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부쩍 가계부채가 위험하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79조8000억원으로 8월 말 대비 4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예금은행에서의 가계대출은 4월부터 증가세를 기록한 뒤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 중이다. 은행권만을 대상으로 하는 가계대출 통계의 속보치 말고 우리나라 전체의 정확한 가계대출을 보면, 2023년 2분기 경제 전체의 가계신용(가계부채) 규모는 1862조7809억원으로 1분기보다 0.5% 증가했다. 최근의 증가율은 작년 4분기 전기 대비 -0.2%, 올해 1분기 -0
국가계약법 제5조제1항은 ‘계약은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체결돼야 하며, 당사자는 계약의 내용을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이행해야 한다’고 계약법의 기본원칙을 다시 한번 선언하고 있다. 동법 제5조제3항은 더 나아가 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상대자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 또는 조건을 정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국가계약법 제19조는 계약을 체결한 다음 물가변동, 설계변경, 그 밖에 계약 내용의 변경으로 인해 계약금액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계약금액을 조정하도록 하고
한국 경제는 혼자 흔들림 없이 설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이 없다. 자원이 없고, 내수를 받쳐줄 인구가 많지 않고, 후발 경제국이고, 그래서 지금껏 주로 수출로 먹고살아 온 것이다. 정부가 위기 때마다 안심하라고 말하는 한국 경제의 튼튼하다는 펀더멘털(기반)은 이렇게 번 돈을 모아 놓은 보유외환 등이 꽤 된다는 뜻이다.2023년은 이런 한국 경제 틀이 바뀌어야 하는 계기가 될지 모르겠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의 최대 수출국 중국의 리오프닝이 시작됐지만 결과가 시원찮았다. 또 다른 거대 시장 미국은 한국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기
건설이라는 용어가 의도되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되는 중이다. 한국건설을 대표하는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30대 건설업체 단체에 속한 기업명에 건설이 포함된 회사가 40% 이하다. 건설기업이 사명에서 건설을 지우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이른바 ‘건설 탈출’이 시작되는 것 같다는 한탄이 나온다. 올해 9월까지 자진 폐업한 업체 수가 405곳에 이른다고 한다. 2006년 이래 폐업 수가 가장 많다는 것이다. 부동산 PF 급감과 자금난 등으로 경영난에 이어 부도직전까지 몰린 업체수가 규모와 관계없이 늘어나고 있다.건설업에 몸을 담고 있는 기술인까
대형 구조물 붕괴사고들이 발생하면서 건설현장의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한 정책들이 하나둘씩 쏟아지고 있다.국토교통부는 최근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시공능력평가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개선안은 2014년 이후 9년 만에 신인도평가 비중을 확대하고 안전과 품질을 평가하는 항목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형 구조물 붕괴사고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와 광풍이 불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임에 틀림없다.공사 실적이 아무리 많아도 신인도평가에서 감점을 받게 되면 시공능력평가액은 줄
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인사들이 잇따라 고금리 지지 발언을 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은행 총재는 “다음달 FOMC 회의 때 미국 경제가 9월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면 나는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에서 대표적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분류되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도 “나는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지만 인하 역시 마찬가지”라며 “동결을 원하며 오랫동안 지금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고 했다.이같은 Fe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철근 누락 아파트와 관련해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는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많은 방안이 나왔다. 그중에는 현장감리를 원활하게 하도록 스마트건설기술을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스마트건설기술이 잘 개발돼 있어야 하고 또한, 감리자가 그 기술을 잘 습득해 활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최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건설정책리뷰:스마트 안전기술 동향분석과 시사점’을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 안전기술 특허출원은 2018년을 기점으로 증가하고 있고, 출원 건수와 출원인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규제혁신 전략회의에서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되는 킬러규제 혁파’를 강조했다. 대통령 말씀처럼 오늘날 먹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일도 없는 것 같다. 먹고 살기 위해 일도 하기 때문이다. 다만, 단순히 먹고 사는 것보다 잘 먹고 잘 살아야 하고, 공동체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는 ‘함께’ 잘 먹고 잘 사는 가치가 필요하다.말의 의미를 좀 더 풀어보면, 규제는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규제에는 법규뿐만 아니라 관행도 포함된다. 일을 하는데 있어 불합리한 법규나 불공정한 관행은 ‘함께’ 잘 먹
서울 용산정비창 부지에 ‘서울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지 얼마나 됐을까. 50만㎡ 규모에 달하는 부지에 세간의 이목이 쏠린 건 2005년이었다. 당시 철도청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 전환하면서 떠안은 4조5000억원의 부채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코레일은 보유하고 있던 용산정비창 부지를 개발해 부채를 털어내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그렇게 긴 여정이 시작됐다.당시 서울시가 한강 경관 개선을 고려해 한강변에 있는 서부 이촌동까지 아우르는 통합 개발을 인허가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에 사업비 규모가 31조원으로 불어
불법하도급은 ‘내로남불’이다. 그래서 특징이 따른다. 하나, 윤리에 상대성이 적용된다. 자신에겐 이유가 있고, 남에겐 이유가 없다. 다른 하나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그렇다. 하지만 역설적이다. 한국 건설산업 선진화를 위해 꼭 해야 할 것이 바로 불법하도급 근절이다. 앞서 언급했다. 불법하도급은 현실적으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이는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불법하도급은 매우 만연해 있지만 엄밀히 말해 범죄에 속한다. 쓴소리를 하자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할 산업 내에 범죄가 만연해 있다는 뜻이 된다. 그 범죄를 저지른
주택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전국 아파트 가격 양극화 양상은 심화되고 있다. 두고볼 수만은 없었던 정부는 추석 전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 번의 주택 대책으로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리 없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책 대응을 긴밀하게 해나가야 한다.부동산 정책 관련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온 역량을 쏟아부어도 모자랄 시점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터질 것이 터졌다.감사원이 최근 부동산 가격과 고용 통계, 가계소득 분야 국가 통계를 조작한 혐의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
지난 7월15일 충북 청주시 미호천교 확장공사를 위해 설치한 임시 제방이 붕괴되면서 쏟아져 나온 미호강 강물로 청주시 오송읍에 있는 궁평2지하차도(436m)가 물에 잠겨 지하차도를 지나던 운전자 등 14명이 숨지는 등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폭이 좁은 미호강에 설치된 수많은 도로, 철도, 가설교량, 가설도로 기둥이 물의 흐름을 막은 것과 사고 후 수습에 나선 정부의 일관성 없는 행정 부재로 사고를 더 키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미호강교 가설교량, 가설도로는 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통과하는 교각 사이로 단면적이 좁아 물의 적체를
백약이 무효다. 지역의 도시와 마을들이 꼼짝없이 스러져간다. 진보, 보수 관계없이 정권마다 도시 재생, 마을 르네상스, 지역 활성화 별별 슬로건을 동원했건만 사정은 좋아지질 않는다. 지자체에서 내세운 장밋빛 청사진은 사기에 가깝다고 할 만큼 현실과 거리가 있다. 나날이 나빠지는 제 마을의 사정을 온몸으로 다 맞는 주민들은 거짓 공약임을 알고 있지만 오랫동안 겪은 탓에 무덤덤한 표정이다. 희망 갖는 일이 때론 더 고통스럽기에 희망과 대안에 대해 입을 닫고 산다. 세상 여론을 주도하는 수도권은 아예 이 문제에 입을 닫고 눈도 지그시 감
하도급법상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건설위탁을 하는 경우 및 건설위탁을 한 이후에 해당 계약내역에 없는 건설위탁 또는 계약내역을 변경하는 위탁을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이와 관련된 건설위탁 계약서를 교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서면을 미교부하는 행위가 여전히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되고 있는데, 공정위에 적발되는 서면 미교부 행위는 대부분 추가공사를 위탁하면서 발생하고 있다.건설위탁 계약을 체결한 후 시공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계약 내역 이외의 추가공사가 발생하는 일이 나타나는데 이때마다 추가공사
필자가 사는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주차면 상당부분은 몇 달째 주차금지 띠가 둘러쳐져 있다. 천정 배관에서 흘러나온 물 때문이다. 주차난을 생각하면 빨리 보수가 됐으면 싶은데, 영 진전이 없다. 이 아파트는 분양된 지 갓 2년이 넘었다.새 아파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생각보다 크다. 입주한 지 얼마되지 않아 누수된다든가, 창호 사이가 들뜬다든가 심지어 벽에 금이 가 있더라는 불만은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입주자들은 행여 집값이 떨어질까봐 속앓이를 할 뿐 대놓고 말도 못 한다. 최근 철근 누락 전수조사 결과를 본
최근 2/4분기의 경기지표가 발표되면서, 하반기 건설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GDP는 전 분기 대비 0.6% 성장했으며, 건설투자는 이전 속보치의 -0.3%에서 -0.8%로 하향 수정됐다. 이는 토목건설투자의 감소에 기인하는 바가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도 올해 상반기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대비 2.1%, 하반기에는 -0.5%, 2024년 상반기에도 -2.5%, 하반기에는 2.0%로 반등하나 전체적으로 건설경기는
근로복지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온열질환 산업재해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온열질환 산업재해로 승인된 건수는 총 117건이며 이 중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19건으로 나타났다.작년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에 열사병이 포함되면서 1년 내 3명 이상의 열사병 환자가 발생하거나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한 사업장은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별표1에 따르면 고열작업 또는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하는 작업으로 발생한 심부 체온 상승을 동반하는 열사병을 직업성 질병으로
최근 만난 업계 인사들의 공통 관심은 이른바 ‘9월 위기설’이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9월1일 부동산 공급 대책 발표 방침을 밝히면서 “9월 위기설은 없다”고 일축한 게 되레 궁금증을 자아낸 모습이다.업계 관계자들은 시중에 떠도는 자영업자 대출이 코로나19 대출 지원 종료와 맞물려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위험 등을 위기설의 근거로 추정했지만, 이는 최악의 경우 만기를 연장하면 그만인지라 대통령실이 나서 진화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는 분위기였다.중국발 세계 경제 위기설도 현재까지 호재이
얼마 전 발표된 정부의 2024년도 연구개발(R&D) 예산 배분의 골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 R&D와 국방 및 안전, 탄소중립 등의 국가 임무수행을 위한 필수 R&D, 그리고 효율화와 내실화, 통합화, 유연화를 위한 R&D 투자의 비효율 개선이다. 하지만 국가의 중차대한 전략과 예산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그 논리성과 투명성, 그리고 공청회 등을 통해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됐는지 그 과정을 제대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국가 R&D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과정에 따른 다양한 요건들을 고려해야 한다. 먼저 국가 R&D 전략
재건축조합과 시공사 간의 공사비 검증 관련 문제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의 제도적 보완에 대한 논의가 있다. 가끔 분쟁당사자 중 공사비 내역서가 없다는 점이 분쟁을 더 야기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고, 공사비 내역서 때문에 더 문제가 된다고도 한다. 그러나 과연 공사비 내역서를 모두 도입하거나 없애면 더 좋을까? 어떠한 이점과 단점이 있을지 우리는 건설공사 발주제도에 대한 이해를 보다 입체적으로 한 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논의에 앞서 ‘계약자유의 원칙’은 근대 민법의 3대 원칙을 이루고 있는 원칙으로서, 우리 법원에서도 당사자 간 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