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살자이’ ‘통뼈캐슬’ ‘흐르지오’이 단어들을 최근 SNS에서 한 번은 본 적 있을 것이다. ‘K-건설’이 어쩌다 이런 조롱과 야유를 받게 됐는지 답답한 마음까지 든다.GS건설의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태 후폭풍이 한국 건설업 전반을 휘감은 분위기다.GS건설 사태를 기점으로,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뿐만 아니라 전국 민간아파트로 부실공사 점검 범위를 넓혔다. ‘혹시 우리 아파트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국민들도 늘어나는 모습이다.하지만 여기서 이런 의문이 생긴다. ‘무량판’ 구조의 아파트
올해 초만 해도 2023년 한국 경제의 방향성은 상저하고(上低下高), 즉 상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나 하반기 이후 경기가 개선되는 흐름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대해 정부나 국책연구기관들은 물론이고 민간에서도 비슷한 시각을 가졌었다.그러한 전망의 배경에는 대외적으로 미국 경제가 연준의 고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과 특히 중국이 작년 12월 그동안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고 시장을 재개방했다는 우호적 대외 여건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작년 10월 이후 지속되던 우리나라의 수출
지난 7월25일 한국은행은 2분기 국내총생산 속보치를 발표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1분기(1.9%)에 이어 연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속보치는 증감률만 발표하고 건설투자액을 별도로 발표하지 않지만, 개략적으로 추정해보면 올해 상반기 건설투자는 약 125조2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122조6000억원에 비해 2.1%(2조6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그런데 최근 타 건설지표나 기업심리(BSI) 등을 생각해보면 증가한 건설투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올해 상반기 건설수주는
‘9월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진앙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지목된다. 글로벌 경기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인 만큼, 국내에서도 리스크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PF대출에 대한 밀착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다.위기 신호는 여러 경로로 감지된다. 지식산업센터 부문의 신호가 강하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승인받은 전국의 지식산업센터는 1511곳이다. ‘지산 붐’이 일었던 3년 전인 2021년 7월 1247곳이 승인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 부문에서의 공급과잉과 돈맥경화가 얼마나 심각한
인천국제공항 1단계 여객청사 공사현장에 CCTV를 설치하려는 계획이 공개되자 원도급사는 물론 작업반장들이 반발했었다. 이유는 현장 감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무시하는 행위 때문이라는 것이다. 공단이 CCTV를 설치하려는 목적은 위험물과 들쥐를 감시하기 위해서였다. 최근 부실공사와 인명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자 극단적 조처로 서울시가 관내 공사현장에 CCTV를 설치해 부실공사를 원천차단하기로 했다. 일부 건설사가 민간공사에 도입하기로 화답했다.필자 견해로는 부실공사 빈도는 낮아지겠지만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인명사고도 여전히
이번 무량판구조의 사고는 근본적으로 설계 누락, 감리에서 설계구조에 대한 검토 미흡, 시공사들의 관리부실, 전문업체들의 시공능력 부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발생한 사고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단계별 절차에서 각자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설계는 어떤가. 건축사사무실에서 구조기술사가 있는 회사에 용역 의뢰해 설계도면을 납품받은 후 후속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현장을 총괄 지휘하는 시공회사의 조직을 살펴볼 때 주택법에 의한 기술자들을 배치하는 것은 이해하더라도 최소한 건축시공기술사가 1명은 상주해야 하지 않을까
2년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직원들의 땅투기로 국민들의 눈총을 받더니 이제는 무너진 아파트로 전 국민을 불안 속으로 몰아넣었다. 주차장 붕괴 이후 무량판 아파트 전수조사와 보강을 비롯한 후속 조치들이 속도를 내는 듯했지만, 이 과정에서 여기저기 허점이 발견되며 더더욱 신뢰를 잃었다. 이에 대한 LH의 대응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과연 LH가 혁신이 가능하긴 한가’ 의문까지 들게 했다.검단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국토교통부와 LH가 전수조사 방침을 발표하며 줄곧 강조했던 것은 바로 ‘투명하게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난 4월29일 인천 검단에 위치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설계오류와 부실시공, 건설사업관리자(감리자)의 관리부실 등 원인과 정도도 제각각이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부실이다. 이번 붕괴 사고는 선진국 문턱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을 여실히 드러냈다.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재발방지 대책으로 무량판구조의 심의절차 강화 및 전문가 확대, 검측절차 강화 및 관련 기준 연계 보완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런 대책만으로는 근본원인을 해결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건설을 둘러싼 사고,
납품대금연동제가 올해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예를 들어 납품대금의 일정 비율을 차지하는 원재료가 기준 이상 가격변동 시 의무적으로 계약금액을 조정하도록 약정하는 것이다. 국제 원자재가격 및 시중물가의 앙등이 지속된 가운데, 수탁을 받아 납품하고 있는 중소기업에게 거래대금의 적정한 조정을 꾀하는 납품대금연동제가 중요한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계약은 지켜져야 한다(pacta sunt servanda)’는 라틴어 법격언처럼, 본래 민법의 기본원칙은 ‘계약준수원칙’이라 할 수 있으며, 이에 법원에서도 사정변경을 통해 계약을 해제하거나
2년 전 입주한 새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에 물이 샌다. 주차면 위의 천장 배관에서 누수가 발생해 일부 주차면은 폐쇄됐다. 몇번 보강공사를 했는데도 잘 안되는지 주차면은 여러번 개방과 폐쇄를 반복했다. 하자 보수기간인 2년이 넘어서자 시공사와의 법적 분쟁도 생겨 아파트 커뮤니티에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갑론을박, 한동안 꽤 시끄러웠다. 지난해부터 유독 건설현장에 사고가 많았다. 건설 중이던 아파트 외벽이 무너지고, 이어 지하주차장이 무너졌다. 결국 해당 아파트들은 다시 짓기로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건설사의 대책은 발빨랐지만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십니까?” 요즘 유행하는 인사말이다. ‘유토피아’가 아니라 ‘디스토피아(dystopia)’이다. ‘디스토피아’는 한국 건설업이 갖는 편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편견을 무시해선 안 된다. 수요패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철근 누락으로 인해 공공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한다. ‘순살 아파트’란 말까지 등장했다. 헛소문도 문제다. 엉뚱한 건설업체들을 겨냥하기 때문이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쉴러 교수는 부동산 가격 결정 과정에 비이성적 행태가 개입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헛소문은 사실보다
지난 6월27일 국내 최고층 13층 철골모듈러 아파트(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의 준공식이 있었다. 해당 아파트는 정부 지원의 국가 연구개발(R&D) 결과물이다. 앞서 우리나라 모듈러 건축공법의 고층화 기술 자립과 선진화를 목적으로 국토교통부 및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전격적인 지원 아래 2013년 4월 중고층 모듈러 연구단이 출범했다. 연구단의 주관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맡았고, 아주대학교와 서울대학교가 협동기관으로 참여했으며 국내 현실에 가장 적합한 13층 철골모듈러 아파트의 표준 기술을 제시했다. 국가R&D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
“정말 이 정도였나, 이 정도까지 엉망이었나” 하며 깜짝 놀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은 전국 15개 아파트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를 계기로 전국에 건설 중이거나 입주한 LH 단지 중 사고 아파트와 같은 무량판 구조로 시공한 단지를 점검해 발표한 결과다.이 중 5개 단지가 입주를 마쳤다. 4287세대 규모다. 이 사람들은 불안해서 어떻게 사나 싶다. 민간 아파트까지 같은 구조로 시공된 사례를 확대·조사하면 그 수가 얼마나 늘지 알 수도 없다. 민간 현장
‘영끌 현상’은 지난 대선에서 정권 교체에 일조를 했을 만큼 큰 사회 의제였다. 그 현상을 진정시킬 만한 긍정적 사회적, 정책적 조처가 있진 않았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잠잠해진 느낌이다. 최근 한국 청년 세대에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인가’를 물은 설문이 있었다. 무려 41.6%가 ‘주택 장만’을 1위 고민으로 손꼽았다. 2위인 ‘가족의 건강’ 걱정은 15%였음을 감안하면 집 장만은 온몸을 짓누르는 강박이라 말할 만하다. ‘영끌’할 소지는 아직도 충분히 큰 셈이다. 그럼에도 마치 해결된 것처럼 ‘영끌 현상’이 소강 국면에 접어든 까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1년 반이 지났다. 이후 지난해 11월30일 중대재해감축로드맵이 발표됐다. 사망 사고는 감축로드맵을 실시한 뒤로 12% 정도 축소됐으나, 50억원 이상 현장에서는 오히려 10% 이상 증가했다는 통계가 나온다. 중대재해 만인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5위이며, 0.29명 정도 유지를 목표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을 살펴보면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 및 보건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
여름철 집중호우 피해가 연례행사처럼 돼 버렸다. 작년 8~9월에 포항과 서울 일대의 물난리를 다뤘는데 1년 만에 또 비슷한 주제로 글을 쓰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올해는 충청권을 포함한 남부지역에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산사태 피해가 컸던 경북에서만 사망 및 실종자가 30명 가까이 나왔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는 근처 미호강이 범람하면서 물에 잠겨 차량 16대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집단참사를 당했다. 예보된 호우에 정부도 “과도할 만큼 선제 대응”을 다짐했지만, 이번에도 대규모 인명과 재산
고금리가 건설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당연한 상황이다. 건설업의 경우 제조업에 해당되는 생산 비용이 천문학적이어서 외부 금융기관의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입을 우리는 PF(project financing)라 부른다. 그런데 지금과 같이 부동산 시장이 약세이면서 동시에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높아지면 현금 흐름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PF 사업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그 정도가 심각할 경우 신용을 공여한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지면서 자칫 금융시스템 전반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현재 PF 시장의 현황을
건설업은 산업적 특성상 경영안정성 제고를 위한 효율성 강화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건설업이 다수의 생산자가 수직적인 하도급구조로 참여하고 있어 하나의 기업이 부실화되는 경우에 연쇄적으로 생산에 참여하는 기업까지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생산요소 확보의 어려움 등은 건설업의 위기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의 효율적 운영을 통한 경영 안정성 확보는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특히 다수의 영세한 기업규모적 특성으로 인해 전문건설기업의 경영안정성 확보가 더욱 필
‘영국 크로이든 타워(50층), 싱가포르 애비뉴 사우스 레지던스(56층), 호주 라 트로브 타워(44층)’이들 고층 건물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모듈러 공법’으로 지었다는 것이다. 모듈러 공법은 말 그대로 주택의 일부를 모듈로 만든 뒤 현장에서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 완성하는 방법이다. 기본 골조와 전기 배선, 현관문, 욕실 등 아파트의 70~80%를 공장에서 미리 만든다. 해외 주요 국가에서 이미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의 경우 전체 주택시장에서 모듈러 공법 활용 비중이 45%에 달한다. 이에 비하면 국
작금의 건설시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건설투자 전망도 어둡다. 특히 올해 1/4분기의 실적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건축 부문의 위축이 크게 나타났다. 경기선행지수인 건축허가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었고 올해 건설투자여건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건설업 자금조달 여건이 어렵다.이러한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2020년 이후 업역 간 상호시장개방의 성과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상호시장개방이 허용된 161개의 현장에 대한 하도급 규정 준수 여부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