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감하면서 들려오는 내년도 전망들은 하나같이 밝지가 않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경제전망(2019.11)’에서 올해 건설투자 성장률을 -4.3%로 전망했다. 이는 올 하반기 건설투자가 예상보다 부진한데 따른 것으로 한은의 당초 전망치(-1.3%)보다 무려 3%포인트(p), 지난 7월 전망치인 -3.3%보다도 1%p 더 떨어진 수치이다. 문제는 건설투자의 이런 마이너스 성장이 내년은 물론 2021년까지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이 전망대로라면 2018년 이후 4년 연속 ‘거꾸로 성장’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얘기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고시 제정에도 불구하고 건설현장의 부당특약 사례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것은 원도급사들이 공정위의 경고를 만만하게 보기 때문이란 것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공정위는 지난 6월 ‘부당특약고시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도 부당특약이 줄지 않자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지난 10월 현장의 실질적 애로사항 해소를 거듭 건의했다. 이에 공정위는 새로운 유형의 건설하도급 부당특약사례를 담은 부당특약 심사지침 개정안에 이를 반영, 올해 안에 개정·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한건설협회 등 원도급자 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당장 내년부터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시행되는 주52시간 근무제에 대해 정부가 최장 1년여의 계도기간을 줄 계획이어서 관련 업체들이 일단 한숨은 돌리게 됐다. 또한 천재지변·재난 같은 특별한 사유에 한하던 특별연장근로를 경영상 사유로도 허용키로 해 급한 불은 끄는 모양새다.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8일 이런 내용의 주52시간 근로제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 노사정 합의로 국회에 넘어간 탄력적 근로시간제(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3개월서 6개월로) 법안이 계속 표류되자 나온 대책이다. 특별연장
전문건설업체 10곳 중 8곳이 부당한 갑질 피해를 당하고도 이를 입증할 자료가 없다는 조사결과에 안타까움과 난감함이 교차한다. 본지가 창간 33주년(11월24일)을 맞아 한국공정거래평가원과 함께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110개 업체가 설문에 응해 이같이 답했다.조사에서는 42개 업체(40%)가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들 업체는 전문적 검토 없이 주먹구구식 계약을 하거나 부당한 구두약속 및 대금감액 등 원사업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갑질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사업자에게 서류계약을 하자고 하면 “우리를 못 믿는 것이냐”라
대한전문건설신문이 오는 24일로 창간 33주년을 맞는다. 1985년 10월 대한전문건설협회가 발족하고 이듬해 곧바로 신문을 발행했다. 명실상부 법정단체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회원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신문만한 도구가 없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협회와 함께 꾸준히 성장해 어느덧 33세 장년이 됐다.‘33’이라는 숫자가 주는 함의가 많다. 우선 인간이 태어날 때 척추 수가 33개이다. 불교에서는 천상에 33개의 하늘이 있어 이 숫자는 천상계를 완성하는 숫자라고 한다. 해가 바뀌는 재야의 종 역시 33회 치고, 독립선언서 민족대표도 33
전문건설업체 10곳 중 8곳이 ‘스마트건설 도입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는 한 건설 관련 연구원의 최근 조사결과를 보면 좀 당황스럽다. 4차산업혁명이니 스마트기술이니 하는 용어가 나온 지가 언제인데 건설분야만 아직도 구시대적 사고의 틀에서 안주하고 있다는 말인가.조사에 따르면 ‘향후 5년 내 스마트 건설기술을 도입할 계획이 있다’는 설문에 200여개 건설사 중 40%가, 전문건설업체의 경우는 단 20%만이 동의했다. 그 20%도 드론이나 3D프린팅, 빌딩정보모델링(BIM), 모듈화 등을 도입하겠다는 곳이 12~13%밖에 안됐고, 가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예정에도 없던 경제장관회의를 소집해 ‘건설투자 확대’를 강조한 것은 좀 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무엇보다 민간활력을 높여야 경제가 힘을 낼 수 있고 민간활력을 높이는 데는 건설투자의 역할도 크다”면서 이같이 주문했다.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 22일 국회에서 가진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도 생활SOC 투자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특히 ‘공정’이란 단어를 27차례나 언급했다. 하도급 전문건설업체들에게 갑질과 부당특약을 일삼는 일부 원도
미증유의 마이너스 물가가 두 달 연속 이어지면서 장기불황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건설업계 역시 그 여파로 인해 직격탄을 맞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9월 소비자물가가 작년 같은 달보다 0.4% 하락했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전월인 8월 물가상승률이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0’ 아래로 떨어져 -0.04%를 기록한데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이다. 수치로만 보면 일본식 장기불황 내지 디플레이션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만하다.정부는 즉각 ‘일시적 현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즉,
정부가 생활SOC 복합화사업 289개를 선정해 내년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한다. 17개 시·도와 172개 시·군·구로부터 신청을 받아 선정한 결과이다. 내년에 3417억원 등 3년간 국고 8504억원이 지원된다. 전국에 복지·문화·생활편의 시설이 늘어나는 바람직한 일이다. 건설업계로서는 ‘건설 SOC는 찬밥 신세’라는 말이 공공연하던 차에 나오는 SOC 얘기라 아무튼 반길 일이다. 하지만 범위도, 예산규모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회기반시설로서의 SOC가 아니어서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생활SOC’라는 용어 자체가 아직도 좀
적정 공사비와 적정 공기(工期)를 위해 정부 각 부처가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니 우선 반가운 일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공공건설공사의 공사기간 산정기준’을 훈령으로 마련한데 이어 적정 공기를 보장하는 공기산정기준을 법제화하기 위한 TF를 가동하고 있다. 국토부는 또 지난 8월 ‘건설산업 활력제고방안’을 통해 적정 공사비와 적정 공기 보장을 위한 26개 규제 개선 과제를 추진키로 한 바 있다. 이는 앞서 김현미 국토부장관 및 공공발주기관 사장과 대한전문건설협회(회장 김영윤) 등 건설 관련 단체장들이 함께 다짐한 ‘건설산업 상
건설 하도급업계의 해묵은 애로 해소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움직임을 보여 하도급업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진작 추진했어야 할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면제제도 축소’ 입법예고와 눈가리고 아웅식이던 ‘하도급 서면실태조사’ 개선 방침이 그것이다.이러한 조치들은 마침 지난 10일 문재인정부 2기 공정위원장인 조성욱 위원장 취임에 즈음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기대감을 부풀게 하고 있다.신용등급이 좋다는 이유(회사채 A0, 기업어음 A2+ 이상)로 하도대 지급보증을 면제해주는 제도는 그 자체로 상도의에 어긋나는 일로, 애초 왜
상습 하도급 갑질을 막기 위한 그물망이 더 촘촘해지고 있다.기획재정부는 입찰참가자격 제한에 대한 요건을 합리화하는 방안을 담은 ‘국가계약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다. 6일 차관회의, 10일 국무회의를 거친 시행령은 지난 17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이에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일 ‘2019년 하도급거래 상습 법위반 사업자’를 확정해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상습 하도급 갑질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밝혔다. 또한 공정위는 지난 7월에는 하도급업체의 계약상 책임을 가중하는 경우를 부당특약으로 분류키로 하는 내용을 담은 ‘부당특
행정안전부가 발의해 국회에 계류중인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시대를 역행하는 규제 만능적 발상이다. 이 법안은 지난달 29일 국회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심의예정이었으나 소위 자체가 무산돼 불씨를 남겨놓고 있다. 정책 수요자 대다수가 반대하는 법안에 인력과 예산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입법 및 행정효율을 위해서라도 이참에 이 법안은 접는 것이 좋다. 법안 발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가 됐으니 별도의 개선조치들을 시행해 나가면 될 일이다.‘행정사무 위탁’이란 모든 국가사무를 정부부처나 기관이 도맡아 처리할 수 없기
건설현장 사망사고의 근본적 대책은 무엇일까. 온갖 시책과 대국민 캠페인, 법령 강화에도 불구하고 건설현장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자 정부가 고강도 안전점검에 나섰다.정부는 지난달 19일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관련부처와 기관 합동 불시 안전점검을 오는 10월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9~10월은 특히 건설공사 작업공정에 속도가 붙는 시기이다. 대상은 지난해 114명(23.5%)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120억원 이상 대규모 건설현장이며, 이보다 작은 3만여개 중소규모 건설현장은 고용노동부가 수시 점검과 순찰을 한다.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
건설 산업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자는 정부 대책들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실행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제때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구두선(口頭禪) 내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지난 14일 정부가 제21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통해 발표한 ‘건설산업 활력제고 방안’은 그동안 제기돼온 건설업계 현안들을 대부분 망라하고 있다. 먼저 건설현장의 애로 해소를 위해 26건의 규제를 개선한다는 내용이다. 예컨대 공사 도급계약변경시 공사대장을 일일이 발주자에게 통보해야 했지만, 도급금액 1억원 미만이나 하도급
본말전도(本末顚倒)라는 말이 있다. 일의 본질적인 면이나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뜻이다. 이 말이 정부의 적정임금제 시범사업에도 적용돼야 할 것 같다. 적정임금제 시범사업에 앞서 적정공사비 시범사업부터 하는 편이 좋겠다는 얘기다.적정임금제는 공사계약에 시중노임단가 이상의 임금을 지급토록 하자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017년 ‘건설산업 일자리 개선대책’ 중 하나로 적정임금제 시범사업을 제시했다. 이에 국토부 산하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부터,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올 7월부터 시범사업을 해오고 있다. 지자체 중에서는 서울시를
부실시공 근절을 위해 도입한 벌점제도가 부실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나 개선책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합동 부패예방 감시단이 주요 공공기관의 지난 3년간(2015년 1월~2018년 8월) 부실시공 벌점 부과 및 심의자료 986건을 점검한 결과 총 156건의 부적정 사례를 적발했다는 최근의 발표가 이를 말해준다. 자료에 의하면 벌점을 아예 부과하지 않거나(78건), 부과하더라도 기준보다 낮은 점수를 주는(77건) 식이다. 벌점을 부과하고도 관리기관에 통보조차 해주지 않은 사안도 1건 적발됐다. 각각 개별법에 근거를 둔 전기·통신 분야의
지난달부터 타워크레인 월례비 지급 중단을 선언했던 철근콘크리트연합회가 최근 회원사로부터 이 약속을 어길 경우 위약금을 물겠다는 이행각서까지 받았다고 한다. 월례비 지급중단은 물론 초과근무수당(OT)이나 조출수당 등도 철콘업계가 정해놓은 금액보다 더 주면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건설현장의 오랜 악습인 타워크레인 기사에 대한 월례비 관행을 이참에 뿌리뽑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타워크레인은 아파트·빌딩 등 고층 건축물의 골조를 올리는 일을 하는 필수 핵심장비이다. 특수 기술이 필요한 만큼 조종사들은 그에 합당한 급여를 받는다. 월
건설 정상화를 위한 발걸음들이 분주하다. 정부와 국회 여기저기서 건설에 귀를 기울여주고 있다. 건설과잉투자니 토건족이니 하면서 건설 SOC를 폄훼하는 일부 그릇된 인식과는 상반된 것이어서 일단 힘이 난다.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여당 의원들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건설협회 등 건설산업 주체들이 한데 모여 ‘공공건설 상생협력 선언식’을 열었다. 같은 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전건협과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등 소속 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앞서
건설투자를 확대해야 할 시점에 정부 예산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 경제가 점점 중병에 빠지고 있고 여기서 벗어나려면 SOC(사회기반시설) 투자를 어느 선까지는 늘려야 한다는 진단은 수도 없이 나왔다. 생문(生門)이 보이는데도 계속 사문(死門)으로 가려는 형국이다. 내년도 건설부분 SOC예산정책이 그러하다.지난달 정부 각 부처가 요구한 분야별 내년 예산안을 보면 총 예산안은 올해보다 6.2% 증가한 약 500조원이다. 하지만 SOC분야는 올해보다 8.6% 감소한 18조1000억원으로 되레 감소했다. 올해 S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