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일찍 눈을 떠 뉴스 검색을 위해 습관처럼 스마트폰을 켠다. 눈을 빠르게 움직이던 중 한 기사의 제목에 눈길이 머문다. ‘문 정부 장관 절반 다주택자… 부동산 재산 3년간 77% 증가’. 최근 부동산 뉴스를 주도하는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연합회(경실련)가 내놓은 자료를 토대로 했다.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전·현직 장관 가운데 올해 재산을 신고한 이들 중 절반이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들의 1인당 평균 부동산 재산은 임기 초인 2018년에 비해 올해 77% 넘게 증가
최근 한달여 부동산시장은 격변기를 보내고 있다.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폐지, 행정수도 이전,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이 최근 부동산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키워드다. 이 이슈들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진 이후 일순간 여론의 중심에 똬리를 틀었다.등록임대사업자 제도 폐지는 정부의 ‘7·10 부동산대책’을 통해서 이뤄졌다. 다주택자들이 임대기간(4~8년) 시세차익을 누리고도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점을 명분으로 삼았다. 그러나 다주택자들은 “정부 대책에 따라 사업자 등록을 했
민간 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주택 소유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심란하다. 정부가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민특법)에 따라 3월2일부터 6월 말까지 과태료 면제를 당근으로 임대사업자의 표준임대차계약서 자진신고를 유도하고 있다. 엄밀하게 감면 대상은 ‘임차인 권리 침해가 없는 표준임대차계약 양식 미사용’이다. 이달 말까지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해야 해 임대인들은 부랴부랴 집구석 어딘가에 숨어 있는 계약서를 찾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미신고자야 계약서를 찾아 신고하면 그만이지만 문제는 임대료 증액 과정에서 기존 임대료보다 5%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가 본격 운영에 들어가면 부동산 시장은 GTX 역세권 위주로 빠르게 재편될 겁니다”최근 사석에서 만난 철도업계 관계자는 GTX가 바꿀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이렇게 전망했다. 평생을 철도업계에 몸담아 철도와 지하철이 변모시킨 교통망의 변화와 부동산 시장 재편을 몸소 체험한 이의 솔직한 말이라 예사롭지 않게 들렸다.GTX는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의 주요 거점을 연결한다. 지하 40∼50m의 공간을 활용, 노선을 직선화해 최고 시속 180㎞로 주행한다. GTX는 A(경기 파주 운정∼화성 동탄역), B(인천
올해 1월30일 독일 수도인 베를린의 의회는 향후 5년간 주택 임대료 인상을 금지하는 ‘임대료 동결법’을 통과시켰다. 이미 올리기로 합의했더라도 2014년 이후 지어진 집이라면 작년 6월 정해진 임대료를 5년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는 코로나19로 소득이 줄어든 사람들이 집 월세를 못 내겠다고 집단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를 잃고 수입이 끊겨 당장 가진 돈이 없다”고 항변했다.두 사례를 보면서 몇 가지를 깨달았다. 우선 대한민국 사회는 주택이든 상가든 임대료에 관한 한 임대인 우위 시장인
사회 각 분야가 일명 ‘코로나 블루’로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염병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다 보니 생긴 어쩔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다.그중 코로나19발(發) 부동산 대세 하락은 전조 현상부터 이미 묵직한 충격으로 시장을 강타하는 듯하다. 우선, 기세등등하던 서울 강남 부동산시장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호가가 수억원이 떨어진 매물이 등장한 것은 기본이고, 실제 거래도 심심찮게 이뤄지고 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 84㎡
한때 강남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집값 10억원’이 어느 순간 마포·용산·성동(마용성)으로 슬그머니 옮겨가더니 최근에는 부지불식 간에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지난달 하순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10억원에 실거래됐다. 이 면적 아파트가 동탄신도시에서 10억원대를 찍은 첫 사례다. 마용성의 질주를 질시하듯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의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서울의 서쪽인 인천 서구 청라센트럴에일린의뜰 전용면적 95㎡는 최근 8억 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중순 거래액 6억원와 비교하면 석 달 새 3
지인이 추천한 흥미로운 책에 빠져 있다. 제목은 ‘강남의 탄생’(한종수 강희용 공저). 박원순 서울시장이 “우리가 잘 몰랐던 강남의 역사가 살아있다”는 추천사도 친히 썼다.서울 강남은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살고 싶어하는 곳이다. 부와 명예, 문화의 향유 등 거주 여건이 월등하고 인간으로서 누리고 싶은 욕망의 충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이 책은 그런 강남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학구적이면서도 통사적 관점에서 담담하게 기술하고 있다. 책을 추천한 이는 1980년대 초반 강남 형성 태동기 때 강원도에서 이사를 온 후 강남에서 계속 살고 있다
오십 가까이 살면서 요즘처럼 자영업 종사자들의 삶이 피폐한 적이 있었나 싶다. 특히 하반기 서울 곳곳에서 목격한 디스토피아적 우울한 이미지들이 뇌리를 강렬하게 박혀 있다.올해 5월이다. 서울 중구 대한문 인근에서 식사를 하고 건물 지하 맥주집에 들렀다. 만석이었다. 그 분위기에 취해 흥겹게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생생하다. 10월 말 같은 시간대 같은 요일에 가게를 찾았다. 손님은 우리 일행이 전부였다. 아르바이트생만 할 일이 없어 따분한지 소일하고 있었다. 자영업 경기가 이런 상황이니 상가 공실이 느는 건 당연지사다. 굳이 통계를
지난해 ‘9·13 대책’을 내놓았던 정부가 강남 집값이 스멀스멀 오를 기미를 보이자 또 다시 가공할 만한 대책을 내놓았다. 2014년 말 폐지된 분양가 상한제가 다시 규제 카드로 등장했다.분양가 상한제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공공택지에 도입된 후, 2007년 민간택지로도 확대됐지만 까다로운 적용 기준 때문에 유명무실하게 운영됐다. 감정가에 맞춘 토지비에 국토부 기준에 따른 기본형 건축비를 더해 분양가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분양가가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산정한 가격보다 20~30% 낮아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일요일이었던 지난달 31일. 여느 때면 주중 피곤에 절은 몸에 휴식을 선물하기 위해 낮잠을 청하는 시간이었다. 볼 만한 프로그램이 있나 TV 채널을 돌리던 중, 한 채널의 프로그램 제목이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KBS1의 ‘차이나쇼크 빈집 6500만 채의 비밀’ 재방송이었다.시청을 시작했던 부분은 베이징·상하이 같은 수도급 대도시가 아닌 중국의 2·3선 도시의 부동산 거래 침체 양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철석 같이 믿는 중국인들의 대조된 모습이었다. 곧이어 카메라는 차이나머니로 부동산 가격
주택에 이어 토지까지 공시지가가 대폭 상승하면서 속상한 사람들이 더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정부는 이달 중순 올해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에 대한 공시지가를 11년 만에 최대 폭인 9.42%로 올렸다. 그러자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방자치단체에서 불만을 제기한 건수가 지난해(3386건)보다 3배 넘게 증가한 1만1482건이나 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다. ‘공시지가가 너무 높게 측정됐다’며 하향을 요구한 사례가 1만1016건으로 전체의 95.6%를 차지했다.표준지 공시지가는 전국 약 3309만 필지의
연일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맹습하면서 미세먼지를 재난 수준으로 격상하는 논의가 정부와 국회에서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 미세먼지 재난을 겪는 올 겨울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한파이거나 미세먼지이거나’이다. 추울 때는 사정없이 춥다가 추위가 물러가면 미세먼지가 맹습을 한다는 의미다. 오죽하면 ‘삼한사미’(三寒四微·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을까.인생 최악의 겨울을 버텨내는 상황에서 ‘삼한사미 저리 가라’는 또 하나의 깊은 고민에 괴롭다. 현재 거주하는 집을 팔고 서울로 진입할 것인가 여부다.대략의 상황은 이렇다
지난 일요일 온 가족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나들이에 나섰다. 항상 바쁘고, 불시에 바쁘고, 사람들 만나느라 바쁜 직업을 가진 숙명을 만회하기 위해 주말이라도 가족과 함께 오롯이 하고 싶었다.해가 져 어둑해진 오후 6시쯤 삼청동에 도착했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쇼핑도 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며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왠지 예전처럼 삼청동 특유의 활기참과 북적임, 그 속에서 누리는 해방감과 자유로움을 누린다는 감이 오지 않았다.느낌이 이전과 판이하게 달라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니 너무나도 침체한 삼청동 상권이 원인이
미친듯이 뛴 부동산 가격으로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2005~2007년 부동산 거품 최정점기 때는 부산에 살고 있어 당시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무주택자들의 엄청난 박탈감과 허무감을 솔직히 공감하지 못했었다. 주변에서는 희비가 엇갈리는 사례들이 넘쳐난다. 서울 강서구에 2년 반 전 집을 산 친구. 집값의 60%인 3억원을 대출받아 아파트를 구입해 초창기에는 월 100만원이 넘는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며 힘들어했다. 최근 만난 친구의 아파트값은 1년6개월 만에 호가로 3억원이 올라 8억원이라고 한다. 싱글벙글하는 친구와 달리 회사
지난 주 서울의 한 커피숍. 지인을 만나던 중 옆 테이블서 나누던 부동산 이야기가 귀에 쏙 들어왔다. 내용은 대략 “(서울) 마곡 집값이 엄청 올랐고 계속 오르고 있다. 마곡이 그 정도니 강남은 오죽하지. 집값이 이렇게 계속 오르는데 사람들이 시세 차익을 노리고 (서울에) 투자를 안 하면 바보지” 이런 것이었다.그 얘기를 들은 시점은 정부 스스로 ‘최강’ 대책이라고 자평했던 8·2 부동산대책 시행 1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 규제 등 강력한 규제를 총동원한 8·2대책은 강남과 서
일명 ‘종부세’라고 불리는 종합부동산세. 참여정부 시절 종부세 납부를 경험했던 서울 강남구 주민들은 종부세에 대한 트라우마가 아직도 생생하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 살던 절친의 누이. 소탈하고 인간적인 매력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될 때는 본인의 일인 것처럼 기뻐했다. 기쁨도 잠시. 부동산 거품 해소 목적의 종부세가 2005년 도입되면서 연말까지 수천만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했다. 수천만원의 유동현금이 없었던 이분은 세금 일부를 급전으로 빌려 충당했다. 이후 이분은 본인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 사는 친구는 요즘 머리가 복잡하다 못해 지끈거릴 정도다. 다음 달 하순 지금 사는 집의 전세 만기가 도래하는데 전세를 연장할지, 집을 사야 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아서다. 2년 전 4억5000만원에 팔렸던 염창동의 역세권 32평 아파트는 지금 급매가 6억5000만원에 나온다. 2년 새 2억원 이상 급등한 것이다. 자금의 여유가 넉넉하지 않은 친구. 집값만 안정적이면 무리하게 대출을 끼지 않고 현재 전세금에 수천만원을 더 보태 2년간 편안한 마음으로 지금 집에서 지낼 수 있다. 하지만 집값이 더 올라 또다시 속상
‘30분짜리 깔끔한 한 편의 컬러 무성영화’. 지난달 27일 판문점 우리 측 구역인 평화의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 중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도보다리 회담에 대한 한국일보 논설고문의 감상평이다. ‘깔끔한’이라는 담백한 형용사 외에는 수식어가 없지만 저 간결한 문장에 남북정상회담의 감동과 여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국일보 외 일부 언론사도 정상회담을 무성영화에 비유했다. 간간이 들리는 청아한 새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두 정상이 도보다리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영화적 감동을 뛰어넘을 만큼 인
중국에서 편서풍을 타고 날아 온 고농도 미세먼지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하다. 출퇴근길을 오가는 시민들 중 미세먼지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지난주 맞닥뜨린 최악의 미세먼지는 중국보다 농도가 더 높아 필자처럼 미세먼지에 둔감한 사람까지도 마스크를 착용할 정도로 일반 시민들의 경각심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언론은 연령대별로 미세먼지 흡입량을 최소화할 마스크 종류와 착용법 등 관련 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언론의 적극적인 반응만큼이나 시민들의 걱정도 크다. 계속 한국에 살아도 되는 건지는 애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