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서 일어나는 안전교육, 개인보호구 구입은 공사비 내역에 포함된 ‘안전관리비’를 사용해 처리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사용해야 한다.안전관리비는 국토교통부 소관인 건설기술진흥법에 나오는 용어로, 현장의 주변시설물이나 교통 등 안전을 확보할 때 사용하는 비용이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는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용어로, 근로자 안전확보를 위한 안전교육·보호구 구입·안전진단비용 등에 사용된다.전문가나 안전업무 담당자에겐 익숙한 개념이지만 일반인들에겐 헷갈리는 이야기다. 많은 전문업체 종사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종합건설업체(원도급업체)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도급법 위반 제재 강화로 벌점을 받거나 입찰참가제한,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불만의 핵심이다.그러면서 가지고 나온 논리가 처벌만 강화하면 하도급 구제를 포기하는 종합업체들이 생겨날 수 있으니 하도급업체들을 위해서라도 ‘당근책’을 함께 줘야 된다는 주장이다. 한 마디로 상생문화를 마련해 포상을 주는 형태로 감면책을 주자는 얘기다.이런 종합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공정위도 하도급 벌점 경감책을 일부 손본다는 입장이다
기술 역량은 남과 다른 본인만의 경쟁력이다. 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이들은 전문가라고 불린다. 특히 건설 분야에서 명장 자리에 오른 인물들은 그들의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해 산업 전반을 발전시키기도 한다. 이상적인 산업 현장의 모습이다.그런데 최근 특성화 고등학교 졸업생의 현장 적응기를 취재하면서 기술 전수 과정에서 ‘군 미필 건설인’이 느끼는 현실의 벽을 볼 수 있었다.특성화고를 졸업한 A씨는 졸업과 동시에 건설현장에 뛰어들어 한 시공팀에 들어갔다. 선배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건설기술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나름의 계획이 있었다.
건설사들의 신북방·신남방 시장 진출은 그동안 신대륙을 발견한 것과 같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무궁무진한 사업 진출 영역과 건설공사의 경우 수주액 또한 천문학적일 것이란 전망 때문이었다.발주처는 물론 우리나라 대표 종합건설사들은 해당 시장에 하나둘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전문건설업계는 혹시 해외 일감을 늘릴 수 있을까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전문건설사 사이에서는 매출 확대는 고사하고 이용만 당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한 제조업체가 해외 진출을 하면서 공장 등을 건설하는데, 시공업무 대부분을 일본건설사들이 맡기로
경기도가 재추진하던 표준시장단가 확대 적용이 지역 건설업계의 여론을 수용한 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의 반대에 부딪혀 보류됐다.지난 21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제4회 도-도의회 정책협의회’에서 표준시장단가 확대 적용 안건은 합의가 불발됐다.도의회는 건설업계의 반대를 상쇄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관련 조례안 처리에 제동을 걸었다. 이 조례안은 경기도가 지난해 10월 제출한 ‘경기도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 개정안으로, 표준시장단가를 100억원 미만 공사에 적용할 수 없게 한 조항을 삭제하는 것이 핵심이다.도 건설업계 관계자는 “협
얼마 전 한 지인이 기능사 자격시험을 보자는 제안을 해왔다. 갑자기 무슨 자격시험이냐고 했더니 취득만 하면 자격증을 빌려주고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바로 되돌아왔다. 자격증 취득하는 게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대충 하루이틀만 책을 훑어보면 쉽게 딸 수 있다는 얘기까지 덧붙인다.매달 용돈이 들어온다는 솔깃한 얘기에 ‘나도 한 번 자격증을 따볼까?’ 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게 된다.인터넷 건설 관련 카페에는 ‘비상근’이라고 검색하면 자격증 급구의 글들이 올라온다. 자격만 걸어놓고 출근은 하지 않는 ‘비상근’은 불법이다. 하지만 사업
“가로등은 A업체에 주고 인도 안전팬스 공사는 B업체에게 주면 좋겠습니다”최근 한 지방자치단체 도로공사를 수주 받은 건설업체 C사가 지자체 공무원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어떤 이유인진 모르지만 공사 발주 전 가로등과 팬스 공사업체가 사전에 선정돼 있었다. 조금 비정상적인 경우라 자세한 애기를 들어봤다.살펴보니 더 이상한 점이 여럿 보였다. 첫 번째는 A사와 B사에 공사를 줄 것을 종용하면서 공사비용을 미리 정해뒀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책정된 공사비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부분이다. 가로등과 팬스의 자재비는 시세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서울 강남 논현 소재 출입처에 다녀오는 길. 도로가에 걸린 한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한 병원 건물 앞에 걸려있는 현수막에는 건축주에게 공사비를 지급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고, 건설근로자로 보이는 3명의 인부가 관련 내용으로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건물 뒤에 있는 현장사무실을 방문해 사연을 들어보니 대충 이렇다. 병원 리모델링 공사였고, 리모델링 과정에서 건축주가 수차례 설계변경을 요구해 이에 응하느라 공사비가 늘었다. 병원측은 추가 공사비 지급을 완료하지도 않은 채 입주해 영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현장에서 늘 발생하는 추가
경기 불황과 정부 규제가 겹치면서 건설 시장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종합건설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다는 명목 하에 이른바 외도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실제 종합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주력 사업인 건설업과 전혀 다른 사업에 도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대우건설은 지난 19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선박대여업을 신사업으로 추가했다. 사업다각화를 선언한 대우건설은 해외 현지에서 장비 대여업을 함께 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GS건설은 스마트팜(smart farm),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이용해 농작물이나 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 하도급 갑질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도급업계도 오랜 숙원 사업들이 하나하나 해결돼 나가는 것을 보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실제로 공정위를 출입하면서 살펴본 결과 불공정하도급 문제 개선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는 올해 추진한 정책에서 잘 묻어난다.대표적으로 공정위가 주축이 된 ‘범정부 하도급 대책 TF’가 있다. 여기서는 하도급거래 전반에서 이뤄지는 종합적인 불공정 행위들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문제로 지적돼 왔던 각종
추석을 앞둔 9월초 서울 남구로역 인근의 인력사무소들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일감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예년 같으면 명절 밑에 일도 좀 늘고, 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느는 게 보통이지만 이번 추석을 앞두곤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한 인력업체 관계자는 “1년 전엔 하루에 300 ~350명 정도의 근로자를 공급했는데 최근엔 200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일감 줄어든 게 피부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공사업체들과 주로 거래한다는 작은 규모 인력사무소 관계자는 “지난주엔 10명도 연결 못시켰고 2일과 3일엔 공
많은 전문건설업체들은 발주자·원도급업체 등이 하도급법을 위반했을 때 민·형사상 고소는 고사하고 하도급대금의 조정 신청조차 망설인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기관이 관련 자료를 요구해도 조용히 입을 닫기 일쑤다.학교폭력 실태조사 설문지를 받아든 학생이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번갈아 쳐다볼 뿐, 아무것도 적지 못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던 혹자는 “스스로 권리를 저버렸기 때문에 누군가를 원망할 이유도 없다”고 비판한다.하지만 그러한 시선과 비판이 가해자를 보호하고, 피해자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가해자가 피해를 방관하지 않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건설업 사업주들의 입에서 항상 나오는 말이다. 고령화로 인해 젊은 사람은 찾아보기가 힘들고 업황도 부진해 힘들다는 말이 늘 입에 붙어 있다.특히 전문건설사들은 틈만 나면 이직하고자 하는 직원으로 인해 머리가 아프다. 대부분의 건설사는 경력직이 현장에 바로 투입돼 일당백 역할을 해내길 바라며,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이직을 제안한다. 일부 직원들은 애초에 5년 이하의 경력을 쌓고 종합건설사로 옮길 것을 생각하며 입사하기도 한다.이같은 분위기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인력 유출을 막고 직원들의 애사심을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폭염주의보와 경보가 발효 중이다.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거제도에서 밭일하던 80대 농부가 온열질환으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는 보도가 전해진다. 십여 년 전 여름, 8월의 무더위 속에 비닐하우스에서 쓰러져 돌아가신 할머님 생각에 안타까움이 더해진다.최근 몇 년 사이의 폭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온열질환자 역시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지난주까지 1000여명이 넘게 신고된 온열질환자 중 단순노무종사자는 244명이라고 한다. 특히 50대 이상은 608명으로 절반 이상인 55.
최근 건설기성과 건설수주, 주택 인허가‧착공‧분양 실적 등 건설경기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신호가 연일 보도된다. 일부에선 ‘경제위기’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쓰기도 하고 또 다른 일부는 경기후퇴 수준이라고 경제 상황을 설명한다. 지난 7일엔 경제부총리,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등 경제 수장들이 모여 회의까지 했으니 경제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건설업 종사자들은 요즘 들어 “경기가 안 좋다”는 말을 더 자주 한다. “하도급 물량이 줄었는데 설계물량은 더 줄었다더라”, “작년 이맘 때 수주량에 비해 올해는 얼마 줄었다”
“올해도 여름휴가 반납합니다”수도권 소재 한 전문건설업체 배 모 부장의 말이다. 배 부장은 “업체 입사 이래 여름휴가를 가본 적이 손에 꼽는다”고 말했다. 비교적 동절기보다 공사 물량이 많은 하절기에 자리를 비우기 힘들기 때문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배 부장은 동절기에 주말을 끼워 짧은 휴가를 다녀오는 게 일상이 됐다.또 다른 수도권 소재 한 전문건설업체 김모 대표는 “여름휴가 기간이 무섭다”고 말했다. 휴가까지 반납하고 일하는 직원들에게 상여금이라도 챙겨줘야 하지만 건설경기가 어려워 직원들을 챙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
인천 서구·영종의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인천만 문제였을까? 사태를 걱정스럽게 지켜보던 국민들은 당연히 내 집 수돗물에도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결국 전국적으로 적수 문제가 일기 시작했고 지자체들은 노후 상수도관을 교체하겠다고 앞다퉈 발표했다.환경부도 이에 맞춰 지난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보고를 통해 수도관 세척을 의무화하는 등 수질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수도관 세척이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 있을까? 수돗물 안전관리는 ‘정수장부터 수도꼭지까지’ 어디 한 곳 부주의해
앞서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2019년 건설업자 간 상호협력평가’ 결과, 전체 종합업체 1만2931개사 중 2748개사가 우수업체(60점 이상)로 선정됐다. 우수업체로 선정된 업체 수는 전체의 21.2%에 해당한다.평가 결과가 발표되자 우수업체로 선정된 종합업체 21.2%는 기다렸다는 듯 ‘영예를 얻었다’거나 ‘사회적 기업임을 인정받았다’와 같은 말들로 자신들을 치장하기 바쁜 모습을 보였다.그러나 정작 주목하고, 돌아봐야 할 곳은 상호협력 평가점수 60점도 채 받지 못한 78.8%의 업체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해당 결과를 바꿔 말하면
토론은 주제에 대한 입장이 찬성과 반대로 나뉘고 각각 서로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주장을 펼치는 것이며,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는 ‘룰’ 속에서 진행된다.지난 5월31일 국회에서는 정부, 학계, 건설업계 관계자가 참석해 건설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건설현장 합법적 외국인력 활용방안 정책토론회’가 열렸었다.토론회는 시작 때 내국인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자조합 관계자들이 정책반대 손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지만 별다른 큰 소란 없이 진행됐다.큰 소란은 주제발표와 토론자 발언 이후 불거졌
최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미흡한 일처리에 불만을 표시하는 하도급업체들이 급증하고 있다.업체들을 만나 구체적인 얘기를 들어보니 조정원에서 결론을 맺지 못해 공정거래위원회로 다시 이첩돼야 하는 사건들이 조정원의 행정절차 미비로 늦어지거나 누락되고 있다는 게 업체들 불만의 핵심이었다.철근콘크리트공사 전문업체인 A사 대표는 “조정원에서 공정위로 사건을 제때 넘겨주지 않아 4개월가량 시간을 허비했다”며 “조정절차가 종료됐는지, 공정위로 이첩이 정상적으로 됐는지 전혀 안내조차 없었다”라고 꼬집었다.조정원 실수로 조사 진행이 늦어지는 상황이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