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집을 못 살 것 같아요”송년회를 겸한 자리. 30대 초반의 후배 A가 심드렁하게 내뱉는다. ‘우리는 집을 못 살 것 같다’. 이제는 익숙해진 MZ세대의 넋두리다. 최근 분양했던 둔촌주공 분양가를 보니 59㎡가 10억원이다. 84㎡는 13억1000만원이다. 그나마 이건 분양가다. 분양을 받지 못한 사람이 분양권을 전매하려면 여기에 몇억원을 더 얹혀줘야 한다. 요즘은 서울 외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동탄 같은 수도권 신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부산, 대구, 광주 같은 광역시권도 웬만하면 분양가가 6억~7억원을 넘어선다. 지
건설 중 민간아파트 붕괴로 근로자 사망사고, 공공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에 대한 사후 대책이 여러 갈래로 진행 중이다. 국회는 경쟁적으로 의원 처벌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는 해당 사고를 발주기관의 전관예우로 보고 얼룩진 입찰카르텔 근절과 산업의 시스템 혁신을 담은 정상화 방안을 마련 중이라 한다. 공공아파트 발주기관의 전관예우 근절을 위해 사업자 선정권한, 즉 발주와 입·낙찰 역할을 조달청에 전권을 주는 방안을 발표했다. 전관예우를 근절하기 위해 기존 계약 파기는 물론 전관을 고용한 사업자에게 입찰 시 감점을 주는 방안도 도입
소규모 건설현장(50억 미만)에서는 안전관리전담인력의 상주 의무가 없으며, 안전관리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망과 사고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예로 지난 2020년 9월 오피스텔 신축현장에서 승강기 설치업체 작업자가 설치현황을 확인하던 중 23미터 높이의 8층 계단 부분 창호 개구부로 떨어져 사망한 사고, 같은 해 10월 공공하수처리시설 건설공사 작업 중 시스템동바리 상부에서 근로자가 추락한 사고 및 올해 아파트 재건축현장에서 유로폼(거푸집)을 작업발판 대용으로 사용해 작업 중 유로폼이 미끄러지며 재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2년에 가까이 다다르고 있지만, 법 적용을 받는 건설현장의 사망사고는 되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2022년 기준 1년 동안 건설사고 사망자는 전 사업장 사망자의 50%를 차지했고 대부분 건설 기능인들에게서 발생한 사고였다.안전사고를 줄이는 방법은 건설사의 몫도 있지만 기능인 스스로가 위험을 막는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사고유형을 보면 넘어짐, 추락, 협착과 장비 관리 부실로 인한 사례가 많았고 신규 기능인과 제3국 인력이 주요 대상이었다.신규 기능인은 색깔이 다른 안전모를 착용토록 해 현장
아파트 정비사업의 두 줄기는 재건축과 리모델링이다. 이 중 리모델링 사업 성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낮은 사업성과 까다로운 규제 때문이다. 특히 리모델링 사업성 개선의 핵심인 수직증축에 대한 규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정비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최근 1기 신도시를 포함해 수도권에서 추진 중인 리모델링 아파트 정비사업이 연달아 좌초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잠원한신로얄’이다. 1992년 준공된 208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는 수직증축을 추진해왔지만, 2차 안전성 검토에서 수직증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 정부는 건설현장의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극강의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사망사고를 내면 고용주까지 처벌할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비롯해서 감리자에게 부여된 공사중지 명령권을 강화해 이를 의무화하겠다는 개정안도 나왔다. 특히 공사중지 명령권은 건설기술진흥법의 전신인 건설기술관리법 제28조에 1994년 처음 등장한 이래로 여러 번의 개정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건설기술진흥법 40조 공사중지 명령권 관련 조항을 살펴보면, 건설사업자가 건설공사의 설계도서 및 시방서의 내용과 다르게 시공하거나 안전관리 의무
과거부터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자원인 물이 지나는 길이라는 의미에서 하천은 항상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수렵생활에서 농경시대로 바뀌면서 사람들이 강 주변에 모여 살며 도시가 만들어지고 주거 및 농경에 필수적인 물과 하천은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관리를 시작했다. 현대에 와서 치수는 물을 이롭게 잘 이용한다는 뜻의 이수(利水)와 분리돼 홍수로부터 안전을 다루는 방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하천을 관리하는데 있어 하천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천법 제7조에 따르면 하천은 국토보전상 또는
국토교통부가 최근 전국 5개 지구 8만호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수도권이 구리 토평, 오산 세교, 용인 이동 등 3곳이고 비수도권이 청주 분평, 제주 화북 등 2곳이다. 서울에 바짝 붙어 있어 사실상 ‘서울 생활권’이라 불리는 구리 토평을 비롯해 오산과 용인도 반도체 밸리 등에 가까워 실수요자들 관심이 높다.이번 발표는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주택공급에 신경 쓰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주택공급이 필요한데, 역대 정부는 이 부분에서 실수가 많았다. 수요가 풍부한 입지
요즘 ‘메가 시티’가 화두다. 수도권 일부 지역의 서울권 편입이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순망치한’ 즉, 이와 입술 관계이다. 전략적 보완 관계라는 뜻이다. 서울 때문에 수도권이 성장했고, 수도권 때문에 서울은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었다. 그 지역별로 서로 기능이 다르기에 같은 도시 권역으로 묶여도 나쁠 게 없다. 좋을 건 있다. 바로 도시규모가 커져 나타나는 이익 즉, ‘집적이익’이다. 행정구역 조정 여부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선택일 것이다. 지금 메가 시티 논란은 ‘몰림과 쏠림’ 현상 때문이다. ‘몰림과 쏠림
건설공사비 갈등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원자잿값과 인건비 인상은 물론이고 지속되는 고금리로 인해 재건축 사업으로 대표되는 민간공사 현장의 갈등은 터지기 직전의 폭탄과도 같은 상태이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조합 등 발주자도 물가상승에 의한 시공사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고는 있지만, 일명 ‘물가변동 배제 특약’으로 불리는 계약 조항으로 인해 쉽사리 계약금액 조정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물론 기획재정부까지 ‘물가변동 배제 특약’은 부당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지만, 아직 관련 판례가 나오지는 않아 혼란
어찌 이리 태평한가 싶다. 빚 이야기다. 한국의 가계와 기업 부채 증가가 위험 수위인데 정부나 금융권이나 너무 안일한 것 아닌가 해서 한 말이다.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를 더한 비율은 2022년 281.7%로 5년 전보다 42.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조사 대상 26개국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이 중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7년 92%에서 지난해 108.1%로 16%포인트 증가했다. 두 자릿수 증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가계부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지난 정부
시티팝이라는 대중음악 장르가 있다. 일본 음악계가 장르화했다. 거품 경제가 절정이던 1980년대 초에 유행의 첨단 자리를 차지했다. 대중음악 장르의 기원을 찾는 일은 미련스럽긴 하다. 그럼에도 구태여 시티팝의 원조를 찾아가면 도시 레저와 관련된 음악을 만나게 된다. 강이나 바다 위 요트에서 즐기는 삶을 노래한 음악과 연이 닿는다. 그런 연유로 시티팝은 도시에서의 삶에서 찾는 작은 기쁨, 관계, 만남 등을 담고 있다. 당연하게도 도시의 직장에서 일을 마친 후의 밤, 유희와 관련된 내용이 많다. 도시 안에서 풍요와 안락함을 느끼는 대중
건설공사 현장에 대한 동영상 촬영 의무화는 전문건설업계 입장에서 명약일까? 독약일까?건설공사 동영상 기록관리는 건설공사 현장의 부실공사 방지와 품질 및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실시해왔다. 국토교통부는 건설공사 정상화 방안에 건설공사 전 과정에 대한 동영상 기록관리를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기록관리는 시공과정 중 안전사고 발생 시 사고 조기 수습과 원인 분석을 통한 재발방지 측면에서 상당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완공된 시설물을 유지관리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을 때 원인 파악과 대책 수립에 활용하기
서민의 애환이 담긴 드라마라면 늘 등장하는 것이 집 문제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OTT 드라마 ‘무빙’도 예외는 아니었다. 세상을 주름잡던 현장 요원이 사무직으로나마 국가정보원에 남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바로 집 때문이었다. 소주 24병을 마시면서 괴로움을 달래야 할 만큼 싫은 직장이었지만 공무원 임대 아파트 연장을 위해 사표를 가슴 속에 접어 둔다. 집은 그렇다.드라마를 언급하지 않고도 대다수 서민 걱정의 9할은 집 문제일 것이다. 금리가 올라서, 또는 전셋집을 구하기 힘들까 봐 하루에도 수차례 걱정한다. 대한민국 국민 중 집
인류의 문명과 산업의 발전 역사에서 삶의 편의를 제공해 온 이동수단과 에너지 생산수단, 제품 생산수단 등은 물리적인 기계 장치에서 시작됐고 지속적인 개발과 동시에 다양한 분야에 적용됐다. 우주산업에 적용되는 많은 첨단 장치와 장비, 바이오 분야에 적용되는 시험 및 분석 장비, 에너지와 환경, 반도체 산업, 전지개발 등에 적용되는 기계 설비 등 전 분야에 걸쳐 개념 정립과 설계, 제작, 운영 등의 경험을 통해 발전해 온 것이다. 이러한 발전의 근간이 엔지니어링, 특히 전통 엔지니어링이다. 온도와 압력, 유량 등을 다루는 기술과 인간의
중앙대책본부 대처상황 보고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9일부터 23일까지 장마 및 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47명, 부상 35명, 실종 3명이었으며, 시설 피해도 공공시설 총 6897건, 하천제방유실 255건, 침수 190건, 상하수도 파손 107건에 달한다.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로 재해가 다양하게 발생함에 따라 저수지, 저류조, 지방하천, 국가하천, 댐 등 전체를 아우르는 분산형 물관리를 해야 하며, 노후화한 방재시설물과 인력에 대한 지속 투자와 관리가 필요하다.피해 원인을 살펴보면 대응 절차의 오류와 장마로 인한 유출률 증가
국민의힘에서 김포의 서울편입을 추진하면서 ‘메가서울’이 이슈로 떠올랐다. 김포의 서울편입은 향후 광명, 과천, 고양, 의정부, 안양, 하남 등의 서울편입론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부동산 시장과 국토발전전략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메가서울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기된 총선용 전략이라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수도권이 하나의 서울생활권을 형성하면서도 서울과 경기도로 나뉜 행정으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냥 정치 포퓰리즘으로 치부하기도 힘들다. 지난 30년간 구축된 1, 2기 신도시는 경기도에서
최근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방문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통해 기존의 기초·산업 중심의 건설 협력을 넘어 디지털화된 ‘스마트 인프라’ 협력으로 본격적인 ‘제2의 중동붐’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 북서부에 서울의 44배 규모의 미래형 스마트 시티를 조성하는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 프로젝트로, 전체 사업 규모만 총 5000억 달러(약 676조2500억원)에 달한다.우리나라 기업들도 네옴시티의 터널·건축 구조물과 항만 등 총 250억 달러(약 33조8250억원) 규모의
올해 건설하도급 공정거래 체감도 조사가 마무리됐다. 공정거래 체감도 조사는 대한건설정책연구원과 대한전문건설협회가 공동으로 전문건설업체들이 하도급거래 현장에서 느끼는 공정거래 정도를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2017년부터 매년 조사하고 있다. 하도급거래 실적이 있는 5000개의 전문건설업체를 대상으로 39개 항목에 걸쳐 상세하게 조사하기 때문에 다른 어느 조사보다 현실에 부합하는 조사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2023년 조사 결과 체감도 평균점수는 67.9점으로 나왔다. 2022년의 체감도 평균점수 68.8점보다 0.9점
서울시가 지난달 저층 주거지 정비모델인 ‘모아타운(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대상지 5곳을 새로 선정했다. 이로써 모아타운 후보지는 총 75곳으로 늘었다. 이와 함께 조합설립이 완료된 모아타운이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사업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모아타운은 기존 소규모정비사업의 단점을 보완했다. 단순히 일정 규모의 노후주택을 새로 짓는 게 아니라, 아파트 단지의 형태를 갖추고 커뮤니티 시설 등도 넣을 수 있도록 했다. 모아주택 여러 개를 블록 단위로 모아 새 아파트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모아타운에 주목하는 이유는 서울은 물론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