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국내와 해외시장, 국내의 경우 민간과 공공부문 가운데 그 어디에 초점을 맞춰 기업은 역량을, 정부는 정책을 선택하고 집중할까? 연말연시가 다가오면 대부분의 건설 주체들이 특히 관심을 가지는 것은 정부의 선택 방향일 것이다. 정부가 정책이나 지원의 주안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기업의 경영 방향은 크게 달라져야 하는데, 이는 건설업은 금융업 못지않게 정책 의존성이 강한 산업이기 때문이다.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이나 정부가 밝혀온 건설산업에 대한 정책방향은 ‘민간투자 강화’와 ‘해외건설 진출 활성화’, 이 두 가지로 귀결될
백과사전에서 ‘치킨게임(Chicken Game)’은 ‘2대의 차량이 마주 보며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 1명이 방향을 틀어서 치킨, 즉 겁쟁이가 되거나 아니면 양쪽 모두 자멸하게 된다는 게임의 이름으로, 1950~70년대 미국과 소련 사이의 군비경쟁을 꼬집는 용어로 차용되면서 국제정치학 용어로 굳어졌다. 지금은 흔히 한 국가 안의 정치나 노사협상, 국제외교, 산업 등에서 상대의 양보를 기다리며 파국으로 끝나는 사례를 설명할 때 많이 사용된다’고 설명하고 있다.이와 함께 제로섬게임(Zero-Sum Game)은 ‘승자의 득점과 패자의 실점
본지가 창간 36주년을 맞아 특집호를 준비하면서 주제를 ‘전문건설도 기업승계를 준비할 때다’로 잡아 제1618호(2022년 11월28일자)를 발간했다. 전문건설업 면허제도가 도입돼 시행에 들어간 때가 1981년 12월31일이니 40년이 지나 한세대가 훌쩍 넘었고, 단종면허 도입(1975년 12월31일) 기준으로는 50년에 육박하고 있으니 이제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해 이같은 주제를 택했다. 깊은 역사만큼 현실적으로도 전문건설사업자 약 5만명 가운데 대표의 연령분포가 70대 이상이 6.1%, 이들을 포함한 60대 이상이 35.5%를 차
정부가 건설산업을, 건설기업을 대접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지만 대놓고 규정으로 정해 건설기업만을 대접하는 제도가 존재한다. 국토교통부의 ‘건설사업자간 상호협력평가제도’다. 상호협력평가 우수업체로 평가될 경우 조달청과 지자체의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최대 5점 가점을 비롯해 적격심사, 종합평가 및 종합심사에서 가점을 주고 시공능력평가액 산정 시에도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공공공사 입찰은 불과 단 1점 차이로 낙찰 여부가 갈리는 만큼 상호협력평가 등급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무시 못 할 혜택이어서 매년 3000개 내
지난 16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가 정부, 건설업계와 가진 ‘공정과 상식이 바로 선 건설현장을 위한 규제개혁 간담회’에서 건설업체들이 쏟아낸 건설노조의 부당·불법행위 사례들은 황당하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인가받은 노동조합이 아니거나 노조원이 없는 현장에도 노조 전임비 요구하기, 조합원 속에 불법 외국인(침투조)을 섞어 현장에 들여보낸 후 고소·고발을 빌미로 요구 관철하기, 조합원 적정 고용률 통보하기, 요구 거부 시 현장입구에 10원짜리 동전 수천개 뿌려 줍는 척하며 봉쇄하기, 불법 외국인 색출 명분으로 일반근로자
건설업이 이제야 정부로부터 대접받기 시작했다는 느낌이다. 정부가 45년 이상 업력으로 경제·사회적 기여가 크고 지속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을 선정하는 명문장수기업에 건설업도 포함하기로 한 데 이어 지식산업센터 업무지원시설 입주 가능 대상을 사실상 전 업종으로 확대하기로 해 건설업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우선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달 17일 경제 규제혁신 TF(태스크포스) 회의에서 ‘제1차 중소벤처 분야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했는데,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명문장수기업 확인 요건 중 업종제한 폐지 및 업종 유지조건을 완화
“이게 무슨 상호허용인가? 일방허용이지”현재 전문·종합건설업종 간 상호시장 진출 허용제도를 바라보는 전문건설업체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지금 전문업체들이 공사입찰 과정에서 직접 겪고 있는 과잉되고 일방적인 제약은 정부가 제도를 도입하며 전문건설업계에 제시했던 온갖 비전이 단지 업계의 반발을 막기 위한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들게 만든다.본지 취재에서 드러난 상호시장 진출을 허용하는 종합공사에 참여하려는 전문건설업체들에게 일선 발주기관들이 내걸고 있는 조건들은 업체들이 보기에는 ‘가관’이다. ‘일부러 참여하지 못하도
돈줄이 마르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주요 원인은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자재, 인건비 등 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부동산 개발사업의 사업성이 급격하게 떨어져 그동안 사업의 돈줄 역할을 해 오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급 주체들인 금융기관 등이 발을 빼 PF 대출이 부실해지고 더불어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막히면서 사업이나 기업은 물론 사회적으로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최근까지 이어진 부동산 경기 호조로 부동산 PF가 급증했고 그 대출 잔액 규모는 2013년 말 35조2
본지 취재결과 공동주택 하자를 빌미로 한 ‘기획소송’이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업체를 상대로 한 기획소송이 하자 문제만 있는 건 아니다. 근로자의 부당해고, 수당이나 퇴직금 미지급,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서체(글꼴) 부당이용 등 갖가지 이유를 들어서 건설업체를 곤혹스럽거나 귀찮게 만들어 돈을 받아내기 위한 황당한 무고성 소송 및 고발사건이 일거에 발생하는 경우 업체들은 기획된 것으로 받아들인다.소송과 고발 원인은 다양하지만 진행되는 과정은 대동소이하다. 하자 기획소송은 법무법인이 조사나 진단 등을 자체 비용으
‘직할시공제’라는 제도가 있었다. 발주기관이 종합건설업체에게 원도급 발주를 않는 대신 주요 공종별 전문건설업체를 직접 선정해 투입하는, 건설도급구조를 3단계에서 2단계로 줄여 공사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도였다. 2009년 도입 당시 선진국에서 쓰이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민간분야에서 성공사례가 꽤 있어서 전문건설업계의 기대는 컸다.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분명했다. 주택 분양가 인하 효과는 물론 △하도급 관행 등 건설산업 불공정거래 개선과 투명성 확보 △직접시공에 따른 건설생산원가의 DATA 확보 △실적공사비 체계구
정부가 이달 17일부터 11월 말까지 관계부처 합동으로 실시하려고 하는 건설현장의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일제 점검·단속에 건설업계는 기대가 크다. 건설업체들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노동조합의 자기 조합원 채용 강요, 건설현장 출입방해·점거, 부당한 금품요구 등 불법행위들인 데다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경찰청까지 합세해 가용인원을 총동원해 대대적이 될 것이라고 국무조정실이 밝혔기 때문이다.점검·단속 대상 건설현장은 피해신고가 접수된 현장뿐 아니라 다수인원 참여 또는 2개 이상 단체 명의로 집회신고가 된
정부의 건설산업 홀대는 익히 겪어와서 익숙한데도 최근 본지 취재를 통해 확인된 정부의 ‘건설업 패싱’ 행태와 담당자들이 왜 그렇게 했는지 내놓는 변명을 보면 건설업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지적은 하지만, 지원은 없다’, 이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본지 취재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근로환경개선 지원예산을 편성하면서 건설업만 제외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 지난 8월부터 상시근로자 20명 이상 사업장 혹은 공사금액 20억원 이상 공사현장은 휴게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고, 설치하지 않거나 미흡할 경우 최대 1500만원의 과
건설업계 종사자들이 건설업의 특성 가운데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 항목이 하나 있다. 연말만 되면 자본금 기준을 짧게는 두 달에서 길게는 넉 달까지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12월 말을 기준으로 앞뒤 두 달 동안 자본금을 맞춰 놓지 않으면 건설산업기본법상 등록기준 미달 평가를 받아 등록 취소가 될 수도 있다. 예전에는 매년 확인했는데 지금은 등록담당 기관에서 임의로 확인한다는 것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그 시기에 그 자본금을 맞춰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따라서 연말만 되면 합법적으로든 어떻게든 자본금을 맞추기 위해 업체들은 골머리를 앓
내년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입하는 정부 예산이 올해보다 10% 이상 깎인 25조1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 2일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전체 예산은 올해보다 5.2% 늘린 639조원을 책정하면서도 SOC 예산은 2조8000억원(10.2%)이나 삭감했다. 재정기조를 건전재정으로 전면 전환하기 위해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면서 SOC를 희생양 삼은 느낌이다. 이 정도면 ‘홀대’다.이같은 홀대는 기시감이 든다. 이전 문재인 정부에서도 집권 이후 첫해인 2018년 SOC 예산을 전년도보다 20% 삭감한 17조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추수의 계절에 맞는 추석은 풍족해야 한다. 이런 분위기를 띄우듯 올해 추석을 앞두고 전문건설사들의 하도급대금을 조기에 지급하는 정부와 지자체, 대형업체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민간에서도 대형 그룹사는 물론 중견 건설기업들도 동참하고 있단다. 과거에는 정부의 등 떠밀기식 압박에 못 이겨 극소수 기관과 기업들만 참여했으나 최근에는 대·중소기업 간 상생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분위기다.하지만 여전히 정부와 지자체들은 추석을 앞두고 공사대금과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고 있는지 신고센터를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약칭 국가계약법은 제1조에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함으로써 계약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함’을 그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제5조(계약의 원칙)는 ‘계약은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체결돼야 하며, 당사자는 계약의 내용을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이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1995년 1월5일 제정돼 20년 가까이 시행돼 온 국가계약법이 왠지 최근 도전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적당히 뭉개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
‘유래 없는’ ‘100년 만에’ ‘초유의’ ‘역대급’…최근 이런 단어를 주로 듣는 분야는 좋은 쪽보다는 나쁜 쪽이다. 현재 온갖 피해를 가져온 폭우를 비롯해 코로나, 전쟁, 고물가에 이어 폭염, 태풍은 물론 폭설, 한파와 부족사태(건자재, 인력), 미세먼지(황사), 지진 등 갖가지 재해다. 건설현장에서는 불가항력의 천재지변이다.‘사람의 힘으로 저항하거나 막아 낼 수 없는 힘’이란 뜻의 불가항력(不可抗力)은 외부에서 생긴 사고로부터 오는 손해의 발생이 사회 통념상의 주의나 예방, 즉 그 방지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건설사업자의 사무실은 자본금, 기술능력과 함께 법으로 정하고 있는 기본 자격이다. 이같은 ‘사무실’이 건설업계에서 현재 때아닌 논쟁거리로 불거져 눈길을 끌고 있다. 정리를 하자면 두 가지 상황 때문에 촉발됐다.첫째,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건설업 부적격업체(페이퍼컴퍼니) 입찰 사전단속을 실시하면서 지식산업센터 등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건설기업들을 사무실 기준 미달로 규정하고 낙찰자격을 박탈하는 등 행정제재를 가하고, 심지어는 퇴거명령까지 하고 있다.두 번째는, 전문건설과 종합건설의 상호진출이 허용된 시장에 참여하는 건설사업자의 상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知斧斫足)는 속담이 있다. 믿었으나 배신을 당했을 때 쓰는 속담이다. 건설업체들에게 공공공사는 ‘믿는 도끼’와 같다. 사실 따지고 보면 공공공사도 공사비는 박하다고 한다. 특히 전문건설업체의 경우 저가 하도급을 방지하는 제도가 있다 해도 낙찰받은 공사비가 이윤을 크게 남길 정도는 아니라는 게 업체들의 전언이다. 즉 공사비만으로 따졌을 때는 옴치고 뛸 수 있는 여지가 적어 큰 이득(메리트)이 있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이런데도 전문건설업체들이 믿는 도끼로 받아들이는 건 공사대금을 못 받거나 늦게 받거나 하지 않
최근 전문건설업계가 조달청의 규제 개선 공모에 몇 가지 개선안을 제시했다. 조달청이 자발적으로 공모해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를 고쳐보겠다고 의지를 보여 반가운 일이지만, 한편으로 대한전문건설협회가 추려서 조달청에 제출한 규제 개선 건의항목들을 보면 ‘이런 게 아직도?’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 비상식적인 규정들이기 때문이다.몇 가지를 보면, 발주기관이 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 등)을 통해 설계도면 등 설계서를 게재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전자정부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코로나19로 전 산업분야의 언택트(비접촉) 문화가 일상화됐는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