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특집> 인터뷰 - 정부 건설·환경정책을 듣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약 6개월이 지나고 있다. 건설·환경 분야 정책도 과거 정권과는 매우 다른 기조를 보이고 있다. 본보는 창간 31주년을 맞아 국토교통부 손병석 차관을 만나 변화하는 건설정책에 대해 들어봤다.

- 차관에 취임하신지 4개월이 지났습니다. 중점 추진하고 있는 업무를 소개 부탁드립니다.
▷국토교통 업무는 국민의 실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먼저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주거복지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연 17만호의 공적임대주택 공급, 청년·신혼부부 등 맞춤형 주거지원 확대,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등을 추진 중입니다.

또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지역 거점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코자 합니다. 이와 함께 건설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게 원·하도급 관계 개선, 기술 경쟁력 제고, 해외시장 진출 등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건설업이 만드는 서민 일자리의 고용 여건을 개선해 나가고, 국토교통 분야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적극 실천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또한 최근 빈발하는 타워크레인 등에 대한 안전대책을 수립하는 등 건설현장의 안전도 강화하겠습니다.

- 건설업계에선 SOC 감축에 걱정이 많습니다.
▷내년 SOC예산은 어려운 재정 여건과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지출 구조조정으로 불가피하게 예산이 감축된 측면이 있습니다. 특히, 기존 대형사업이 완공된 반면 새로운 사업들은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해 예산 소요가 적은 과도기적 시기인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향후 2020년 이후 SOC 예산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합니다. 춘천-속초 전철, 김해신공항,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등 주요 인프라 사업이 준비 중에 있습니다.

또한 논란이 되고 있는 인프라 스톡의 적정규모는 단순한 기준으로 정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대도시의 혼잡수준, 기존 시설의 노후화 등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인프라 투자는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도로·철도 간선망의 골격이 어느 정도 형성됐기 때문에 신규 건설투자 중심에서 개량투자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흐름에 맞게 안전·운영·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 건설산업의 경쟁력 강화 청사진을 제시하신다면?
▷건설산업이 고용여건을 개선해 생산성을 높이고 독자적인 건설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ICT 등과 융복합을 이뤄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해외인프라 시장에 진출하고 다시 신규 일자리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를 확대하고, 융복합을 저해하는 규제는 개선하겠습니다. 또 해외건설 관련 공사를 설립하는 등 지원체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밖에 임금체불, 대금삭감 등 불공정한 관행들을 개선해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발주제도를 개선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건설산업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기술자격제도 개편 등도 검토하겠습니다.

- 건설업계의 불공정 행위 근절을 위해 무엇을 개선해야 할까요?
▷각 생산단계별 여러 형태의 ‘갑질’이 큰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발주자는 공사비를 삭감하고, 원도급자는 하도급대금을 미지급하고, 하도급자는 재하도급·임금체불을 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국토부도 상생협력 우수업체와 불공정업체에 대한 상벌체계를 명확히 해 동반성장 풍토를 조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공사대금지급관리시스템, 체불업체 명단공표 등을 활성화해 체불문제를 근절하고, 원·하도급 정보공개와 임금지급보증제 등을 새로 도입해 하도급자와 건설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합니다.

- 전문건설사에게 해외시장 문턱이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대·중소기업이 협업하는 팀코리아를 구성해 동반진출을 지원하겠습니다.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시장개척자금과 인력양성 및 컨설팅 지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현지 수주교섭 및 조사활동, 발주처 면담, 타당성 조사 등 해외시장 개척비용의 일부도 지원할 것입니다. 해외파견 신규인력에 대한 훈련비용도 지원해 해외건설인력을 양성하겠습니다.

- 끝으로 건설업계에 당부하실 것이 있다면?
전문건설이 대한민국 건설의 중추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건설사들의 기술이나 시공능력이 탄탄해질수록 대한민국 건설이 발전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새 정부의 국정기조 중 하나가 ‘공정’입니다. 이에 맞춰 건설산업이 공정한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문건설업계가 큰 역할을 해주셔야 한다는 생각합니다. 대기업으로부터 불공정을 당하고 건설근로자나 건설기계업자 등에게는 불공정을 하는 중간적인 입장입니다.

앞으로는 갑에게는 떳떳하게 자기 주장을 할 수 있고, 을에게는 철저하게 그들의 몫을 지켜주는 정정당당한 문화를 앞장서서 만들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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