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A건설사 관계자들을 만났다. 새해지만 분위기는 침울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붕괴사고가 건설업계 전반에 끼친 여파는 컸다. 그는 “우리는 한다고 하는데 참 안되는 게 안전”이라며 “올해는 무엇보다 안전확보를 위해 사내역량을 모으고 있는 만큼 잘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업계를 출입해 왔지만 건설사 관계자가 새해에 사업현안이 아닌 안전을 화두로 꺼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가 ‘안전’을 강조한 것은 비단 광주 붕괴사고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에게는 오는 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세상일을 시간 계열에 올려두어 분석하고 해석하는 데는 적어도 두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고고학적 접근이다. 또 다른 접근은 계보학적이라 부른다. 앞의 것은 특정 현상을 시간의 흐름에 맞춰 꼼꼼히 따져 기술하는 데 주력한다. 그에 비하면 계보학적 접근은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 일로 인해 어떤 결과가 생겼는지를 따져 묻는 데 주력한다. 계보학적 접근은 특정 현상 뒤에 숨어 있는 동기나 그 현상이 낳은 결과를 추적한다.고고학적 접근에서 계보학적 접근으로 옮겨가는 일이 쉽지는 않으나 의외로 수확은 많다. 세상을 읽는 데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한 손실보상금 선지급이 이달 중순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손실보상 선지급은 500만원을 우선 지급하고 손실보상금이 확정되면 차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55만 소상공인이 대상이 될 예정이다. 이번 손실보상금은 손실보상 대상에 새로 포함된 시설 인원 제한 업체와 최근 개업한 업체 등에도 순차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다.소상공인에게 언제 봄날이 올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암울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도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50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리모델링,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시장이 약육강식의 현장으로 변하고 있다. 장기 저유가와 코로나19 팬데믹, 국내 대형 토목사업 감소 등의 영향으로 대형건설사(시공능력평가 순위 1~10위)들이 300억원 내외의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수주 경쟁을 벌이면서 중견·중소건설사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중견·중소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두고 입찰경쟁을 할 경우 ‘백전백패’한다는 것은 업계의 정설이다. 브랜드파워와 조직, 자금력을 앞세운 대형건설사들에게 중견·중소건설사들은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재개발
4차 산업혁명의 요소기술이 궁극적으로 로봇으로 구현되는 시대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로봇은 우리의 사회, 문화, 경제, 생활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다. 이에 국내 대기업 및 해외의 선진기업들은 생산현장 및 생활공간에 활용하기 위한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미 공장생산 등 제조과정, 의료행위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일상생활 지원에 로봇을 활용하는 등 로봇은 인간의 삶의 일부로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 정보전달과 의사소통, 나아가 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 로봇은 우리의 삶의 동반자로서의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
하도급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 계약을 체결한 하도급거래 관계에서 하도급사가 계약당사자가 아닌 발주자로부터 공사대금을 직접 수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두고 있다. 이 제도는 하도급사가 시공한 공사대금을 원도급사로부터 지급받지 못했을 경우 하도급사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그러나, 무조건 하도급사가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하도급사가 계약 당사자인 원도급사를 배제하고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수령할 수 있는 경우를 살펴보기로 한다.하도급법 제14조 제1항은 아래와 같이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두고 건설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만에 하나 사업장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현장 관리자는 물론 대표이사까지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는 전국에 산재한 사업현장과 하도급업체 관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중소형 건설사들은 안전관리책임자를 따로 두기 어려워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근로자 사망사고와 같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의 경영책임자가 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등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경우 처벌하는 내용을 골
종족 번식은 동식물의 본능이자 존재의 이유이다. 일정한 지역에서 무리를 이뤄 살아가는 동물들은 교배의 대상이 제한적이기 마련이다. 동물계의 근친교배는 유전적 결함을 증대시키거나 생물학적 적합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상당수 동물은 근친교배를 본능적으로 회피하는 종족 보호의 방어기제를 발휘한다는 흥미로운 학설이 우리의 관심을 끌어왔다.하지만 지난해 5월 스웨덴 룬드대학교 라이사 드 보어 연구팀이 학술과 언론 융합 잡지인 ‘The Conversation’에서 밝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발표된 초파리에서 포
지난해 12월2일 한국은행은 2021년 3분기 국민소득 잠정치를 발표했다. 민간소비, 설비투자, 수출 등 대다수의 GDP 구성요소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유독 건설투자만이 부진을 나타내고 있다. 건설투자는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하며, 사실상 2021년도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해졌다. 당초 대부분의 기관은 2021년 건설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전망은 빗나갔고, 건설경기의 하강국면이 이어지고 있다.2021년 건설경기 부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분명한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올해 한국 사회 최대의 화두는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일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사이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대선주자들은 ‘1번 공약’으로 부동산 정책을 내세울 정도로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 최대 실정으로 부동산 정책이 꼽히는 만큼 올해 대선의 최대 승부처는 ‘부동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하지만 최근 정치권의 행태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앞뒤 안 가리고’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발언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1주택자와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고
올해 태어나는 아기는 범띠다. 우리나라 전래 동화에서 범 혹은 호랑이는 언제나 무서운 짐승으로 인식됐다.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를 보호해주는 일종의 수호신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우리가 곧잘 한반도를 호랑이상에 비유하는 이유는 수호신으로 여기기 때문이 아닐까? 2020년에 이날치라는 그룹이 ‘범 내려온다’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어느 TV 노래 경연에서 초등학생이 이 노래를 부르면서 국민의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무서운 호랑이가 종이호랑이로 둔갑돼 어린이의 친구 호돌이가 된 것이다.2022년 범띠 해의 최대
공공시장에 참여하는 물품, 용역, 시설공사의 공급업체와 입찰 및 계약을 진행하는 발주기관은 일정한 입찰참가자격의 보유를 전제로 공급자와 거래관계를 맺는다. 이 과정에서 경쟁입찰의 공정한 집행이나 계약의 적절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거나 기타 입찰에 참여시키는 것이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자 등 ‘부정당업자’에 대해 국가계약법·지방계약법 등에 근거, 발주기관으로 하여금 일정기간 입찰참여 및 계약(수의계약 포함)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제한제도다.부정당제재는 제재 사유에 따라 해당 공급업체는 1개월~2년 동안 나
난장(亂場)이다. 뒤죽박죽이다. 차기 대통령 선거 유력 후보가 들쑤셔 놓은 부동산 정책이 그렇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한시 완화, 1가구 1주택자 보유세 경감, 공시가격 조정 등 막 던져지는 공약에 정신이 산만하다.5년 내내 집 가진 자를 죄인 취급했던 집권 여당과 그 당의 대선 후보, 또 그 정책을 부채질하고 앞장섰던 이들이 앞장서 그러니 이게 어찌 된 영문인가 싶다. 표라는 게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규제에 신음하는 국민은 뒷전이었고, 그저 제 자리보전이 먼저였다.지금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보유세 완화 방안 중 하나인 고령자 1
몇 개월 전에 어느 전문건설업체를 만났다. 대형 종합건설업체와 거래를 20년 넘게 해 왔다. 약 5년 전에는 종합건설사와 관계가 좋아서 수익도 나고 해서 재미있게 사업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신임 사장이 오면서 일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그 사장은 평생 법조에 있었던 터라 매사가 정확했다. 하지만 그것은 자기편에서 정확한 것이지 협력사 입장에서는 정확한 것이 아니었다. 즉 그 신임 사장은 모든 현장에서는 수익을 내야 한다는 원칙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다 보니 특정 현장에서 수급사업자들의 애로점, 즉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한 공사 지연,
종합부동산세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다주택자의 경우는 확실히 예년에 비해 부담이 커졌다. 그러자 “결국은 세입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도 지난 14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종부세) 고율과세가 이뤄지면 100% 임차인에게 전가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종부세 부담이 과연 세입자에게 전가될까? 상식적으로 보자면 전가될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착한 집주인’이 아닌 이상 인상된 세금 전부를 월세나 전세에 전가하지 않더라도 일정액은 세입자에게 부담을 떠넘기고자 하는 유혹을 받는다고 보
국내에는 많은 도시 소하천이 있으며 대부분 여름철을 제외하면 하천 바닥에 흐르는 물이 없는 건천 상태로서 수질 또한 오염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이중에는 소하천정비법에 의한 소하천, 비가 내리면 강우유출수를 배출하는 우수배수로의 복합적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비가 오지 않는 청천 시 이들은 기능상 비가 오면 빗물과 함께 오염물질이 하천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고 차집이 불가능한 생활하수와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명수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수질이 오염된다. 또한, 일산신도시에 위치한 대표적인 도시 소하천인 한류천처럼 한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은 리얼트윈(Real Twin), 즉 현존하는 물리적 대상을 정확하게 반영하도록 설계해 구축된 가상모델이라 할 수 있다. 리얼트윈은 필수적인 기능 및 성능들과 관련된 다양한 센서들과 맞물려 있어야 하며, 이 센서들은 리얼트윈의 성능과 관련해 다각적인 측면에서 데이터를 생산한다. 인체의 오감과 같은 역할이다. 데이터들은 리얼트윈의 제어 및 감시, 진단, 예측을 위해 활용되므로 디지털트윈 또한 이러한 데이터를 똑같이 활용한다.이러한 데이터들이 디지털트윈에 전달돼 시뮬레이션 수행을 통해 성능상의 이슈를
소문이 퍼지면 소문의 진위를 놓고 소동이 벌어진다. 실체가 없을지라도 소문은 동태적 효과를 낸다. 소문이 소문을 낳고 낳아 주가 또는 지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잃고 누군가는 얻는다. 그래서 여러 음모론들이 있다. 왜곡된 정보는 비용으로 작용한다.새만금 신공항은 착공도 안 했는데 벌써 환경파괴라는 누명을 뒤집어썼다. 전북의 공항 논란은 코미디다. 현재 전북에 군산공항이 있다. 간판은 공항인데 들어가면 공군기지다. 탑승방식이 특이하다. 전투기 활주로에 비행기 한 대가 서 있고 탑승객들이 열을 지어 올라가는 방
주택시장의 변화가 거세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소규모 고급주택이 인기를 끌고 비수도권(지방 광역시 및 지방도시) 공급이 급증하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 생활숙박시설, 주거형 오피스텔 등이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특화설계’, ‘고급 주거’라는 이름으로 잘 팔리고 있는 것이다.올해는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린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주택공급 비중이 더 높은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브랜드 파워가 있는 10대 대형 건설사마저 비수도권 주택공급 비중이 커지고 있다. 올해 전국에서 10대 건설사가 분양한 물량(특별공급 제외
언제나 그랬듯이 경제 위기 이후의 회복 과정이 순탄할 수 없다는 가설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들어맞고 있다. 최근 국내 경제 상황을 보면 수출 경기는 여전히 성장동력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수출은 1년 넘게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최근에는 수출 물량 자체가 늘고 있다. 일부 품목들이 부품 공급 차질로 부진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품목들은 호황 국면을 더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내수 부문은 심각해 보인다. 4분기의 첫달인 10월 통계를 보면 소비지표가 지난 코로나 4차 대유행의 영향으로 부진한 가운데, 설비투자는 정보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