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에서도 을과 갑이 힘의 균형을 맞추게 될까.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하도급거래공정화 종합대책’은 지난주 건설업계의 핫이슈였다. ‘재벌저승사자’라 불리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벼렀던 정책인 만큼 내용이 파격적이었다. 공기가 연장될 때 하도급금액을 증액시켜주는 것을 의무화했고, 노무비 등 공급원가가 변동하면 하도급 대금을 조정해야한다. 또 보복행위를 하면 3배 손해배상을 하게 되고, 원도급 업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전가하거나 하도급계약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떠넘기는 부당한 약정을 설정하면 제재를 받는다. 이 대책은 기존 관
요즘 철도업계 채용비리 의혹을 취재하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있다. 채용비리 의혹이 일고 있는 대상이 많고, 의혹을 사고 있는 채용비리 수법이 다양해서다.우선 SRT(수서고속철도) 운영사인 SR의 특혜채용 의혹은 이렇다. 코레일의 자회사이기도 한 SR은 SRT 개통을 앞두고 지난해 상ㆍ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신입직원을 선발하면서 코레일과 SR 간부의 자녀 13명을 특혜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문제가 된 13명 가운데 코레일의 1급 간부 아들인 A씨는 지난해 하반기(7월) 채용 당시 필기시험에서 가장 낮은 D등급을 받았다. A
올해와 내년은 건설 부동산 시장이 금리 인상기와 맞부딪힌 시기이다. 미국은 올해 기준금리를 두 번 올린데 이어 내년에는 3번 올릴 것으로 시사했다. 미 금리가 인상될 경우 한국도 사실상 무조건 올려야 한다. 한미 간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경우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사실 금리 인상은 자산(부동산 등) 버블(거품)에 대한 우회적 경고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 자산시장은 올해 말 현재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3~4년 동안 세계 각국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내년 이후 어느 나라에서 자산 버블이
최근 한 조간신문에 눈길을 끄는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경기도 군포시청이 지하철 1ㆍ4호 금정역 인근 지역주택조합 방식 아파트에 대해 시 홈페이지에 주민 안내문을 게재했다는 내용이다. 형식은 안내문이지만 주체가 주택건설 인허가권을 쥔 시청이라 실제 메시지는 ‘투자에 유의하라’는 경고문이다. 이 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금정역 인근 부지에 아파트 건설이 추진 중이라며 한 지역주택조합이 조합원 모집을 홍보하는 전단을 뿌렸고 이후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주민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군포시는 “사업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고 사업 가능 여
“도시 근로자 평균소득의 120%는 ‘금수저’만을 위한 기준입니다. 월소득이 520만원도 넘지 못하는 부부가 6억원 이상 하는 서울 및 수도권의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을까요? 부모의 도움 없이 불가능한 것은 유치원생도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문재인 정부의 서민주거 청사진 ‘주거복지로드맵’이 발표된 뒤 청와대 국민청원 코너에 올라온 글의 일부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기준의 현실화를 바란다는 내용이다. 이런 비슷한 내용을 담은 청원이 여러 건 올라왔다. 정부가 고심해서 내놓은 대책이지만 부족한 부분이 그만큼 많다는 뜻일 게다.사실
최근 직장인들의 최고 관심사는 단연 가상화페인 ‘비트코인’이다. 1비트코인에 1000만원을 넘어서 1100만원, 1200만원을 가니 다들 두눈이 휘둥그레질 수 밖에. 100만원도 비싸다고 하던 게 1년전의 일이다. 하루에 60만~70만원씩 뛰는 시세를 보면 경이롭다 못해 어지러울 정도다. 발빠른 사람은 지금이라도 들어갔을테고, 차마 겁이 나는 사람들은 아직까지 ‘눈팅’만 하고 있을 테다.가상화폐로 돈 번 사람은 내 주변에도 있다. 1년전 쯤 “가상화폐가 뭐예요?”라며 전화를 걸어왔던 후배는 2만원대에 이더리움에 들어갔다가 30만원대
국내 건설사들이 IT(정보기술)를 본격적으로 건축에 접목한 게 2000년대 초반인 것으로 기억한다. 2000년 1월 선보인 대림산업의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의 경우 ‘e’는 인터넷(사이버)을 뜻하고 ‘편한세상’은 인터넷서비스로 생활이 더욱 편해지는 아파트란 의미를 담고 있다. 2002년 9월 론칭한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는 ‘eXtra intelligent(특별한 지성)’의 약자로 GS건설은 자이 단지에 ‘홈네트워크 시스템’, ‘웰빙 시스템’, ‘토탈시큐리티 시스템’ 등 첨단 시스템을 적용했다. 2005년께부터는 건설업계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자 핵심과제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내년부터 본격화된다. 당초 내년에 2조원가량 될 것으로 보인 도시재생사업에 약 4638억원만 배정된 상태다. 12월 정기국회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얼마나 더 반영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예산 증액과 관계없이 전국 주요지역 도시재생사업은 본격화될 전망이다.우리나라는 그동안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돼 왔지만 ‘허울’뿐이었다. 불도저식 주택개발사업인 뉴타운과 재개발, 재건축사업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낡은 구도심을 마구잡이로 헐고 크고 작은 주택만 밀집하는 주택공급사업을 한 것이다. 이는 교통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맞는 말인 것 같다. 문재인 정부의 ‘역작’ 8·2부동산 대책이 그렇다는 얘기다.11월9일로 8·2대책 발표 100일이 지났다. 그런데, 부동산114의 통계를 보면 지난 100일 동안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등 겹겹 규제로 8·2대책의 집중 타깃이 된 서울 강남3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1.91% 올라 서울 전체 상승률 1.55%보다 높았다. 강남3구를 제외한 서울은 1.33% 상승에 그쳐 더 차이가 났다.8·2대책이 뭔가 잘못됐다는 시그널이 아닐까? 대책 발표 직후부터 계속 거론되던 공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있을까 싶다. 서울 강남은 재건축도 격이 달랐다. 수십조원이 휙휙 날아다니는 돈잔치다 보니 모든게 상상이상이었다. 재건축 시공사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는 그 열기가 대통령이라도 뽑는 줄 알았다. 하긴 집이 재산의 대부분인 한국인들에게 재건축사 선정은 대통령선거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몇몇 조합원 총회를 엿보자. 수주전에 나선 대형건설사들은 미리 양쪽으로 도열해 행사장에 들어서는 조합원들에게 “1번 xxx” “2번****”을 외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혹 모를 충돌에 대비해 경찰까지 나서서 양측을 막아서는 것은
‘일감 절벽’에 대한 건설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22조1000억원)보다 약 20% 줄인 내년 SOC 예산안(17조7000억 원)을 발표했다. 수년간 국내 건설 경기를 부양해 온 주택시장도 가계부채 종합대책 같은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긴축의 시대’에 돌입했다.이런 가운데 가뭄 속 단비 같은 일감 소식이 있다. 바로 인천공항을 운영하는 인천공항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크고 작은 프로젝트들이다.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최소 17조원 이상으로 MB정부의 4대강 예산(22조원)과 큰 차이가 없다.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글로벌 건설 건축시장에서는 한국의 아파트 중심 주택문화를 유례없는 일로 평가하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도 획일화된 고층아파트 단지가 범람(?)하는 나라는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은 아파트 주거문화만큼은 다른 나라보다 앞서가고 있다.하지만 서울 강남권 대형 재건축 사업장에서만큼은 이런 앞선(?) 아파트 주거문화가 통용되지 않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인 재건축사업 시공사들이 해외 건축설계사(업체)·조경업체와 손잡기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시행사들의 해외 유명 설계·조경업체와의 협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올 들어
‘폭풍 전의 고요’. 북한에만 해당하는 말일까. 그런 것 같지 않다. 한국도 곧 폭풍을 마주해야 할지 모른다. 우리 경제에 미국발(發) 악재들이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있어서다.미국의 통상공세가 나날이 매서워진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이어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LG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절차에 들어갔다. ITC는 앞서 수입산 태양광전지 및 패널이 자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끼쳤다고 판정했고, 한국 등 5개국의 페트(PET) 수지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가뜩이나 우리
중학교 때였나, 제법 오래된 TV프로그램 중에 명사들의 집에서 명사와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진행자와 명사가 담소를 나눴다. 두루마기를 입은 명사에게는 중후한 멋이 풍겼다. 대화 내용을 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린 눈에 그 장면은 그 자체로 너무 멋졌다. 나도 늙으면 저리 늙어가리라,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눈을 사로 잡은 것은 또 있었다. 집이었다. 이런 집들은 으레 기와로 얹힌 단층 한옥이었다. 좁은 마당에는 이런저런 풀과 나무로 무성했다. 밖에서 들어온 옅은 광선은 두 사람이 앉은 마호
지난 7월 말 정부는 당초 민간투자(민자)사업으로 추진하던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을 한국도로공사(도공)가 담당하는 재정사업으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통행료 인하와 서울~세종고속도로 조기 완공 등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란 이유에서다. 마침 그날 저녁 모 대형건설사의 SOC담당 임원을 만났는데, 그는 “10년 공든 탑이 정권이 바뀌자마자 무너졌다. 정부가 민간사업자를 상대로 강도짓을 한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세종시에서 경기도 구리시까지를 잇는 131㎞ 구간으로 총 사업비는 7조5500억원이다.
초고강도 규제가 포함된 8·2부동산대책으로 주택 매매시장은 거래절벽을 보이는 가운데 주택 분양시장의 ‘찜찜한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물론 전문가들조차 현재의 부동산 시장에 대해 ‘불안한 활황’이라는 말을 꺼낸다. 하지만 가계대출 급증, 기존 아파트 매매가 줄어든 거래 절벽, 주택과 수익형 부동산 공급과잉, 금리 인상 가능성,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등 시장 곳곳을 들여다보면 ‘부동산 시장 냉각’이라는 음험한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우선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9월 현재 700조원을 넘어섰다. 금융권 전체로는 140
휴일인 8월27일에 청와대에서 나온 보도참고자료가 재미있었다. 청와대 참모진 14명 중 절반이 8·2부동산대책에서 주요 타깃으로 지목된 이른바 ‘다주택자’로 드러났다. 이에 대한 해명 자료였다.실소가 나왔다. 누구는 은퇴 후 거주목적으로, 누구는 출퇴근용으로, 또 누구는 가족을 위해 한 채씩 더 집을 샀다고 했다. 한마디로 “투기 목적이 아니다”는 것이다. 전국의 다주택자가 마치 투기의 주범인 것처럼, 내년 봄 이사철까지 짐짓 아량을 베풀듯 시간을 주며, 그 뒤로는 양도소득세 중과세와 세무조사 등 동원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집을 팔
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SOC)은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사라진 용어들이다. 역대 정부에서 애지중지, 금지옥엽 귀한 대접을 받았지만 뒷방늙은이꼴이 됐다. 역대 정부가 부동산과 SOC에 공을 들인 것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동산 안정을 바라면서도 부양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했고 과잉 SOC 논란 속에서도 과감한 예산 삭감은 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는 달랐다. 8·2 부동산대책을 통해 부동산에는 제대로 찬물을 끼얹었다. 서울 집값 상승이 꺾였고, 거래가 급감하고 있다. 이것으로도 부족하면 더 강력한 대책을 내
다주택자들이 공공의 적(敵)으로 몰리고 있다. 청와대는 물론 정치인, 경제관련 장관들이 연일 다주택자에게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금융기관은 대출 규제로 다주택자들을 코너에 몰아 넣었다. 여론도 다주택자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퍼붓는 양상이다. 다주택자를 옹호하자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다주택자를 무조건 투기꾼으로 몰아 가거나 비난만 해서는 안 된다. 다주택자들이 임대수입을 올리면서 세금을 내지 않거나, 단기 양도차익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에 메스를 대는 것은 마땅하다. 다주택자 문제를 방치하고 제도적 틀(통계)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정
‘부동산 규제, 종부세 빼고 다 꺼냈다’. 한국일보 8월3일자 1면 헤드라인이다. 강렬한 헤드라인만큼 ‘8·2 부동산 대책’(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위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은 시장에 상당한 충격파를 던졌다. ‘8·2 대책’은 종부세로 대표되는 보유세 강화를 제외하면 모든 규제를 망라했다. 향후 투자수요 혹은 투기수요가 견인하는 시장 과열이 진정되지 않으면 ‘김현미표 대응’은 더 강력할 것이라는 것도 명확해졌다.정부는 지난 2일 ‘8·2 대책’ 발표를 통해 과열 양상이 심상찮은 서울 25개 모든 자치구와 경기 과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