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이라는 용어가 의도되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되는 중이다. 한국건설을 대표하는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30대 건설업체 단체에 속한 기업명에 건설이 포함된 회사가 40% 이하다. 건설기업이 사명에서 건설을 지우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이른바 ‘건설 탈출’이 시작되는 것 같다는 한탄이 나온다. 올해 9월까지 자진 폐업한 업체 수가 405곳에 이른다고 한다. 2006년 이래 폐업 수가 가장 많다는 것이다. 부동산 PF 급감과 자금난 등으로 경영난에 이어 부도직전까지 몰린 업체수가 규모와 관계없이 늘어나고 있다.건설업에 몸을 담고 있는 기술인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철근 누락 아파트와 관련해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는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많은 방안이 나왔다. 그중에는 현장감리를 원활하게 하도록 스마트건설기술을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스마트건설기술이 잘 개발돼 있어야 하고 또한, 감리자가 그 기술을 잘 습득해 활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최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건설정책리뷰:스마트 안전기술 동향분석과 시사점’을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 안전기술 특허출원은 2018년을 기점으로 증가하고 있고, 출원 건수와 출원인
불법하도급은 ‘내로남불’이다. 그래서 특징이 따른다. 하나, 윤리에 상대성이 적용된다. 자신에겐 이유가 있고, 남에겐 이유가 없다. 다른 하나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그렇다. 하지만 역설적이다. 한국 건설산업 선진화를 위해 꼭 해야 할 것이 바로 불법하도급 근절이다. 앞서 언급했다. 불법하도급은 현실적으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이는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불법하도급은 매우 만연해 있지만 엄밀히 말해 범죄에 속한다. 쓴소리를 하자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할 산업 내에 범죄가 만연해 있다는 뜻이 된다. 그 범죄를 저지른
백약이 무효다. 지역의 도시와 마을들이 꼼짝없이 스러져간다. 진보, 보수 관계없이 정권마다 도시 재생, 마을 르네상스, 지역 활성화 별별 슬로건을 동원했건만 사정은 좋아지질 않는다. 지자체에서 내세운 장밋빛 청사진은 사기에 가깝다고 할 만큼 현실과 거리가 있다. 나날이 나빠지는 제 마을의 사정을 온몸으로 다 맞는 주민들은 거짓 공약임을 알고 있지만 오랫동안 겪은 탓에 무덤덤한 표정이다. 희망 갖는 일이 때론 더 고통스럽기에 희망과 대안에 대해 입을 닫고 산다. 세상 여론을 주도하는 수도권은 아예 이 문제에 입을 닫고 눈도 지그시 감
최근 2/4분기의 경기지표가 발표되면서, 하반기 건설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GDP는 전 분기 대비 0.6% 성장했으며, 건설투자는 이전 속보치의 -0.3%에서 -0.8%로 하향 수정됐다. 이는 토목건설투자의 감소에 기인하는 바가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도 올해 상반기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대비 2.1%, 하반기에는 -0.5%, 2024년 상반기에도 -2.5%, 하반기에는 2.0%로 반등하나 전체적으로 건설경기는
얼마 전 발표된 정부의 2024년도 연구개발(R&D) 예산 배분의 골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 R&D와 국방 및 안전, 탄소중립 등의 국가 임무수행을 위한 필수 R&D, 그리고 효율화와 내실화, 통합화, 유연화를 위한 R&D 투자의 비효율 개선이다. 하지만 국가의 중차대한 전략과 예산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그 논리성과 투명성, 그리고 공청회 등을 통해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됐는지 그 과정을 제대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국가 R&D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과정에 따른 다양한 요건들을 고려해야 한다. 먼저 국가 R&D 전략
올해 초만 해도 2023년 한국 경제의 방향성은 상저하고(上低下高), 즉 상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나 하반기 이후 경기가 개선되는 흐름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대해 정부나 국책연구기관들은 물론이고 민간에서도 비슷한 시각을 가졌었다.그러한 전망의 배경에는 대외적으로 미국 경제가 연준의 고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과 특히 중국이 작년 12월 그동안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고 시장을 재개방했다는 우호적 대외 여건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작년 10월 이후 지속되던 우리나라의 수출
인천국제공항 1단계 여객청사 공사현장에 CCTV를 설치하려는 계획이 공개되자 원도급사는 물론 작업반장들이 반발했었다. 이유는 현장 감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무시하는 행위 때문이라는 것이다. 공단이 CCTV를 설치하려는 목적은 위험물과 들쥐를 감시하기 위해서였다. 최근 부실공사와 인명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자 극단적 조처로 서울시가 관내 공사현장에 CCTV를 설치해 부실공사를 원천차단하기로 했다. 일부 건설사가 민간공사에 도입하기로 화답했다.필자 견해로는 부실공사 빈도는 낮아지겠지만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인명사고도 여전히
지난 4월29일 인천 검단에 위치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설계오류와 부실시공, 건설사업관리자(감리자)의 관리부실 등 원인과 정도도 제각각이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부실이다. 이번 붕괴 사고는 선진국 문턱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을 여실히 드러냈다.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재발방지 대책으로 무량판구조의 심의절차 강화 및 전문가 확대, 검측절차 강화 및 관련 기준 연계 보완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런 대책만으로는 근본원인을 해결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건설을 둘러싼 사고,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십니까?” 요즘 유행하는 인사말이다. ‘유토피아’가 아니라 ‘디스토피아(dystopia)’이다. ‘디스토피아’는 한국 건설업이 갖는 편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편견을 무시해선 안 된다. 수요패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철근 누락으로 인해 공공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한다. ‘순살 아파트’란 말까지 등장했다. 헛소문도 문제다. 엉뚱한 건설업체들을 겨냥하기 때문이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쉴러 교수는 부동산 가격 결정 과정에 비이성적 행태가 개입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헛소문은 사실보다
‘영끌 현상’은 지난 대선에서 정권 교체에 일조를 했을 만큼 큰 사회 의제였다. 그 현상을 진정시킬 만한 긍정적 사회적, 정책적 조처가 있진 않았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잠잠해진 느낌이다. 최근 한국 청년 세대에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인가’를 물은 설문이 있었다. 무려 41.6%가 ‘주택 장만’을 1위 고민으로 손꼽았다. 2위인 ‘가족의 건강’ 걱정은 15%였음을 감안하면 집 장만은 온몸을 짓누르는 강박이라 말할 만하다. ‘영끌’할 소지는 아직도 충분히 큰 셈이다. 그럼에도 마치 해결된 것처럼 ‘영끌 현상’이 소강 국면에 접어든 까
고금리가 건설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당연한 상황이다. 건설업의 경우 제조업에 해당되는 생산 비용이 천문학적이어서 외부 금융기관의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입을 우리는 PF(project financing)라 부른다. 그런데 지금과 같이 부동산 시장이 약세이면서 동시에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높아지면 현금 흐름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PF 사업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그 정도가 심각할 경우 신용을 공여한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지면서 자칫 금융시스템 전반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현재 PF 시장의 현황을
작금의 건설시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건설투자 전망도 어둡다. 특히 올해 1/4분기의 실적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건축 부문의 위축이 크게 나타났다. 경기선행지수인 건축허가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었고 올해 건설투자여건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건설업 자금조달 여건이 어렵다.이러한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2020년 이후 업역 간 상호시장개방의 성과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상호시장개방이 허용된 161개의 현장에 대한 하도급 규정 준수 여부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
역대 정부는 어김없이 집권 초기에 “탈규제, 규제혁파”를 외친다. ‘대못 규제’, ‘손톱 밑 가시’, ‘1 in 2 out’이라는 슬로건 등을 앞세운다. 경제를 위해 법과 제도가 장애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산업계, 특히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산업체는 국내를 ‘규제 만능국’이라 통칭한다. 직전 정부가 겉으로는 규제 완화를 내세우면서 공공일자리 늘리기에 몰입했었다.영국 역사학자 겸 경제학자인 C.N. 파킨슨이 새 법칙을 내놓았다. 파킨슨 법칙은 “업무량의 경중에 관계없이 공무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보편적”이라 정
과학기술의 최종 목적은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에 있다. 정치 또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최근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류가 주요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가 물려 있는 큰 이슈들이 있어 왔고 지금도 많이 존재한다. 그중에는 과학기술적 측면에서 사실을 기반으로 해결해야 하는 이슈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이러한 이슈들을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정치와 과학기술 간의 관계가 국민의 신뢰를 얻는 방향으로 형성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복잡하고 다양
최근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시 외곽으로 운전하는데 이상하게도 트럭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트럭이 적으니 운전하기가 수월할 뿐 아니라 사고위험도 줄어드는 기분이었다. 도대체 트럭은 어디로 갔을까? 인구 6000만 이탈리아의 물류는 어떤 경로로 이동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귀국해 자료를 조사한 결과 의문이 풀렸다. 이탈리아의 철도 총연장은 2013년 기준 약 1만7000㎞로 우리나라의 약 5배에 해당하며, 철도운송 분담률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수송수단별 국내 화물수송 분담률에서 철도
도시재생법이 열 살의 나이를 맞았다. 도시의 쇠락을 막을 요량으로 시작한 법 제정이었다. 뉴타운 건설이나 도시 재개발의 대안으로 시작한 야심만만한 도시 사업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주력 사업으로 선정하고, 무려 50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다. 도시 쇠퇴 지표에 시달리던 많은 지자체가 앞다투어 이 사업에 참여했다. 도시를 새롭게 살리는 일이 지자체 생존과 관련됐음을 인식한 탓이었다. 아직은 사업이 진행 중이긴 하나, 10년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를 핑계삼아 사업 성공을 위해 말을 걸어 보자.도시 재생 사업의 성과는 다양한 얼굴
한국식 구분법이다. ‘금수저’와 ‘흙수저’이다. ‘금수저’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것이 있는 이들이다. 그들은 돈 또는 줄이 있다. ‘흙수저’는 ‘금수저’를 뺀 나머지다. 그래서 돈도 없고 줄도 없다. ‘흙수저’는 효도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반면, ‘금수저’는 효도를 안 하고 싶어도 안 할 수 없다고 한다. 물려받을 것이 있기 때문이다. 체감경기는 뭘까? 가장 쉽게 ‘흙수저’들이 피부로 느끼는 거시경제 지표들이다. 그 지표들은 자원의 희소성을 반영한다. ‘금수저’들은 경기를 피부로 느끼지 않는다. 희소성을 모르기 때문이다. ‘불
최근 전기요금 인상 이슈가 여전히 뜨겁다. 지난 5월16일 정부는 전기요금을 ㎾h(킬로와트시)당 8.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그 배경은 한전의 적자이다. 한전의 지난 2021~2022년의 누적 적자 규모는 38조5000억원에 달한다. 또한, 올해 1분기만 6조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다. 여기까지는 잘 알려진 사실이고 아주 단순한 논리이다. 그런데 이 이슈가 꽈배기처럼 본말이 전도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나아가 이도 저도 아닌 해결 방안들이 나오는 복마전이 되고 있
작금의 건설시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건설투자 전망도 어둡다. 특히 올해 1/4분기의 실적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다소 개선됐지만, 건축부문의 위축은 크게 나타났다. 경기선행지수인 건축허가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어들었다. 이러한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건설업계는 생존을 위한 경쟁에 노출돼 있다. 2020년 이후 추진돼온 업역개편으로 종합과 전문 간의 상호시장 개방에 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022년부터 시작된 공공공사의 상호시장 개방의 성과에 따른 업계의 반응이다. 업역 간 적정한 공사물량의 확보는 건설기업의 생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