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전은 ‘노잼도시’로 통한다. 익선동 같은 핫플도, 밀면이나 돼지국밥 같은 먹킷리스트도 번뜩 떠오르지 않아서다.그래서인지 대전 지역 동호회가 유난히 활발하다는 우스갯소리도 전해진다. 그러나 핫플 불모지에도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다. 100년 묵은 관사가 흉가처럼 남아있던 소제동 골목에서 말이다. 소제동은 대전역을 등지고 선 작은 동네다. 대동천 주변으로 낡은 집들이 수백 채나 깔려 있다. 일부는 우리가 익히 아는 시골집과 생김새가 조금 다르다.슬레이트 대신 석기와를 얹은 지붕과 가로 살을 넣은 창문이 독특하다. 필요 이상으로
고진감래의 섬, 쪽빛 거제로 여행을 떠나 보자. 경남 거제는 영남지역 남해 관광의 거점으로 주목받는 만큼 수많은 명소들이 뜨고 지는 자체발광 핫플레이스다.소소하게 쌓인 추억들은 때론 초콜릿보다 달콤하다.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내도와 마주한 조용한 바닷가에 공곶이가 있다. 지도에서 보면 공처럼 둥그렇게 튀어나온 모양이라 그런 이름이 붙었다.이곳 3만여 평 땅에 수선화, 동백나무, 종려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식물이 자란다. 가장 유명한 것은 동백나무 터널이다.공곶이에 정해진 산책 코스는 없다. 천주교 순례길과 공곶이가 한길처럼 맞닿아
사라질 수도 있었던 공간들이 ‘레트로’, ‘업사이클링’ 트렌드와 누군가의 관심에 힘입어 이색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낡은 목욕탕이 복고풍 갤러리 카페로, 흉물처럼 남은 폐공장이 문화예술공간으로 태어나 우리의 감성을 깨운다.넘쳐나는 신상 핫플레이스, 그중 업사이클링 명소로 대구가 뜨겁다. 아티스트의 감성이 더해진 그곳으로 ‘영감’ 투어를 떠나본다.45년 된 목욕탕이 갤러리 카페로 멋지게 둔갑했다. 한때는 ‘청수장’ 간판이 달려 주민들이 제집처럼 드나들던 대중목욕탕이자 여관이었다.친구와 만날라치면 “청수장 앞에서 보자”라고 말할
시장이 주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먹을거리다.추위를 이기려고 국수 한 그릇 서둘러 말아 먹거나, 출출함을 면하려고 막 튀겨낸 도넛을 베어 물 때 만든 이의 인생을 맛보는 것 같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생의 미감이다. 강원도 재래시장은 먹을거리의 재료가 지역의 삶이다. 정선아리랑시장이나 영월서부시장이 대표적이다.정선아리랑시장은 1999년 정선5일장관광열차가 개통하며 오늘의 명성을 얻었다. 2015년부터 정선아리랑열차(A-train)가 그 명성을 잇고 있다.끝자리 2·7일에 열리는 오일장은 변함없이 북적거리고, 상설시장은 여행의 목적
국내 최대 규모의 돔 형태 온실인 일명 ‘거제 정글돔’ 거제식물원이 16일 개장했다.경남 거제시는 이날 거제면 거제시농업개발원에서 개장식을 열고 관광객 맞이에 본격 나섰다.거제식물원은 2014년 6월부터 시작해 국비 130억원, 도비 38억원, 시비 112억원 등 총 28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국내 최대 규모의 돔형 열대온실과 야외생태정원, 잔디광장, 편의시설 등으로 구성돼 있다.특히 장엄한 열대우림의 생태계를 느낄 수 있는 ‘거제 정글돔’은 7500여 장의 삼각형 유리로 구성된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를 띈다
‘눈 본 대구 비 본 청어’라는 속담을 아는 미식가들은 겨울이면 경남 거제 외포리로 모여든다.찬바람이 부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대구 산란기고, 이때 잡히는 대구가 가장 맛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외포리는 대구 산란기에도 조업과 위판이 허용되는 유일한 곳이다.거제 동부 해안가에 위치한 외포리는 전국 대구 물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집산지다.진해만에서 부화한 새끼 대구가 멀리 베링해까지 나갔다가, 성어가 되어 산란하러 돌아오기에 겨울철 거제도는 대구가 풍년이다.한때 지나친 어획으로 대구가 잡히지 않은 적도 있었다. 멸종 위
해발고도 약 1600m, 혹독한 추위가 순백의 눈꽃으로 피어났다. 눈꽃 핀 나무들은 제 몸보다 두꺼운 눈을 인 채 꼿꼿이 동안거에 들었다.덕유산은 적설량이 많아 겨울철 많은 이들이 찾는 설산 중의 설산이다. 유순한 능선 따라 덕유산을 오르며 눈부신 설경에 빠져든다.덕유산의 연관 검색어는 ‘덕유산 눈꽃’이다. 덕유산이 겨울산행의 메카가 된 건 눈꽃과 상고대 때문. 눈꽃은 눈이 나뭇가지에 꽃처럼 달라붙은 것을, 상고대는 영하의 날씨에 대기 중 수증기가 나무에 얼어붙어 얼음꽃이 핀 것을 말한다. 대기 중 수증기가 지표면에 얼어붙은 서리와
술샘박물관을 기억한다면 조금 더 흥미진진하다. 젊은달와이파크는 지난 2014년 개관한 술샘박물관을 리모델링했다.젊은달와이파크가 위치한 주천면에서 주천(酒泉)은 ‘술이 솟는 샘’을 뜻한다.술샘박물관이 주천면에서 온 이름이라면, 젊은달와이파크는 영월군에서 빌려 왔다.‘영(young, 젊은)+월(月, 달)’로 원래 지명 영월(寧越)과 다른 뜻이지만, 젊은달와이파크의 철학을 느끼게 한다.건물 색깔도 종전 것은 대체로 흰색을, 새것은 대부분 붉은색을 택했다. 첫 작품은 진입로 역할을 하는 ‘붉은 대나무’다.대숲을 연상케 하는 붉은색 금속 파
겨울에 아이들이 가장 만만하게 즐길 수 있는 눈썰매. 스키나 스노보드에 비해 저렴하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썰매장이 있어 편하다.하지만 막상 가보면 슬로프의 눈은 거의 다 녹았고, 기다리는 줄은 하염없이 길며, 썰매에 올라앉기 바쁘게 내려가야 한다.그래서 떠났다. 눈썰매 실컷 타고, 눈놀이도 질릴 때까지 할 수 있는 대관령으로….대관령눈꽃마을로 향하는 길은 도로를 빼고 온통 눈이다. 겨우내 쌓이기만 할 뿐 녹지 않아, 새하얀 눈의 나라가 된다.2018평창동계올림픽 대회의 무대였던 대관령에서는 눈썰매도 올림픽 스타일로 즐긴다. 이름
대전에서 웬만한 곳을 다 둘러봤다면, 명소보다 작고 알찬 여행지를 찾는다면, 동구 대동의 하늘공원을 추천한다.대전역에서 멀지않은 대동하늘공원은 낮에는 알록달록한 벽화를 구경하고, 밤에는 반짝이는 풍차와 대전 시내 야경에 빠지는 감성 충만한 여행지다.대전 시민도 알음알음 찾아올 정도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요즘 일몰과 야경 명소로 입소문을 타면서 찾는 발걸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대동하늘공원이 자리한 동구 대동에는 한국전쟁 때 피란민이 모여 살던 달동네가 있다. 비탈진 마을의 좁은 골목을 따라 오래된 집이 성냥갑처럼 다닥다닥 붙어
겨울이 왔다. 추운 날씨를 무릅쓰고 여행할 만한 곳 없을까?온 가족이 즐거운 곳이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분께 추천하고 싶은 곳이 막국수의 고장 춘천이다.강원 춘천에서 태어난 김유정이 쓴 소설에도 막국수를 만들어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단편소설 〈산골 나그네〉에는 “금시로 날을 받아서 대례를 치렀다.한편에서는 국수를 누른다. 잔치 보러 온 아낙네들은 국수 그릇을 얼른 받아서 후룩후룩 들이마시며 색시 잘났다고 추었다”는 구절이 있다.〈솟〉에도 “저 건너 산 밑 국수집에는 아직도 마당의 불이 환하다. 아마 노름꾼들이 모여들어
눈길 닿는 곳마다 겹겹이 산주름으로 둘러싸인 충북 괴산은 예부터 깊은 계곡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이 아름다운 산수를 이룬다.화양동구곡과 선유동구곡 같은 손꼽히는 명승지도 자랑한다.여기에 산과 호수, 사람이 함께 어우러진 정겨운 옛길과 풍성한 역사유적,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호젓한 사찰도 자리하고 있어 요즘 같은 가을의 길목에 거닐어보기 더없이 좋다.조령산 서쪽 자락, 무려 20여 미터 높이에서 쏟아져 내린 시원스런 물줄기는 깊은 못을 이루다 널찍한 바위 아래로 유유히 흘러내린다.그 물소리가 마치 옥을 씻는 것과 같다고 하여 이름 붙
날카로운 기암절벽을 품고 기세등등하게 서 있는 달마산은 호남의 금강산이라 부를 정도로 아름다운 산이다.달마산의 남쪽 끝자락에는 달마산의 아름다움에 화룡점정한 듯한 아름다운 암자, 도솔암이 있다. 마치 허공에 떠 있는 듯 절벽 꼭대기에 세워진 모습이 신선이 머무는 무릉도원을 닮았다. 도솔암의 역사는 천년을 훨씬 거슬러 올라간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도솔암은 미황사를 창건한 의조화상이 수도했던 곳이자, 의상대사가 창건한 암자로 전한다.정유재란 때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승리 이후 왜구에 불타 폐사되었다고 한다. 이후 수백년 동안
10월이 시작되면 가을을 만끽하기에 최적의 장소인 ‘그곳’을 찾는다. 오직 1년 중 10월에만 빗장을 열어주는 비밀스런 가을 명소, 홍천 은행나무숲을 소개한다.이곳은 사실 관광지도 아니요, 공원도 아니요, 국가나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공간도 아니다. 순전히 한 개인이 가꿔놓은 정원일 따름이다.도시에서 살던 은행나무숲 주인은 아내가 만성 소화불량으로 오랫동안 고생하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삼봉약수가 효험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오대산 자락에 정착하게 됐다.남편은 아내의 쾌유를 바라며 넓은 땅에 은행나무 묘목을 하나둘 심기 시작했다. 그게
수수하고 깨끗한 방 한 칸에 미세먼지 제로의 하늘과 푸른 바다가 발끝으로 펼쳐진다.치열한 삶의 애환을 마을벽화로 만나는 야외미술관, 논골담길에서 일주일, 아니 한 달쯤 살고 싶은 ‘전망 좋은 방’을 찾았다.동해시 묵호동의 묵호(墨湖)는 바닷가에 물새가 유독 많이 모여들어 ‘새도 검고 바다도 검다’는 의미로 ‘먹 묵(墨)’자를 써서 붙여진 이름이다.묵호동 논골 벽화마을에 가면, 묵호는 골목 어귀 판잣집 사는 아이의 이름처럼 친근하다. 항구 뒤편 묵호동의 비탈진 언덕에 지어진 판잣집 사이의 골목은 질퍽한 흙길 때문에 논골마을이라 불렸다
아이와 캠핑하기, 밑줄 좌~악! 언젠가 적어둔 버킷리스트에 줄긋기를 할 시간이다.북한강이 코스모스와 구절초로 물드는 이 가을, 자연에서 나무와 이슬로 밥 지을 아이와 캠핑을 떠나보자.초보 캠퍼에게 안성맞춤 여행지, 바로 경기 가평군 자라섬 캠핑장이 목적지다.아이와 가평 자라섬 여행을 계획했다면 함께 들려볼 코스, 이화원이다. 사계절 살아있는 나비를 관찰할 수 있는 나비생태원. 아홉 개의 테마로 숲을 조성해 나인포레스트가 또 다른 이름이다. 자라섬 안에 있으며 캠핑안내소에서 우회전하면 바로 만날 수 있다.이화원에서 자동차로 3분 거리
양반 : 나는 사대부의 자손일세선비 : 아니 뭐라꼬, 사대부? 나는 팔대부의 자손일세양반 : 아니, 팔대부? 그래, 팔대부는 뭐로?선비 : 팔대부는 사대부의 갑절이지바보스러운 몸짓, 활짝 웃는 표정의 이매 탈은 등장하자말자 관객을 사로잡았다. ‘느그는 와 웃노 이누마야’ 구수한 사투리가 관객들에게 날아온다.모두 배꼽을 잡고 쓰러진다. 박수치며 웃다보니 답답했던 속이 후련해진다. 고려시대 하회마을에서 전해 내려오는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공연이다.옛사람들은 신명나는 춤판으로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받으려 했다. 소문만
지리산 칠선계곡은 설악산 천불동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계곡’으로 불린다.굳이 3대를 들먹이지 않아도 손꼽아 자랑할 만한 지리산의 비경이다. 일곱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고 붙은 이름 ‘칠선(七仙)’이 괜스럽지 않다.더구나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1년에 4개월(5~6월, 9~10월) 동안 월요일과 토요일에 탐방 예약·가이드제로 운영한다.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자연 휴식년제로 아예 출입을 막았다.다행히 2008년부터 국립공원 최초로 탐방 예약·가이드제를 시
지난해 4월 개통한 사천바다케이블카는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인 바다와 섬 그리고 산을 아우르는 케이블카다.해상 케이블카와 산악 케이블카를 반반 섞어놓은 모양새다. 전체 2430m 가운데 대방정류장에서 초양정류장을 잇는 해상 구간이 816m, 대방정류장에서 각산정류장을 잇는 산악 구간이 1614m다. 삼천포대교공원 앞 대방정류장에서 출발해 옥빛 바다를 건너 초양정류장까지 다녀온 케이블카는 대방정류장에 멈추지 않고 곧바로 전망대와 봉수대가 있는 각산(해발 408m) 정상에 오른다.사천바다케이블카는 빨간색 일반캐빈 30대와 파란색 크리스탈
매콤하면서도 단맛이 돌아 달아난 입맛을 되찾아주고 우리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고추장을 맛보러 전북 순창으로 떠난다.고추장은 종류만 해도 여러 가지로 찹쌀고추장, 보리고추장, 매실고추장 등이 있다. 여기에 각종 채소를 박아 깊은 맛을 들인 장아찌라는 반찬이 탄생했다.마늘장아찌, 매실장아찌, 고들빼기장아찌가 서민적이라면 더덕장아찌, 통굴비장아찌, 찢은굴비장아찌는 고급에 속했다.순창장류축제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며 순창 고추장 맛의 비결을 설명한다. 우선, 순창은 고추장 담는 시기가 타 지방과 다르다.대부분 음력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