장한다. GTX-A·B노선과 신분당선, 신안산선 등 새 노선도 추가될 예정이다. 노선 간 통합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도심 단절구간을 해소하기 위해 철도 지하화 필요성이 큰 곳이다.하지만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서울역 개발 마스터플랜’의 속도는 7년째 거북이걸음을 걷고 있다. 10조원이 넘는 사업비 부담과 함께 ‘전 노선 지하화’를 주장하는 서울시와 ‘일부 지상철 유지’ 의견을 낸 국토교통부 간의
올 4월 총선을 앞두고 각종 개발 정책과 공약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모습이다.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여야가 앞다퉈 각종 개발 청사진을 내놓으며 해당 지역과 지역민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가장 눈에 띄는 건 지난달 25일 정부가 발표한 ‘교통 분야 3대 혁신 전략’이다.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연장과 신설, 철도·도로 지하화 등에 134조원을 투자해 교통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원대한 구상이다. GTX를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주요 권역에 도입해 이들 권역을 1시간 생활권으로 만들겠다는 일종의 ‘메가시티’ 전략이기도 하다.철도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월30일(현지시각) 올해 세계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를 새로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전망치에 비해 미국(0.6%p)과 중국(0.4%P) 등 주요국 전망치가 의미 있는 수치로 올랐는데, 한국은 0.1%p 소폭 상향되는데 그쳤다. 찔끔 오른 이 전망치 역시 자력 성장이 아니었다.IMF 측은 한국과의 주요 교역 상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 전망이 개선된 덕을 봤다고 설명했다. 그게 아니었다면 한국은 내수 악화와 글로벌 패권 경쟁 등에 따른 변수에 고전했을 것이라는 말이었다.그런데 올해는 세계 각지에서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중재안을 내놓으면서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이 새로운 궤도에 진입했다.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를 해결할 실질적인 대안임에도 김포시와 인천시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수년 동안 진척이 없었다. 지하철 5호선 연장이 결정된 것은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면서부터다. 서울시가 인근 지자체들로부터 연장안에 대한 신청을 받은 것이 2018년이지만 그보다 훨씬 오래전인 2기 신도시 발표 즈음부터 5호선 연장은 지역 이슈로 부상했다.길게는 20년가량 지역의 큰 이슈였지만 서울시도,
1월에는 통상 주가가 오른다. 뚜렷한 이유가 없는데도 그렇다. 아마도 새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일 거라는 추측만 있을 뿐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를 ‘연초 효과’ 혹은 ‘1월 효과’라고 한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시작될 거라는 전망에 올해는 특히 1월 효과가 기대됐다. 막상 2024년의 문이 열리자 기다렸다는 듯 악재가 쏟아지면서 주식시장이 비틀거리고 있다. 금리인하 시기가 아직 멀었다는 시그널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잇따라 주는 가운데 국내외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졌다. 중동에서는 예맨 후티 반군의 미사일
정부가 지난 4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 인구감소와 관련된 흥미로운 정책이 포함됐다.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에서 주택을 취득할 경우 2주택이 아닌 1주택자로 간주해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골자다. 이른바 ‘세컨드 홈 활성화’ 정책이다. 현재 인구감소지역은 경기 가평·연천군, 인천 강화·옹진군 등 총 89곳이다. ‘1주택 특례’를 통해 인구가 소멸해가는 지역에 ‘사람의 온기’가 돌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셈법이다. 국내 인구감소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국민의힘에서 지난해 11월초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 카드를 꺼내면서 촉발된 메가시티 서울 구상이 서울을 넘어 부울경, 충청, 대구·경북, 호남 등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실제로 메가시티 논의는 여야 가릴 것 없이 봇물이 터진 상황이다. 여당이 메가 서울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만든 ‘수도권 주민 편익개선 특별위원회’의 조경태 위원장이 “메가 서울도 중요하지만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으로 확대되는 것이 맞다”고 밝힌 가운데 당내에서는 “부산도 메가시티가 되고 싶다”(박수영 의원), “메가시티 서울과 함께
며칠 전 한 익명 게시판에 ‘1군 건설사 부도 엠바고’란 찌라시가 뜬 뒤 지인들의 “어디냐”고 묻는 카카오톡 문자가 잠시 쇄도했다. 특정 건설사 위기설이 불거지고 일부 회사의 신용등급이 강등됐지만 설마 진짜 무너지기까지 하랴 했던 게 안일한 생각이었나 싶었다.다행히 부도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시장에 퍼진 불안감이 상당한 건 사실이다. 부동산 경기침체 국면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탓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이유로 폭등한 자재 가격 탓에 착공 엄두도 못 내는데 PF 사업장의 대출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고금리
지난 4월 인천 검단아파트 주차장 붕괴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은 공공 분야 전반을 강타한 이슈로 다시 부각됐다. 몇 번째인지 세기도 힘든 LH 혁신은 이미 시작부터 김이 빠져 있었다. 2021년 3월 LH 직원들의 땅 투기 논란 이후 정부는 해체에 준하는 혁신을 공언했지만, 실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L과 H를 분리하겠다는 기발한 발상은 당시 여당 의원조차 법 개정안을 발의하지 않아 유야무야 사라졌다. 이번에는 전관예우가 문제가 됐다. 설계와 감리의 부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사람도 살지 않은 아파트 주차장이 무너져
“저희는 집을 못 살 것 같아요”송년회를 겸한 자리. 30대 초반의 후배 A가 심드렁하게 내뱉는다. ‘우리는 집을 못 살 것 같다’. 이제는 익숙해진 MZ세대의 넋두리다. 최근 분양했던 둔촌주공 분양가를 보니 59㎡가 10억원이다. 84㎡는 13억1000만원이다. 그나마 이건 분양가다. 분양을 받지 못한 사람이 분양권을 전매하려면 여기에 몇억원을 더 얹혀줘야 한다. 요즘은 서울 외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동탄 같은 수도권 신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부산, 대구, 광주 같은 광역시권도 웬만하면 분양가가 6억~7억원을 넘어선다. 지
아파트 정비사업의 두 줄기는 재건축과 리모델링이다. 이 중 리모델링 사업 성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낮은 사업성과 까다로운 규제 때문이다. 특히 리모델링 사업성 개선의 핵심인 수직증축에 대한 규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정비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최근 1기 신도시를 포함해 수도권에서 추진 중인 리모델링 아파트 정비사업이 연달아 좌초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잠원한신로얄’이다. 1992년 준공된 208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는 수직증축을 추진해왔지만, 2차 안전성 검토에서 수직증
국토교통부가 최근 전국 5개 지구 8만호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수도권이 구리 토평, 오산 세교, 용인 이동 등 3곳이고 비수도권이 청주 분평, 제주 화북 등 2곳이다. 서울에 바짝 붙어 있어 사실상 ‘서울 생활권’이라 불리는 구리 토평을 비롯해 오산과 용인도 반도체 밸리 등에 가까워 실수요자들 관심이 높다.이번 발표는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주택공급에 신경 쓰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주택공급이 필요한데, 역대 정부는 이 부분에서 실수가 많았다. 수요가 풍부한 입지
어찌 이리 태평한가 싶다. 빚 이야기다. 한국의 가계와 기업 부채 증가가 위험 수위인데 정부나 금융권이나 너무 안일한 것 아닌가 해서 한 말이다.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를 더한 비율은 2022년 281.7%로 5년 전보다 42.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조사 대상 26개국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이 중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7년 92%에서 지난해 108.1%로 16%포인트 증가했다. 두 자릿수 증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가계부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지난 정부
서민의 애환이 담긴 드라마라면 늘 등장하는 것이 집 문제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OTT 드라마 ‘무빙’도 예외는 아니었다. 세상을 주름잡던 현장 요원이 사무직으로나마 국가정보원에 남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바로 집 때문이었다. 소주 24병을 마시면서 괴로움을 달래야 할 만큼 싫은 직장이었지만 공무원 임대 아파트 연장을 위해 사표를 가슴 속에 접어 둔다. 집은 그렇다.드라마를 언급하지 않고도 대다수 서민 걱정의 9할은 집 문제일 것이다. 금리가 올라서, 또는 전셋집을 구하기 힘들까 봐 하루에도 수차례 걱정한다. 대한민국 국민 중 집
국민의힘에서 김포의 서울편입을 추진하면서 ‘메가서울’이 이슈로 떠올랐다. 김포의 서울편입은 향후 광명, 과천, 고양, 의정부, 안양, 하남 등의 서울편입론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부동산 시장과 국토발전전략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메가서울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기된 총선용 전략이라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수도권이 하나의 서울생활권을 형성하면서도 서울과 경기도로 나뉜 행정으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냥 정치 포퓰리즘으로 치부하기도 힘들다. 지난 30년간 구축된 1, 2기 신도시는 경기도에서
서울시가 지난달 저층 주거지 정비모델인 ‘모아타운(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대상지 5곳을 새로 선정했다. 이로써 모아타운 후보지는 총 75곳으로 늘었다. 이와 함께 조합설립이 완료된 모아타운이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사업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모아타운은 기존 소규모정비사업의 단점을 보완했다. 단순히 일정 규모의 노후주택을 새로 짓는 게 아니라, 아파트 단지의 형태를 갖추고 커뮤니티 시설 등도 넣을 수 있도록 했다. 모아주택 여러 개를 블록 단위로 모아 새 아파트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모아타운에 주목하는 이유는 서울은 물론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