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창간 31주년 맞아 전문가들 ‘대응 전략’ 제언 들어

비용 군살 빼고… 공동 대응하고… 다양한 생존전략 강구
전문가들도 “내실다질 때” “공격경영할 때” 두 갈래 조언

#사례1 철근콘크리트공사 전문건설업체인 A사는 매출이 천억대가 넘는 대형업체이지만 올 들어 공사 수주를 줄여 상반기까지 단 2건만 수주한 뒤 현장 수를 줄이고 있다. 낮은 단가로 수주할수록 자금 부담이 늘어나는데다 건축경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해 일찌감치 내실다지기에 착수한 것이다.

#사례2 지난 8월 비계업계 파일공사 전문건설업체 7곳은 공동투자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61m 리더를 장착할 수 있는 파일항타기를 주문제작해 선보였다. 국내외적으로 ‘한꺼번에 크고 깊게’ 효율적으로 뚫어줄 것을 요구하는 주문이 많아져 국내외 시장을 선점하려는 공격경영 차원에서 의기투합했다.

내년부터 건설투자 감소에 따른 경기불황 진입이 유력해지자 장기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이처럼 발 빠르게 준비에 나선 전문건설업체들이 나오고 있다.

호황을 구가하던 부동산경기가 주춤하면서 불이 붙었고 여기에 정부가 SOC예산을 내년에 대거 삭감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년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기름을 끼얹어 마이너스 성장까지 점쳐지는 가운데, 이같은 불황이 최소 2~3년은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전문건설업체들의 대응은 ‘내실다지기’와 ‘공격경영’, 이 두 가지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본지가 창간 31주년을 맞아 ‘전문건설업체의 불황기 대응전략’에 대해 의견을 수렴한 건설관련 각계 15명의 전문가들도 ‘내실다지기파’와 ‘공격경영파’로 나눠지는 모습이다.

내실다지기파는 내부적으로 비용 절감노력과 더불어 낭비되는 요소들을 막고 기술 개발·기술자 양성 등 내실을 다지면서 불황기를 버텨낼 것을 주문했다.

서명교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원장과 엄기철 이크레더블 본부장, 김동규 세담세무회계 대표세무사는 자금흐름을 주목하고 비용절감과 수익성 관리에 힘쓸 것을, 설제문 한음노무법인 대표노무사와 이덕조 더원이엔씨노무법인 대표노무사는 노무관리를 철저히 챙겨 새는 비용을 막을 것을 당부했다.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은 기술과 공무능력을 키워 진정한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기회로 삼기를, 정기창 한국건설관리연구원 원장은 계약관리에서 자생력을 키울 것을, 손우화 대한중재인협회 부회장은 기술력 제고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늘릴 것을 충고했다.

변준영 대한상사중재원 건설중재팀장과 허순만 건설하도급분쟁연구소 소장은 분쟁이 다발할 가능에 대비해 종사자들이 예방대응을 철저히 하고 법·제도 교육을 강화해 법률적인 지식을 갖춰 ‘리걸 리스크(Legal Risk)’에 대비할 것을 조언했다.

공격경영파는 하청을 탈피해 자체역량을 키우고 업체간 연대나 통합, 업종 전환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불황파고를 넘으면서 정부 등에 당당하게 건설업계의 목소리를 내자고 주문하고 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교수는 인수합병(M&A)이나 사업단순화, 업종 전환을 통해, 권중목 건설클레임연구소 소장은 업체간 연대, 통합을 통해 역량을 키워 강소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주문했다.

신영철 건설경제연구소 소장도 위기에 대해 냉철하게 진단하고 내부혁신부터 시작하며, 하청을 탈피해 자체역량을 키워 호황기에 대비하자고 조언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이복남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 교수는 정부에 공사자금 지원을 요구하고 인프라 마스터플랜을 제안하자고 주장했고, 김민철 국토연구원 건설경제연구센터장은 일반국민과 전문가 집단에 SOC투자가 필요하다고 어필하는 노력을 펼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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