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앞에 놓인 경제여건이 올해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11월 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했지만 최근 2.6%로 하향조정했다. 조선, 자동차 등 우리의 주력 산업들의 상황도 좋은 편은 아니다.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하기도 했다.저성장 기조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대기업 중심의 전속적 하도급 거래구조와 그 거래에 존재하는 불공정관행이 이러한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기업 수의 99%, 종사자의 88
“물신의 상업적 공간 증대에 맞서 해독제가 돼야 할 공적 공간에 ‘관계자 출입금지’, 불명 시설 등 음습한 권력의 기운이 풍긴다 공적 공간이 거꾸로 가고 있다”어포던스(affordance). 디자인 분야나 공학계열에서 즐겨 사용하는 용어다. 최신 용어인 탓에 사전에는 등재돼 있지 않다. ‘행동 유도’ 정도로 우리말 번역이 가능하다. 디자인에서 단박에 그 예를 찾을 수 있다. 디자인은 그 실천을 통해 행동을 유도하고자 한다. 통행로 바닥에 그려진 화살표가 갖는 위력을 생각하면 된다. 화장실 문에 그려진 그림 하나가 이용자의 행동을 유
“정부의 해외건설 활력방안 중 중소·중견건설사를 위한 컨설팅 지원이 눈에 띈다 이는 사업기획서 금융·시공까지 토털서비스 컨설팅이어야 한다”지난 2월 정부는 투자, 고용 등 어려운 국내 경제여건에 따른 경제 활력 회복 차원에서 ‘해외수주 활력 제고 방안’을 내놓았다. 건설, 플랜트 등 글로벌 해외시장의 견조한 성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해외수주는 2015년 이후 2013~2014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해외시장은 국내 건설경기 활황에 묻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 기간 동안 해외수주 구조는 대부분 도급 중심으로, 글로벌 발주 추세
“아파트는 위치·시기·품질별로 원가 구성이 천차만별이라 실제 생산비용을 알기 어렵다 원가공개는 되레 시장을 왜곡한다 정부가 집값 인하를 겨냥한다면 대체상품 공급이 바람직하다”IT 기술의 발달로 생각과 태도를 훤히 드러낼 수 있는 옷이 개발되면 얼마나 팔릴까? 수사기관이나 세무당국 또는 시험 감독기관은 예약 주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거짓말 탐지기나 뇌지문 탐지법 등은 국가에 따라 허용 여부와 증거 인정 범위가 다르지만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아직 보편적으로 활용하지는 않는다. 실효성과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지난 21일부터 공
건설 경기의 하강 속도가 심상치가 않다. 경기 하강이 불가피하리라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침체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건설투자의 동행지표로 볼 수 있는 건설기성액을 보면 1월 중 전년동월대비 9.3% 감소하면서 작년 11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건설기성은 공공 부문이나 민간 부문 모두 동반 침체되는 모습에서 성장동력을 상실한 듯이 보인다. 한편 건설투자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도 1월 중 전년동월대비 41.3%나 감소하면서 앞으로의 건설 경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건설 경기는 말
한국 건설에 기술인 역량을 평가하는 농담 수준의 3가지 잣대가 있다. 면허(license)와 같이 국가 공인자격, 제도(institute)가 만든 등급 자격, 그리고 시장(market)이 요구하는 직급 자격(certificate) 등 3가지다. 앞의 두 가지는 분명 자격증 혹은 등급 기반이지만 시장 요구 잣대는 역량이 우선이다. 자격은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가늠하는 절대평가제다. 역량은 비교 우위가 상대평가를 통해 가늠된다. 국내 건설기술인 혹은 책임자는 역량보다 자격 혹은 등급 기반의 절대평가제를 채택하고 있다. 사례를 통해 건
딜쿠샤(Dilkusha).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 2길 17을 주소로 둔 등록문화재다. 힌디어로 천국, 꿈의 궁전이라는 의미라 한다. 1923년 미국 통신사의 경성 특파 기자이자, 사업가였던 앨버트 테일러가 지은 집이다. 3·1 독립선언 및 운동을 세계에 한국인의 시선으로 널리 알렸고 그런 탓에 그와 가족은 1943년 미국으로 추방된다. 그 가족이 떠난 후 딜쿠샤는 주인 없는 폐가가 됐다. 집 없는 빈민이 차지하고 생활해 무허가 건물마냥 초라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06년 앨버트 테일러의 아들 부르스 테일러가 방
“4차 산업혁명의 요소기술을 건설현장에 접목해 구현하는 스마트건설 기계의 기술개발은 향후 인구감소에 대응하면서 안전하고 생산적인 건설업으로 승화할 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기존 현장작업자의 역할 변화를 수반한다 그 과정에서 저항은 불가피하지만 이를 최소화하고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혁신성장의 기치 아래,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요소기술의 현장적용 및 활용을 위한 연구개발이 정부 차원에서 매우 가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IT기술의 발전, 빅데이터, 드론, 자율주행차 등 정보통신 및 제조업 분야의 기술성과가 점차 건설분야
“예타 면제 사업은 국가 균형발전 외에도 단기 경기부양 목표도 있으므로 정부는 떳떳함을 강조해야 한다 또한 대규모 국책사업은 토지매입, 사업자 선정 등 준비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려 올해 악화할 경제상황에서 경기부양효과가 바로 나타날지 불확실해 아쉬움이 남는다”지난 1월, 24조1000억원 규모의 국책사업에 대해 예타를 면제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예타란 예비타당성조사의 줄임말로 통상 사업비 500억원 이상, 국가재정지원 규모 300억원 이상의 신규 공공투자사업에 대해 경제성, 정책성, 지역균형발전 등을 분석해 사업이 의미를 가지는 지
“스마트 건설은 건설 산업이지만 더이상 기존의 건설이어선 안된다 스마트 건설로 패러다임을 바꾸려면 융복합 기술 활용에 국한하지 않고 상상력과 발상을 넓혀야 한다”건설산업의 혁신 패러다임을 ‘스마트 건설’에서 찾아보려는 논의가 활발하다. 물론 10여년 전부터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U시티’, ‘스마트시티’ 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사업 단위를 넘어 산업 패러다임을 ‘스마트(Smart)’의 개념으로 전면적으로 혁신하려는 논의는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흐름과 맞물려 있다. ‘스마트’ 건설 혁신은 실현 가능한가? 스마트 건설의 개
“기업은 당장의 일감 소화 인력보다성장과 수익성이 보이는 미래 기대를 가지면 채용을 늘린다 공무원을 늘리는 공익성 강화보다민간기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공기관의 역할 변화를 주문했다. 공공기관은 국민에 대한 서비스 역할 중심으로 공익성을 앞세우라 주문을 했다. 공익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기관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공언도 했다. 임기 동안 17만명에 달하는 공공기관 취업자를 늘리기로 했다. 청년들은 고시촌으로 달려갔다. 작년도 기준 18만명의 취업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일자리를 잃은 세대는 30, 40대의 고졸이
“보여주기식 도시 개발은 시간, 기억, 역사를 지우는 괴물이다 시간이 사라진 도시 공간은 유령화 된다는 사실을 효율성 중심의 정책가나 정치가는 잘 모르거나 애써 외면한다 지금 그것이 다시 세운상가 주변 재개발을 싸고 재연되고 있다”청계천 개발은 성공실패 여부를 떠나 보여주기 정책의 대표적 사례다. 짧은 시간에 웅장한 경관을 보여준 탓에 정책의 입안자는 대통령 자리까지 꿰찼다. 지자체 곳곳에서 천변을 챙기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그런 효력 때문 아닐까 싶다. 그런데 보여주기 정책은 정치가나 정책가에겐 득이 될 만큼 효율적일지 몰라도 사
“하도급자가 분쟁입증 책임을 지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무용지물이다 환경분쟁처럼 입증책임을 바꾸면 불공정거래가 줄어들 것이므로 정부·국회는 도입을 논의해야 한다”우리나라 경제구조는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업종별 대기업군을 중심으로 하도급, 재하도급의 형태를 띤 선단식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구조 하에서는 필연적으로 사슬관계의 하층부를 이루고 있는 하도급업체 등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 가치를 인정받아야 경제체질이 건실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가 성장해 나갈 수 있다.그러나 현실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이룬 성과물의 경우 대기업
“세계 경제 하강과 차이나 리스크, 여기에 더해 건설업 장기 불황은 내년 경기를 좌우할 3대 요인이다 정부는 위기의식이 발동해 새해에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건설업체도 내부 경영여건에 리스크 요인을 확인하고 체력을 점검해야 한다”지금 한국 경제가 경기 국면에서 어디쯤 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통상 경기 국면을 확인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경제성장률과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로 가늠하는 것이다. 어느 지표로 보든지 지금은 경기가 하강하는 국면이다.문제는 앞으로의 전개 과정이다. 언제까지, 그리고 어디까지 내려갈 것인가? 지
“내년은 업역개편 세부 논의와 함께 적정공사비의 확보, 수주전략, 경영혁신 노력 등이 더욱 요구된다 해외시장의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해외진출이 가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건설도 대형업체와 동반진출 등 해외진출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지난 정기국회에서 업역개편 내용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돼 그간 지속적으로 건설산업 선진화 및 혁신방안에서 제시돼왔던 칸막이식 업역개편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이와 같은 업역체계 개편 등 산업정책적 노력과는 달리 내년 건설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
“건설업계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초연결성 사회에서 돈벌이의 기반을 혁신해야 한다 수요자 입맛을 자극할 수 있는 가격과 품질을 제시하려면 수요자에 대한 무수한 정보를 유효한 데이터로 재구성해 매력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제안해야 한다”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다차원적인 초연결성이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증강/가상현실(AR/VR), 3D 프린팅, 나노기술, 생명공학 등의 초월적인 지능과 정밀 기술의 구현도 이질적이고 복합적인 정보와 기술을 어떻게 다차원적으로 융합하고 연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국내 공공공사 거래제도는발주자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정립된 기울어진 저울이다 손실비용의 공감대가 있다면기울어진 저울을 바로 세울 책임은 산업체가 공동대응할 수밖에 없다”공기 지연 혹은 연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간접비 지급 여부를 대법원이 최종 판결했다. 건설에서 시간을 줄이려면 더 많은 자원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직접비가 늘어나고 간접비는 줄어든다. 공기가 늘어나면 직접비는 고정이지만 간접비는 늘어난다. 이번 판결 논쟁의 핵심은 법리적 해석과 논리적 해석 차이다. 총괄계약에 명시된 공기보다 늘어났기 때문에 간접비는 당연히 늘어난다.
“건설업은 텔레비전 덕분에 거실을 갖춘 아파트를 찍어냈고, 텔레비전 모니터 중심의 상업 공간을 만들어냈다 텔레비전 시대가 저문다고 하니 이젠 다른 공간, 거리, 건물을 챙겨야 할 모양이다 예나 지금이나 발상을 전환하면 건설업으로서는 호재다”텔레비전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까지 칭송을 받던 그 기기가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고 있다. 500만여에 이르는 나홀로 가구에선 텔레비전 없는 것이 상식처럼 돼 버렸다. 어린이들이 텔레비전을 따라 동요와 춤을 배우던 때는 아마득한 옛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두 자릿수를
“하도급법 위반 건설업체의80% 이상이 중견건설사들이다이들의 갑질은 상습·악질적이고유형도 훨씬 다양하다이를 막기 위한 공정위의 더 적극적인 법집행이 절실하다”2018년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GS건설, 롯데건설, 대림산업 등 일부 대형 건설사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갑질의 내용으로는 국방부로부터 노무비 100%를 받고도 이를 은폐한 채 하도급입찰을 실시했거나 신공법을 약속하고도 재래식 공법을 강요하거나 변경계약서를 요청했다는 이유로 강제타절 하거나 그 외 하도급대금을 미지급하거나 부당감액 하는 등 그간 계
“건설업 앞에 지금 수주 급감, 미분양, 금리인상, 중국 영향, 정부의 부동산정책 등 다양한 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건설사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추운 겨울을 버텨내야 한다”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은 원래 기상학 용어로 두 개 이상의 폭풍이 합쳐지면서 가공할 새로운 폭풍이 만들어지는 경우라고 한다. 경제학에서 퍼펙트 스톰이란 여러 위험들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경제가 파멸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퍼펙트 스톰 학파(실제 그런 학파는 없다)의 최고의 수장은 닥터 둠(Dr. Doom)이라고 불리우는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