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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줄이기 꼼수 구조조정 안 된다

국토교통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황급히 부인했지만 워낙 황당한 이야기라서 지적하지 않고는 넘어가지 못하겠다.

지난 6일 한 매체가 ‘정부, 건설업 구조조정…20~30% 정리한다’는 제목으로 ‘건설업 구조조정’에 관한 긴 기사를 실었다. “정부가 조선업과 해운업에 이어 건설업도 내년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로 시작된 이 기사는 “건설업계에도 쌓인 폐단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시공 능력을 키우기보다는 로비에만 열중하는 건설사”라는 금융권 인사의 말을 빌려 건설업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내세운 후 “정부는 대략 20~30%의 건설사 폐업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맺었다.

기사에는 말이 되는 것 같지만 말이 안 되는 논리가 듬뿍 담겨 있다. 건설업에는 구조조정이 필요 없다는 반박이 아니다. 기사에 언급된 ‘구조조정 방식’이 하도 기가 막혀서 만에 하나라도 사실이라면 이런 꾀를 낸 공무원에게 과연 머리가 있는가 의문이 들 정도다. ‘조선업이나 해운업처럼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및 부동산 연착륙을 통해 자연스러운 도태를 유도할 방침’이라는 게 특히 그렇다. 이게 왜 말이 안 되냐면, 구조조정이 아니라 ‘굶어죽이기’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가득한 방에 음식을 덜 주면 힘없고 약한 아이가 먼저 죽는다. 이미 잘 먹고 잘 자란 아이는 약한 아이들을 밀치고 자기 배를 채우려 들 것이다. 만일 약한 아이 중에 머리가 더 우수하고 앞으로 가장 강하게 자랄 자질이 숨어있는 아이가 있다면? 비교가 잔인하지만 건설예산 삭감으로 (지금) 능력 없는 업자들을 먼저 도태시키겠다는 생각은 잠재능력은 뛰어나지만 여건 부족으로 ‘능력이 없어 보일 뿐인’ 업체까지 말려 죽이겠다는 것과 같다.

SOC 예산을 줄이려는 정부 방침에 대한 경고는 이미 여러 차례 나왔다. 줄일 것이 아니라 늘리는 게 옳다는 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건설기성액은 증가세가 둔화하고 건설수주액 역시 감소세로 전환됐으며, 정부 SOC 예산 감소 등의 정책이 건설경기를 끌어내릴 것으로 분석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국회예산처는 내년 건설투자가 전년대비 1.8% 줄어 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뿐 아니라 이 같은 감소세는 202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건설투자 위축의 결과는 무엇인가? 일자리 창출이 가장 손쉬운 산업의 하나인 건설업에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어든다는 것 아닌가? 이런 굶겨 죽이기 정책을 일자리 창출을 최고의 복지로 생각한다는 이 정부가 앞장서 밀어붙여서야 말이 안 된다.

건설업 구조조정은 굶겨 죽이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 대한전문건설신문이 제안한 ‘비용 절감’과 ‘공동대응’과 같은 방식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건설업 발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정리될 필요가 있다.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은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이 사실이기를 바란다.

논설주간  koscaj@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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