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토지)개발과 부동산 가격 상승은 불가분의 관계다. 그래서 개발(공공 등)주체들은 특정 지역 개발에서 부동산 가격 급등을 가장 부담스러워한다. 개발 사업장과 주변 지역 부동산 가격이 거침없이 오를 경우 여러 가지 이유(투기, 상대적 박탈감 등)로 해당 개발사업 자체가 현저하게 더디게 진척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나타난 서울지역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사업 등) 지연 현상도 이와 무관치 않다.올해 서울 각 도시정비사업장은 당초 예상보다 사업 추진이 훨씬 늦어지고 있다. 특히 여의도와 용산, 강남구 등 한강 주변 도
이면도로 건너 있는 회사 옆 상가 건물 1층에는 5개의 가게가 있었다. 편의점, 치맥가게, 우동가게, 옷가게, 유명 프랜차이즈 빵집. 그런데 최근 1년도 안 돼 3곳이 문을 닫았다. 9개월 전쯤 우동가게가 폐점했고, 2개월 전 프랜차이즈 빵집이 문을 닫았다. 급속한 체감 경기 악화에 예감이 불길했는데 결국 지난 주 치맥가게도 문을 닫았다. 자영업자 몰락을 조명하던 TV프로그램에서 인상적으로 보았던 중고 제품 수거상 인부들의 모습을 출근길에서 봤을 때 마음이 짠했다. ‘자식과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을 텐데, 결국은 저렇게 장사를 접
주52시간제 시행 등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청와대가 조속한 시일 내에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지난 23일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만시지탄이다. 이미 언론과 경제단체 등에서는 52시간제 시행 전 유예기간 마련 등 제도 개선의 충격을 줄일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아랑곳 않고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성큼성큼 걸었다.결과는 뻔했다. 건설업계를 예로 들자면, 이로 인해 각 건설사는 52시간제 시행 뒤 공사비 평균 4.5%, 최대 14.5% 증가를 감수하고 있다. 노동자 임금은 관리직의 경우
1주택자의 아파트 청약을 막았던 정부가 이를 허용하면서 또 논란이 되고 있다. 징역형까지 매기는 처벌규정이 과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1주택자가 손쉽게 2주택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1주택자의 주택청약을 금지했다. 그러자 청약을 통해 새집 갈아타기를 막는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국토부는 1주택자의 청약은 허용하지만 당첨자는 입주일로부터 6개월 이내 기존주택을 팔도록 하는 묘안을 짜냈다. 1주택자의 갈아타기는 허용하지만 2주택자가 되는 것은 막겠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서울 명동 중앙로(명동8길)에 위치한 홀쭉이 꼬마빌딩 한 채가 땅값 3.3㎡당 10억원 넘는 액수에 거래됐다. 지난 8월 말 서울시 중구 명동2가 52-12번지에 위치한 지상 7층 규모 빌딩이 200억원에 팔렸는데 대지면적이 63.1㎡(19평)에 불과했다. 3.3㎡당 10억4780만원에 거래가 이뤄진 셈인데, 국내 부동산 최고가 거래로 알려졌다.전세보증금이 40억원인 아파트도 나왔다. 한 국회의원이 한국감정원에 의뢰해 전국 아파트 전세금을 전수조사했는데, 서울 강남의 상지리츠빌카일룸(전용 237.74㎡)과 마크힐스(전용 192.86
노무현 정부 때 시작한 혁신도시는 조성 추진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미완성이다. 약간 과장을 하자면 몇 곳을 제외하면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는 소리도 나온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균형과 지방 경제 활성화라는 거창한 목표는 사라지고, 비효율성만 남아 있다. 이전 주체(공기업·공기관 등 )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지방 이전을 했기 때문이다. 마지못해 이전한 결과는 지금 나타난 현상 그대로다. 지방 혁신도시 활성화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에 ‘정책의 초점’이 흐트러지긴 했지만, 이제라도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방
미친듯이 뛴 부동산 가격으로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2005~2007년 부동산 거품 최정점기 때는 부산에 살고 있어 당시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무주택자들의 엄청난 박탈감과 허무감을 솔직히 공감하지 못했었다. 주변에서는 희비가 엇갈리는 사례들이 넘쳐난다. 서울 강서구에 2년 반 전 집을 산 친구. 집값의 60%인 3억원을 대출받아 아파트를 구입해 초창기에는 월 100만원이 넘는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며 힘들어했다. 최근 만난 친구의 아파트값은 1년6개월 만에 호가로 3억원이 올라 8억원이라고 한다. 싱글벙글하는 친구와 달리 회사
“8월3일 발표할 거였는데, (참여정부) 8·31대책이 생각난다고 2일에 하라는 거야”2018년 8월31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불쑥 세종정부청사 국토부 기자실을 찾아와 마련한 ‘번개’ 점심에서 2005년의 8·31대책을 언급하며 웃었다.기억이 났다. 지난해 8월2일에 김현미 장관은 휴가 중이었는데, 갑작스레 대책을 발표했다.또 기억이 난다. 그 유명한 8·31대책. 참여정부는 2005년 8·31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지난해 8·2대책은 8·31대책
‘영끌대출’. 이 단어를 듣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했다. ‘영끌대출’이란 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을 받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주택담보대출을 최대한 받고, 신용대출도 받는다. 금융상품인 적금이나 정기예금, 펀드 해지는 기본이다. 여기에다 저축성 보험상품을 해지하고, 보험사 약관대출까지 받는다. 필요하다면 가족들에게도 돈을 빌린다. 사금융을 제외하고 개인이 돈을 조달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는 게 영끌대출이다.이렇게 기를 쓰고 돈을 끌어 모으는 이유는 단 하나다. 서울집을 사기 위해서다. 자고나면 2000만원,
올해와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대폭 축소로 위기에 직면한 건설업계가 최근 ‘가뭄 속 단비’를 맞았다. 정부가 내년 ‘생활 SOC’에 12조원을 투입하기로 발표(8월27일 ‘지역밀착형 생활 SOC 확충방안’)했기 때문이다. 생활 SOC란 국민 생활편의를 위한 기반시설을 뜻한다. 집 가까운 곳에 생기는 도서관, 문화체육시설, 전기차·수소차 충전소 등 국민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게 하는 시설이다.생활 SOC 예산을 대폭 확대해 투입하는 것은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공공사업 카드로 SOC를 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부가 도
입주한지 1년이 갓 지난 서울 A아파트 입주민들은 최근 시공사의 하자보수 애프터서비스(AS)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조합에서 시공사 상대로 하자소송을 제기한 탓에 시공사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AS를 해 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아직 AS기간이 남았지만 작은 하자보수에도 몇주씩 걸린다.A아파트와 같은 사례는 최근 서울과 수도권 신축 아파트에서 흔히 발견된다. 이들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완료된 아파트라는 공통점이 있다.주택도 하나의 제품이기에 제조과정에서 불량이 생길 수 있다. 하자보수 의무기간은 품
지난 주 서울의 한 커피숍. 지인을 만나던 중 옆 테이블서 나누던 부동산 이야기가 귀에 쏙 들어왔다. 내용은 대략 “(서울) 마곡 집값이 엄청 올랐고 계속 오르고 있다. 마곡이 그 정도니 강남은 오죽하지. 집값이 이렇게 계속 오르는데 사람들이 시세 차익을 노리고 (서울에) 투자를 안 하면 바보지” 이런 것이었다.그 얘기를 들은 시점은 정부 스스로 ‘최강’ 대책이라고 자평했던 8·2 부동산대책 시행 1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 규제 등 강력한 규제를 총동원한 8·2대책은 강남과 서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어요. 2년 만에 4억원 올랐는데, 더 오를 것 같아요. 팔려고 했는데 더 기다릴 거에요.”최근에 만난 지인은 “집값이 고점(高点)에 이른 것 아니냐”는 질문에 콧방귀를 뀌며 “진짜 더 오를 것”이라고 장담했다.지인의 아파트는 문재인 정부에서 강남권보다 더 ‘핫’한 지역으로 떠오른 이른바 ‘마용포’(서울 마포·용산·영등포구) 중 한 곳이다. 이 지인은 최근 불안해진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또 다른 대책이 나온다는 소리도 반색했다. 대책이 나오는 게 마치 집값을 올리는 담보라도 되는 듯이.과연 더 오를까. 아무
최근 들은 웃픈(웃기면서 슬픈) 사연 하나. 울산에 있는 모 교수가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이직을 했다. 다들 “축하한다”며 말을 건넸는데 정작 당사자는 좀 시큰둥하더란다. 왜 그런가 물어봤더니 집 때문이었다. 울산의 50평대 집을 5억원에 팔았는데 서울에서는 7억원을 더 보태야 30평대 아파트를 사겠더란다. 교수 월급으로는 엄두가 안 나는 액수인데, 그나마 집 크기도 줄어들고 보니 괜히 우울해졌다고 한다. 그의 말은 엄살이 아니다. KB국민은행 시세자료를 보면 지난 6월 기준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7억3170만원, 울산은
스마트시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근간이 될 중요한 미래산업이다. 자율주행차, 드론, 인공지능(AI) 등 요소기술을 테스트 및 실현하려면 그에 걸맞은 기반시설을 갖춘 도시가 필요하다. 그러한 도시에서 기술들이 서비스로 실현될 때 우리는 그 도시를 제대로 된 스마트시티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이처럼 스마트시티는 도시개발과 생활기반시설 조성의 틀을 바꾸는 거대 담론이다. 남들보다 먼저 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지금 정부의 스마트시티 정책은 산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하반기 들어 건설산업의 위기가 가시화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대폭 감축에 해외 건설 수주 부진이 이어지고, 주택 경기마저 침체되고 있다. 여기에 7월 적용된 주 52시간 근무제는 건설업계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게 본래 취지일지 몰라도 사람은 늘지 않고 업무시간만 줄어드는 상황으로 변하면서 공사 일정 차질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의 위기는 상반기 건설업 취업자 수 감소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건설업 신규취업자는 △1월 9만9000명 △2월 6만4000명 △3월 4만4000명 △4월
일명 ‘종부세’라고 불리는 종합부동산세. 참여정부 시절 종부세 납부를 경험했던 서울 강남구 주민들은 종부세에 대한 트라우마가 아직도 생생하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 살던 절친의 누이. 소탈하고 인간적인 매력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될 때는 본인의 일인 것처럼 기뻐했다. 기쁨도 잠시. 부동산 거품 해소 목적의 종부세가 2005년 도입되면서 연말까지 수천만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했다. 수천만원의 유동현금이 없었던 이분은 세금 일부를 급전으로 빌려 충당했다. 이후 이분은 본인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6월22일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을 발표했다. 참여정부 때인 2005년 처음 도입됐다가 이명박 정부 때 흐지부지된 종합부동산세를 다시 강화하는 게 골자다.이어 6월28일에 특위는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보유세 개편 권고안을 확정해 정부에 제출했다. 정부는 이 권고안을 검토한 뒤 7월 발표할 세제개편안에 반영한다. 이후 입법 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강화된 보유세가 시행된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 공약 중 하나였던 보유세 인상이 마침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다.무리 없이 진행되는 듯 보이지
어딜 가나 주 52시간 근무제가 관심사다. 당장 7월1일부터 시행이 되니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주 52시간을 넘는 근무를 시키면 고용주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처벌을 받게 된다. 일단 올해는 300인 이상 기업들이 대상이다. 52시간만 일하기 힘든 업종도 있다. 납기나 정해진 공기가 있을 경우다. 건설업도 그중 하나다. 업종 특징상 연장근무를 해야 할 일이 많아 주 52시간 근무가 생경할 수 있다. 해외노동자와 함께 일해야 하는 해외사업장도 곤란을 겪는다. 그러니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최소한 6개월의 계
“아무리 좋은 정책도 공약이 되고 국정과제가 되는 순간 괴물이 됩니다. 모든 정책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어려운데, 공약이 되면 임기 내에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죠.”최근 만난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기자에게 던진 한마디는 의미심장했다. 그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20여 년간 국내 부동산 시장을 연구했고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부동산 전문가로서 2년 넘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소회가 이 한마디에 담겨 있다.무릇 정치와 정책은 때로는 공조가 필요하지만 원칙적으로는 분리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