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초입부터 몰아치기 시작한 글로벌 환경 변화는 시장과 산업, 그리고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지털과 메타버스, 그리고 인공지능 등이 일상용어가 돼 버린 세상이다. 미국 공학한림원이 발표한 논문 중에 교통 생태계 변화를 예고하는 원고가 눈에 띄었다. 수천년 유지돼 왔던 도로가 조만간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자동차가 발명된 이후 100년 동안 사용된 연료엔진이 사라지고 배터리로 대체된다. 도로 위 자동차가 하늘길로 들어서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해 전통적인 건설 울
코로나 팬데믹 바로 직전인 2019년 개봉되었던 마블스튜디오사의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Avengers: Endgame)의 ‘엔드게임’ 즉, 최종 단계가 오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19의 변이인 오미크론이 완전히 이 세상을 장악하면서 WHO(세계보건기구)에서 말하는 팬데믹 종식 선언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즉, 이후 우리는 인플루엔자 독감과 같이 치명률은 높지 않으면서 주기적으로 전염병이 발생하는 엔데믹(endemic) 시대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무리한 예측은 아니다. 미국, 유럽 등 오미크론이 크게 확산됐던 지역들에서
10년 전의 설이 생각난다. 그때 필자는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실에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담당행정관으로 있을 때였다. 설을 보름 앞두고 부산에서 어느 전문 건설업체가 청와대까지 찾아왔다. 누구에게 소개받았다고 왔는데 설 전에 30억원을 받아야 부도를 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져온 파일을 한 보따리 펼쳐 보였다. 돈이 몇억원도 아니고 무려 30억원이나 되니 협상이 잘 되겠는가라고 생각됐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파일을 훑어보니 너무나 정리가 잘돼 있었다. 그래서 갑에게 더 적극적으로 어필하시라고 했다. 그 정도 준비된 파일이면 받
세상일을 시간 계열에 올려두어 분석하고 해석하는 데는 적어도 두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고고학적 접근이다. 또 다른 접근은 계보학적이라 부른다. 앞의 것은 특정 현상을 시간의 흐름에 맞춰 꼼꼼히 따져 기술하는 데 주력한다. 그에 비하면 계보학적 접근은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 일로 인해 어떤 결과가 생겼는지를 따져 묻는 데 주력한다. 계보학적 접근은 특정 현상 뒤에 숨어 있는 동기나 그 현상이 낳은 결과를 추적한다.고고학적 접근에서 계보학적 접근으로 옮겨가는 일이 쉽지는 않으나 의외로 수확은 많다. 세상을 읽는 데
4차 산업혁명의 요소기술이 궁극적으로 로봇으로 구현되는 시대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로봇은 우리의 사회, 문화, 경제, 생활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다. 이에 국내 대기업 및 해외의 선진기업들은 생산현장 및 생활공간에 활용하기 위한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미 공장생산 등 제조과정, 의료행위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일상생활 지원에 로봇을 활용하는 등 로봇은 인간의 삶의 일부로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 정보전달과 의사소통, 나아가 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 로봇은 우리의 삶의 동반자로서의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
종족 번식은 동식물의 본능이자 존재의 이유이다. 일정한 지역에서 무리를 이뤄 살아가는 동물들은 교배의 대상이 제한적이기 마련이다. 동물계의 근친교배는 유전적 결함을 증대시키거나 생물학적 적합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상당수 동물은 근친교배를 본능적으로 회피하는 종족 보호의 방어기제를 발휘한다는 흥미로운 학설이 우리의 관심을 끌어왔다.하지만 지난해 5월 스웨덴 룬드대학교 라이사 드 보어 연구팀이 학술과 언론 융합 잡지인 ‘The Conversation’에서 밝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발표된 초파리에서 포
올해 태어나는 아기는 범띠다. 우리나라 전래 동화에서 범 혹은 호랑이는 언제나 무서운 짐승으로 인식됐다.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를 보호해주는 일종의 수호신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우리가 곧잘 한반도를 호랑이상에 비유하는 이유는 수호신으로 여기기 때문이 아닐까? 2020년에 이날치라는 그룹이 ‘범 내려온다’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어느 TV 노래 경연에서 초등학생이 이 노래를 부르면서 국민의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무서운 호랑이가 종이호랑이로 둔갑돼 어린이의 친구 호돌이가 된 것이다.2022년 범띠 해의 최대
몇 개월 전에 어느 전문건설업체를 만났다. 대형 종합건설업체와 거래를 20년 넘게 해 왔다. 약 5년 전에는 종합건설사와 관계가 좋아서 수익도 나고 해서 재미있게 사업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신임 사장이 오면서 일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그 사장은 평생 법조에 있었던 터라 매사가 정확했다. 하지만 그것은 자기편에서 정확한 것이지 협력사 입장에서는 정확한 것이 아니었다. 즉 그 신임 사장은 모든 현장에서는 수익을 내야 한다는 원칙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다 보니 특정 현장에서 수급사업자들의 애로점, 즉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한 공사 지연,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은 리얼트윈(Real Twin), 즉 현존하는 물리적 대상을 정확하게 반영하도록 설계해 구축된 가상모델이라 할 수 있다. 리얼트윈은 필수적인 기능 및 성능들과 관련된 다양한 센서들과 맞물려 있어야 하며, 이 센서들은 리얼트윈의 성능과 관련해 다각적인 측면에서 데이터를 생산한다. 인체의 오감과 같은 역할이다. 데이터들은 리얼트윈의 제어 및 감시, 진단, 예측을 위해 활용되므로 디지털트윈 또한 이러한 데이터를 똑같이 활용한다.이러한 데이터들이 디지털트윈에 전달돼 시뮬레이션 수행을 통해 성능상의 이슈를
언제나 그랬듯이 경제 위기 이후의 회복 과정이 순탄할 수 없다는 가설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들어맞고 있다. 최근 국내 경제 상황을 보면 수출 경기는 여전히 성장동력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수출은 1년 넘게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최근에는 수출 물량 자체가 늘고 있다. 일부 품목들이 부품 공급 차질로 부진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품목들은 호황 국면을 더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내수 부문은 심각해 보인다. 4분기의 첫달인 10월 통계를 보면 소비지표가 지난 코로나 4차 대유행의 영향으로 부진한 가운데, 설비투자는 정보통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 독일은 주택 보급률 100%를 달성한다. 자가보유가 약 43%, 임대주택이 57%에 이른다. 주택가격과 임대료 안정이 사회적 안정으로 연결된다는 철학이 주택 정책의 골격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엄격하게 임대료 상승폭을 모니터링한다. 아울러 상승폭을 지방 정부가 제한하기도 한다. 주변 시세와도 큰 차등을 두지 못하는 등 꼼꼼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 그래서 주택을 둘러싼 갈등이 많지 않다. 주거를 사회복지로 보고 주거권을 인권문제로 접근하고 있는 나라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다.그런 독일도 최근 일부 지역에서 집
코로나 팬데믹은 세계 경기의 침체를 가져왔다. 국내 경제도 이에 큰 영향을 받아 소비 위축 및 생산 활동의 지장을 초래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위축으로 인한 생산비용의 증가 등 많은 문제를 노출했다. 각국 정부는 이에 대응해 저금리 정책과 양적 통화 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한 결과, 전년에 이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약간의 반등을 보였다.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3.8~4.1%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이보다 다소 낮은 2.5~3.0%로 전망된다. 건설투자의 경우 올해(0.1~1.4%)보다 내년(1
내년 SOC 예산은 27조5000억원으로 올해에 비해 3.8%가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26조5000억원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무려 14.1%가 증가한 수준임을 고려하면 변동성이 큰 편이다. 민간 건축을 포함한 내년 총 건설투자 규모는 올해와 대등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확연하지만, 주택 수요, 금리, 원자재 가격 등의 변동성이 실질적인 민간 건설투자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SOC 투자는 점진적인 감소세가 예상된다.기획재정부의 ‘2021~2025년 국가재정 운용계획’에 따르면, 총 재정
초등학생일 때 이름 때문에 꽤 놀림을 받았다. 애들이 초등학생이 되자 아빠 이름 때문에 놀림을 받았다고 느닷없이 개명을 요구했던 기억이 새롭다. 누군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지만 사람은 이름 석 자를 남긴다고 했다. 학생 신분에서 사회인이 되면서 성은 그대로인데 이름보다 다른 호칭이 붙기 시작한다.첫 직장에서 ‘李 기자’라는 호칭으로 불리자 왠지 어색했다. 직장 내 호칭과 직장 밖 호칭에 차이가 있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미스터 李 혹은 미스 李 등 성씨의 위치가 달라지고 국내와 외국에서 호칭이 달라졌음도 느꼈다. 이때부터 필자
최근 경제 상황을 한마디로 말하면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이라는 용어가 가장 적합할 것이다. 보통은 실물 경기가 좋으면 물가도 같이 오르고 경기가 나쁘면 물가도 하락하는 것이 정상이다. 즉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상식이다.그런데 두 경제 변수의 방향이 반대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다.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가 나오는데 물가상승률은 높아지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가 과거 오일쇼크이다. 2차 오일쇼크 기간에서 가장 충격이 컸던 1980년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어느 전문건설업체가 부당특약으로 손해를 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했다. 결과가 2년 뒤에 나왔다. 처분 내용은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이었다. 과징금은 국고로 귀속됐다. 신고 중소기업은 공정위의 처분을 근거로 다시 갑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서 손해배상을 받아야 한다. 그러면 다시 3년을 더 보내야 한다. 이 케이스를 보면 중소기업들은 공정위의 기능에 많은 불만을 표한다. 우선 너무 늦게 처분이 나올 뿐만 아니라 신고인은 실제 이익을 얻는 것이 없다. 이것은 건설뿐만 아니라 제조, 서비스업의 불공정 하도급에도 해당된다.이 문제를
1970년 이전까지 한국의 부르스 노래들은 일본의 복제판이었다. 일본에서는 자신의 단조 음악 위에 서양의 멜로디를 올린 느린 곡을 부르스라고 칭하고 있었는데 한국도 그를 따랐다. 일제 강점기부터 그랬으니 그 역사가 제법 길다. 명동 부르스, 사나이 부르스, 대전 부르스, 소공동 부르스 등등은 정통 부르스에서 필수적이라 말하는 블루 노트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짝퉁이었다. 하지만 애조를 띠며 슬픈 정서를 품고 있다는 형식과 내용적 공통성을 가지며 장르 행세를 해왔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부르스라는 말에 퍼뜩 특정 장면을 연상하는 데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사회가 가속화됨에 따라 메타버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Meta)과 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활동이 이뤄지는 가상의 세계를 뜻하는 용어로 확장가상세계를 의미한다. 이미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XR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있어왔다. 근래 메타버스가 재부상한 이유는 최근 5~10년 사이 진행된 기술·문화·사회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2019년 이후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은 디지털화와 원격화라는 시장요구와 메타버스의
지난달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지난해 무산된 동 법안을 36명의 국회의원들이 올 6월에 재발의해 연내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수정 법안은 업계의 우려를 일부 반영했으나 중복 규제 여부, 과징금 부과 기준과 규모에 대한 쟁점은 첨예하다. 지난해 건설근로자 1만명당 사고재해(질병재해 제외) 사망자수는 2명으로 제조업의 0.5명, 운수 창고 통신업의 0.72명, 임업의 1.58명보다 현저하게 많았다. 광업의 경우에는 7.5명으로 건설업의 3.7배가 넘지만 근로자수가 1만명에 불과해 변동성
한 직장이나 직업만으로 생계가 어려워 어느새 ‘n잡러’가 보편화됐다. 어느 전문기관이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 직장인 5명 중 1명이 투잡을 통해 수입을 보충한다고 한다. 정년을 2년 앞둔 교수가 퇴임 후를 미리 걱정한다. 4년 임기 국회의원직을 끝낸 지인도 생계 고민을 털어놓는다. 61세 정년을 3개월 앞둔 지인이 전화를 걸어와 퇴임 후 고민을 얘기한다. 코로나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나 건설현장에서 일감을 찾지 못한 사람이 걱정하는 생계와는 다르게 보이지만 일을 찾는 고민은 같다.5월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고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