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또 한번의 부동산대책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물론 이번에도 ‘주택시장안정’을 위해서다. 내용을 보니 핵심은 종합부동산세를 공시지가 상위 2%에만 부과하는 것과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는 방안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부동산세금을 경감하겠다는 얘기다.벌써 몇번째 대책인가. 20번이 넘고 나서부터는 몇번째 대책인지 세어지지도 않는다. 이번 대책은 기존 대책과 기조도 다르다. 그간 대책들이 부동산세금 강화에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에는 부동산세금 완화다. 세금을 줄이면 집값이 잡힌다는 뜻일까? 도대체 시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경제학의 기본원리라고 볼 때 경제학은 하나일 수 없다. ‘한정된 자원’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임금은 직원에게는 수입이지만 사장에게는 지출이 된다. 따라서 직원은 임금을 최대한 받으려 하고 사장은 최소한으로 주려고 한다. 임금을 더 달라는 직원이 틀린 것도, 더 적게 줄려고 하는 사장이 틀린 것도 아니다.보유세를 보는 시각도 이와 닮았다. 집 가진 사람, 전월세 사는 사람, 집이 있더라도 고가의 주택에 사는 사람, 저가의 주택에 사는 사람, 1주택자, 다주택자 등 각기 관점이 다를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도 부동산이 중심에 섰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모두 30만호 이상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했다. 한강변 35층 고도제한도 풀겠다고 했다. 다른 게 있다면 박 후보는 공공성을 강조하고 제한적 규제완화를 내세우는 반면, 오 후보는 신속하고 대폭적으로 규제를 푼 뒤 민간 주도로 개발하겠다는 정도다. 덧붙여 오 후보는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감면카드도 꺼냈다.공약만 본다면 이번 재보궐 선거는 2007년 대선의 판박이다. 뉴타운 개발과 종부세 완화를 앞세
한 의사가 최근 겪은 일이다. 고혈압, 당뇨가 심해 약을 먹어도 잘 조절이 안되던 암환우가 있었다. 암환우는 암 치료가 시작된 후 설사, 변비가 심해지고 입맛도 사라져 식사를 잘 못해 100㎏이던 체중이 40㎏까지 줄었다고. 그랬더니 고혈압, 당뇨가 싹 없어졌더란다. 그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강제로 당한 식이조절 덕에 암환우의 만성질환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체중조절과 생활습관이 질병치료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부동산이 여전히 뜨겁다. KB국민은행 자료를 보면 1월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는 10억6000만원에 달한다.
경기도 파주 교하에 있는 한 중소형 아파트는 지난달 3억4500만원에 실거래됐다. 그런데 부동산 포털사이트에는 4억5000만원에 팔겠다는 매물이 나와 있다. 호가가 1억원 정도 높다. 물론 매매가격은 같은 아파트라도 동이나 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촘촘히 살펴봤다. 같은 동, 같은 층수, 같은 크기의 다른 아파트는 3억6000만원에 나와 있다. 그러니까 사실상 같은 물건인데도 호가가 90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는 얘기다. 3억~4억원대의 집값을 감안한다면 호가 격차는 꽤 크다.이 아파트뿐만 아니다. 서울 송파구의 초소형
2005년 8·31 대책이 발표된 날 저녁, 핵심역할을 했던 고위관료랑 자리를 함께할 기회가 있었다. 귀갓길 방향이 같아서 택시를 같이 탔는데 술이 불콰하게 취한 그가 돌연 내 손을 꼭 잡으면서 말했다.“박형, 내가 사무관 때부터 꼭 하고 싶었던 것이 뭔 줄 알아요? 보유세 인상이예요. 실효세율 1%. 왜 1%냐고? 주요 선진국이 그래. 사실 우리는 보유세가 너무 낮아서 부동산이 계속 투기 대상이 돼. 그런데 역대 정권은 보유세만큼은 손을 못댔어요. 내 집 갖는 게 한국인의 로망이거든. 그거 손대면 정권이 날라가. 하지만 누군가는
퇴근길 서울 도심을 걷는데 문 닫은 가계가 한둘이 아니다. 한두어 달 전만 해도 버젓이 영업했던 카페며 옷가게의 불이 꺼져 있다. 언제나 복작댈 것 같던 을지로도, 청년들로 넘쳐났던 강남역도 활기가 없다. 오후 8시. 식당은 휑뎅그렁하고 지하철은 텅빈다. 이러한 풍광은 지표로 잡힌다. 지난 2분기 우리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올 연말에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제성적표를 받아들 것이 확실해 보인다.그런데 이상하다. 이런 상황에 집값은 몇 달 새 몇억이 올랐다. 30대들이 ‘영끌’을 해서 집을 산단다. 주
2000년대 이후 한국 부동산은 대개 글로벌 부동산 시장과 연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준금리를 내리면 한국은행도 내려야 했다. 글로벌 유동성 장세는 손쉽게 국내 유동성 장세로 이어졌다. 2000년대 초중반도 그랬고, 2010년대 중후반도 그랬다.이랬던 흐름이 코로나19가 닥친 올해는 완전히 깨졌다. 미국의 부동산은 버티는 것도 힘든데, 한국의 부동산은 펄펄 끓는다. 서울은 좀 심하다. 1년 전 7억원이면 살 수 있던 집이 지금은 10억원을 줘도 못 사는 집이 적지 않다. 이러니 서울 아파트가 미국 맨해튼 아
2020년 6월의 미국은 혼란 그 자체다. 코로나 확진자는 21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11만명이 넘어섰다. 감염자수로도, 사망자수로도 단연 세계 1위다. 오랜 자택대기령으로 실업률은 13%까지 올랐다. 흑인 인종차별문제까지 불거졌다.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흑인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과거에 비해 상당히 평화적으로 진행됐다지만 여전히 일부지역은 폭력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더 이상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방위비 분담협상이 지지부진하자 독일에서 미군 일부를 철수하겠다
코로나19로 폭락하던 주가를 막은 것은 놀랍게도 개미군단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무섭게 팔아제낄 때 개인들이 엄청난 쌈짓돈을 싸들고 증시로 뛰어들었다. 주가가 최저점을 찍었던 3월19일부터 5월8일까지 외국인은 10조472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0조4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판 것을 족족 다 받아냈다는 얘기다. 1457까지 떨어졌던 코스피는 1900을 훌쩍 뛰어넘었다.한국 주식시장은 외국인들의 놀이터라 불린다. 주식매매와 환전에 규제가 거의 없어 손쉽게 주식을 사고판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들이 일순간 빠져나가면 주가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대처는 잘한 것일까 못한 것일까. 총선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가, 미국에서 접하는 국내 뉴스에는 이 논쟁이 뜨거워 보인다. 개인마다 평가는 다를 수 있다. 사망자는 100명이 넘어섰고 확진자도 1만여명에 달하는데 뭘 잘했다고 하느냐고 하는 말도 맞고 미국, 독일 등 서구가 속절없이 뚫리는 것을 보며 그래도 선방했다고 말하는 것도 틀리지 않다. 개인의 기대치와 정치적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제3자들의 시각은 어떨까. 연수 중이라 외신을 많이 접하는 나로서는 국내에서 이런 논쟁이
20세기들어 의학과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상하수도가 설치되면서 위생상태가 대폭 개선됐다. 그래서 무자비한 역병의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새 밀레니엄이 시작되자마자 역병부터 몰려왔다. 2002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창궐했다. 이어 2009년 신종플루가 닥쳤다. 2014년 에볼라,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공포를 몰고왔다. 그리고 지금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한때 3일 연속 국내에서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소강상태에
“고향가는 것 포기했어. 가족들이랑 그냥 집에 있어. 상황이 만만찮을 것 같아”중국의 카카오톡인 ‘위챗’에서 느껴지는 그의 목소리는 침울했다. 한 달 전만해도 자신감에 충만한 ‘중화민족’이었던 그였다. 상하이에 사는 중국인 친구 ㄱ씨 얘기다.중국의 부상은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이미 G2로 부상한 중국은 성큼성큼 앞으로 나가는 듯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건 무역전쟁도 대세를 뒤바꾸지는 못할 것 같았다. 그런 중국의 발목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붙잡을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물론 경제수도인 상하이도
“즐겨라!” 미국 뉴욕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자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고용, 소득, 성장률 등 지표로 보면 세계경기 침체 속에서도 미국 경제는 나홀로 호황이다. 미국인들은 정말 역대 최고의 활황을 누리고 있는 것일까.미국 언론을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미국 LA카운티에서는 전년대비 홈리스가 12% 늘었고, 이웃에 위치한 오렌지카운티는 43%나 증가했다. 폭스뉴스는 이를 ‘홈리스 위기’라고 표현했다. 미국 홈리스 5명 중 1명이 캘리포니아에 산다. 노숙인들이 길거리에 하도 배변을
‘강남 평당 1억원 시대 현실화’, ‘국민평형 전용 84㎡도 1억원 넘어섰다’, ‘강남 3.3㎡당 1억원, 강북 3.3㎡ 5000만원 시대 도래’, ‘반포 평당 1억원 거품 아니다’, ‘평당 1억원 코앞에 성큼’포털사이트에 ‘평당 1억’을 쳐보면 관련 기사들이 우수수 쏟아진다. 제목만 보자면 누구나 평당 1억원인 집에 사는 시대가 된 것 같다. 평당 1억원 기사에 불을 지핀 것은 서울 서초구 반포에 위치한 아크로리버파크였다. 전용 59㎡(24평형) 12층이 3.3㎡당 9992만원에 실거래(23억9800만원) 되면서 평당 1억원이 입
미국 미주리주로 연수 온 지 석 달 만에 ‘대궐’ 같은 집을 방문했다. 언덕배기에 자리잡은 이 집은 정문에서 보면 단층이지만 뒤로 돌아가서 보면 2층이었다. 주방과 거실이 따로 분리돼 있고 방도 여러 개라고 했다. 지하에 마련된 서재는 훤하게 트여서 ‘운동장’ 같다는 표현이 틀리지 않을 정도였다. 실건평은 100평이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꿈꾸기도 어려운 이 집의 가격은 얼마일까, 답을 듣고는 깜짝 놀랬다. 35만 달러라고 했기 때문이다. 원화로 4억2000만원쯤 된다. 미국의 주택가격을 하나로 말하기는 힘들다. 원체 넓은 나라인데다
지난 8월부터 미국 중서부 미주리주 콜럼비아에 위치한 미주리대에서 연수 중이다. 낯선 곳에 터잡으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건축물이었다. 400 ~500년된 유럽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곳에는 100~200년된 건축물이 풍성했다.미시시피강과 미주리강을 끼고 있는 미주리주는 18세기 개척시대 서부로 가는 길목이어서 상대적으로 역사적·문학적·정치적 유산이 많다고 한다. 마크 트웨인은 이곳에서 ‘톰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핀’을 썼다. 인접한 캔자스 주는 프랭크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의 무대다. 미국독립선언문을 작성한 3대 대통
몇 해 전 이야기다. 중소·중견기업 두어군데를 다니다 그만두고 온라인쇼핑몰에서 자기사업을 하는 ㄱ씨의 아내를 만났다. 남편이 재직했던 회사는 이름을 대면 알만한 강소기업들. 그런데 왜 사표를 냈는지 물어봤다. 답은 간명했다. “더는 다닐 수 없을 만큼 역겨웠다”고.그의 남편이 다녔던 두 회사는 공통점이 있었다. 오너가 왕과 같은 회사였다고 한다. 회식 때 오너를 둘러싼 가신들이 벌이는 충성경쟁은 남편의 상식선을 넘었다고 했다. 연말 송년회 때는 남녀 직원들이 ‘회장님 만수무강하시라’는 내용의 공연을 오너 면전에서 스스럼없이 하는데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제) 보복이 좀 잦아드나 싶더니 이번엔 일본이 한국에 대한 무역제재에 나서고 있다. 일제 강제징용에 대해 전범기업들이 손해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불씨가 됐다. 수출로 먹고 살아온 일본이 특정국가에 선제 무역제재를 가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란제재와 같이 정치·군사적인 이슈로 국제제재에 동참한 적은 있어도 현안해결을 위해 자발적으로 경제적 제재 카드를 꺼내든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일본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 3개 핵심소재에 이어 다른 품목에 대해서도 수출규제에 나설 참이다. 8월1일부터 한국
가업상속공제라는 게 있다. 기업오너의 배우자와 자녀 등이 해당기업을 가업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상속가액 최대 500억원까지는 세금을 면제해 주는 제도다. 대상은 상속 직전 3개 연도 연평균 매출액이 3000억원 미만인 중소·중견기업이다. 피상속인(상속해주는 사람)은 해당기업을 10년 이상 경영해야 한다.다만 조건이 있다. 상속인(상속받은 사람)은 해당기업을 10년 이상 경영해야 한다. 또 기업용 자산을 80% 이상 유지해야 하고, 매년 평균 정규직 노동자 수를 기준고용인원의 80% 이상 유지해야 한다. 가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세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