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종말론’이 번지고 있다. 인구 때문이다. 의 저자 맬서스는 인구 증가 때문에 종말이 올지 모른다고 걱정했는데 지금 지방은 인구감소 때문에 종말을 걱정하고 있다. 한국에선 ‘지구 종말론’보다 ‘지방 종말론’이 훨씬 더 심각하다. 수도권 사람들 중에 지구 종말을 걱정하는 이는 많지만 지방 종말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지금 지방엔 빈집들 빼고 모든 것이 사라지고 있다. 이런 문제 제기가 약간 새삼스럽기까지 하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어서 그렇다. 행정안전부가 지방소멸 위기에 맞서 부랴부랴 ‘지방시대위원회’
11년 만의 서울 홍수라 한다. 2011년 우면산 산사태를 가져온 폭우 이래 다시 강남을 난장판으로 만든 비가 내렸다. 호화스러운 도심이 물에 잠기고 자동차는 헤엄을 치는 모습을 연출했다. 최첨단 교통 시설과 장비가 먹통이 되는 순간을 대하면서 시민들은 스스로 무력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미디어는 허둥대는 시민을 화면에 잡고 피해당한 이들을 인터뷰하느라 분주했다.뉴스는 무력감과 놀란 표정, 한숨을 담기에 바빴다. 하지만 왜 다시 10여년 만에 이 난리인지 세심히 따지지는 않았다. 강남 스타일로 전 세계에 최첨단 도시임을 자랑한 그곳이
최근 다시 시작되는 코로나19의 재확산 그리고 인플레이션,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경고 등을 보면 아직 한국 경제가 코로나 위기 이전의 모습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그런데 우리가 최근의 경제 현안들에 시선을 빼앗겨서 그렇지 가장 중요한 화두를 잊어버리고 있다. 바로 한국 경제 최대의 화두인 ‘secular stagnation(구조적 장기침체)’이다. 쉽게 말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추락한다는 의미이다. 그 원인들도 지금과 같은 대외적인 요인이 아니라 오로지 국내 요인에 있다는 것이 더 충격적이다. OECD가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초대박을 터트렸다. 평균 시청률이 1%에도 못 미치는 ENA라는 드라마 중심 채널에서 이 드라마의 5회 방영분이 전국 시청률 9.1%를 넘겼고 수도권 기준으로는 10.3%를 기록했다. 드라마를 제작한 기업의 주가는 방영 시작 후 보름 만에 약 90%나 급등했다. 주인공은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도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한 IQ 164의 천재 변호사이다. 동료에 비해 탁월한 지적 능력을 갖춘 반면 심각한 사회성 부진 문제와 행동 장애를 겪고 있는 인물로 등장한다.매회 1건의 사건을 해결하
그간 코로나19에 대응한 양적 완화 정책은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 시중 유동성 확대에 따른 과도한 물가상승을 초래했다. 이러한 작금의 상황을 토대로 2019년 이후 현재에 걸친 건설경기 동향을 살펴보고, 향후 건설투자의 방향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액은 매해 4분기마다 크게 상승하는 계절적 패턴을 보이며 등락을 반복했으며 2019년 4분기 이후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대부분 양의 값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 왔다. 하지만 2021년 1분기부터 상승압력이 다소 완화되며 증가율이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준공된 고덕강일 4단지의 분양원가를 공개하자 논란이 일어났다. 서울시와 SH공사는 분양원가 공개를 통해 주택가격을 낮출 수 있다 기대했다. 경실련은 소비자 권리 향상이라면서 응원의 박수를 쳤다. 전문가 집단은 한 사업장의 분양가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주택사업자는 기업의 영업 비밀을 내세우면서 분양원가 공개에 날선 비판을 했다. 이해집단에 따라 분양원가에 대한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다.SH공사가 공개한 분양원가는 건설원가 61개 항목, 택지조성 원가 10개 항목 등 71개 항목이
에너지 안보에 대해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수용 가능한 가격에서 에너지원의 지속적 공급을 통한 에너지 생산’이라고 정의했다.청정에너지 체계로의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믹스 차원에서 구조적 변화로 귀결되고 있다. 다양한 재생에너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기후변화 대응의 기조와 맞물려 각국의 정책적 지원과 제작 및 건설비용 감소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반면에 석탄화력, 수력 등의 전통적인 전력생산방식은 감소하기 시작했고 일부 국가에서는 원전을 통한 전력생산 비중을 줄이기도 했다.이러한 변화기에서 정책 수립은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를
공간을 채우는 건축물을 두고 몇 가지 이름을 붙일 수 있다. 그 첫째는 공간을 만드는 건축물이다. 건축물이 공간의 의미를 만들어 그 공간을 오래도록 기억나게 하는 경우다. 수원 화성 안에 있는 ‘낙남헌’이 그 예다. 정조의 효심을 잘 나타내는 그 건축물은 수원을 효의 도시로 기억하게 해준다. 건축물이 공간의 의미를 만드는 경우를 두고 건축물의 능동성이라 불러도 무방하겠다. 의미 없이 텅 비어있을 공간에 의미를 꽉 채워주었으니 능동적이라는 말이다.두 번째는 공간에 기생해 사는 건축물이다. 역세권이라든지, 강남 최고의 학군 등의 이름으
올해 초만 해도 경제 상황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세계 경제도 그렇고 한국 경제도 그렇고, 비록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거셌지만 팬데믹의 끝이 보이면서 정상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전쟁이 가뜩이나 높은 물가에 기름을 부었고, 세계 경제 자체도 당분간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IMF의 경고까지 나온 상황이다. 국내적으로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 정책 방향성이 크게 변화하기도 했다. 건설 시장도 그러한 대내외 여건 변화에 영향을 받아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 불확실성을 유발할
불확실성의 시대가 깊어지고 있다. 경제와 산업의 향방을 가늠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지난달 22~26일 2년 만에 개최된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의 주제는 전환기 역사의 정부정책과 기업 전략이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항전 호소가 포럼의 첫 연설이 될 정도로 반전(反戰)에 포럼의 초점이 집중됐다. 매년 러시아 전시관으로 임대됐던 건물은 올해 러시아의 침공과 전쟁범죄를 규탄하는 홍보관으로 바뀌었다. 단골손님 러시아가 이번에는 당연히 불청객이 됐다. 인구가 약 1만명에 불과한 스위스의 작은 마을 ‘다보스’에서 1971년부터 매년
최근 건설자재 등의 가격이 급등했는데도 공사비 반영이 이뤄지지 않아 시공 중인 건설현장이 멈추는 사례와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치솟는 원자재 가격은 현재 시공 중인 건설현장뿐 아니라, 향후 분양계획이 있는 업체의 분양을 연기시키는 사례도 증가시키고 있다.이에 주택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한제의 폐지를 주장하기도 한다. 분양가의 상승은 미분양 등 주택공급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므로 분양가 상한제 하에서 공사비 상승분을 적정하게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다.이러한 주장의 근원에는 원자재 가격의 급등
대통령선거 후보자 간 TV 토론에서 인구와 균형발전이 차기 정부의 주요 국정 어젠다로 부상했다. 특별법까지 제정했지만 여전히 국가불균형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인구 감소 및 고령화와 지역균형 저하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주장에 모두가 동의한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317조원이나 투자했어도 가임 여성당 0.8명으로 OECD 가입국 최하라는 비교가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출산율을 높이는 데 지역균형발전이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어느 정도는 기여하겠지만 출산율을 획기적으로 높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세계 경제를 전망하는 목소리에 어둠이 짙게 배어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연일 주요 의제로 등장하고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한숨 섞인 비평이 줄을 선다. 물가 상승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는 터라 그 전망과 비평을 귓등으로 흘려보내기가 쉽지 않다. 대책으로 금리 인상을 먼저 내세우니 가계 부채 걱정이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급기야 힘든 고비로 기억되던 금융위기를 퍼뜩 떠올리며 큰 걱정으로 손톱을 물어뜯을 판이다. 모든 것이 힘든 판이긴 하지만 숨 쉴 구멍이 없진 않다. 위기 국면과 새 정부 출범이 겹쳐진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다. 누구든
지난주 한 전문건설회사 대표와 저녁을 했다. 현안을 물었더니 계약은 작년 초에 했는데 현재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비용이 급증해 계약고가 바닥이 난다는 이야길 했다.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를 넘기면 더 받을 하도급대금이 없는데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요즘 붐이 일어나는 집단 파업을 하면 될까? 이 또한 담합의 소지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집단으로 납품거부를 하는 경우에 보고만 있을 것인가? 이 또한 담합으로 조사하고 처벌한다. 왜냐하면 담합은 경쟁사업자 간 어떤 경우라도 합의
미세먼지, 온난화, 이런 단어들을 접할 때 우리들의 일반적인 선입견은 ‘환경과 에너지는 친한 사이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제품을 생산하고 이동수단을 활용하고 전기를 생산하거나 열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나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에너지는 환경 측면에서 부정적인 양립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러한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일환으로 수요관리, 재생에너지와 수소산업, 에너지저장 산업, 환경산업 등에 대한 투자와 노력이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다.이러한 글로벌 노력 중에는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일부분으로서 생산 매체를 친환경적이고 위험하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윤석열 정부가 5월10일 출범한다. 그러나 지금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들이 만만치가 않다. 특히 최근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이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새 정부는 여러 개의 현안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 연립방정식에 직면해 있다. 문제는 반드시 존재한다는 보장이 없음에도 무조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한 해법이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세 가지의 딜레마를 생각해 보았다. 첫 번째는 새로운 성장전략과 국민 체감과의 간극이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의 성장전략, 즉 선분배-후성장의 분수효과(
승용차의 성능과 품질이 우수하면 제조 기업은 명성을 얻는다. 휴대폰이나 의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사회적 인지도와 일자리 선호도가 높아져서 우량기업이 된다. 그런데 사회경제적으로 유용한 시설물이 늘어나도 건설기업의 명성은 비례해 상승하지 않는다. 주택 수요가 증가하고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지만, 건설기업은 부러움의 대상이기는커녕 오히려 ‘배 불리는’ 기업으로 폄훼되기도 한다.한국은행의 통계에 의하면, 건설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2002년 7.6%에서 2021년 4.9%로 감소했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건설업 종사자는 지난
국내 정치·경제·사회는 민주·자유 시장 원칙을 근간으로 한다. 20대 국회에서 하루가 다르게 내놓았던 규제가 이런 원칙에 강한 의문을 갖게 만든다. 상식은 규제가 늘어날수록 시장은 위축된다. 규제와 시장은 동반자보다 경쟁자 관계다. 건설현장 인명사고에 대한 규제가 선진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준으로 이미 강화돼 있다. 규제로 인명사고가 없어지는 게 아님을 알면서도 강화일변도다. 마치 시장에서 퇴출해야 할 산업체를 찾는 것 같은 인식이 드는 것이 필자만의 생각일까?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중 탈규제·시장주도 성장에 대한 기대가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자가 돼 현재 인수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새 정부 국정운영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작은 정부 지향, 공정과 부정부패 척결, 상식이 통하는 사회, 신산업육성을 위한 규제혁신, 민간주도의 일자리 창출,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이 주요 골자다. 이러한 내용은 건설산업에도 밀접히 관련돼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올해 제기될 수 있는 건설산업의 주요 이슈와 이에 대한 대응방향에 대해 살펴보자.첫째, 건설산업 생산체계 등 규제혁신 이슈다. 새 정부는 규제혁신을 통한 신산업 육성과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기다렸다는 듯 부동산 시장이 후끈 달아오른다는 소식이다. 재개발, 재건축, 용적률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놓은 후보의 당선 탓에 부동산 경기에 대한 기대심리가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 세제 변화도 있을 예정이고 주택담보대출까지 용이해질 전망이고 보면 당분간 그런 기조가 유지되리라 예상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집값이 잡히기 시작했다는 얼마 전 소식은 그냥 구겨진 휴지처럼 될 운명인 듯하다. 획기적으로 부동산 안정을 꾀하겠다는 후보가 제대로 정책을 펴기도 전에 집값 상승 조짐이 다시 생긴다니 시절이 하 수상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