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SOC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등 국내 건설시장에 먹구름이 잔뜩 낀 탓일까. 꽤나 많은 전문건설업체들이 해외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파이는 점점 작아지고 있는데 먹자고 달려드는 입은 날로 늘어나니 어찌 보면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과연 해외시장이 대안이 될까?

우선 한때 한해 700억 달러를 넘었던 해외건설 수주액이 올해는 11월 현재까지 총 226억2025만4000달러로 쪼그라들었다. 해외에서 공사를 수주한 대기업의 하도급형태로 주로 진출하는 전문건설업체로서는 놀 땅이 그만큼 좁아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해외시장 선 경험자들의 증언이 정부의 각종 지원을 통한 독려나 원도급사의 꼬드김에 ‘중동 드림’이나 ‘개도국 드림’을 꿈꾸며 무턱대고 뛰어드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한 예로 중동지역의 경우 낮 기온이 60도까지 상승한단다. 한 철근콘크리트 업체 관계자는 “콘크리트 타설은 고사하고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날씨에 오후 4시까지는 그냥 손 놓고 노는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용케 해외에 진출하더라도 △자재수급의 어려움 △문화적인 차이 △까다로운 검측·안전 기준 등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오죽하면 “실적은 쌓을 수 있겠으나 이득을 보고 돌아오긴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을 정도일까.

“국내 시장과는 다르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비행기부터 타버리면 정말 큰일 날 수 있다. 국내 우량건설사들조차도 나갔다가 억! 소리 나게 물 먹고 오는 게 해외시장이다.” 한 경험업체의 충고가 귀에 맴돈다.

‘먹거리’가 해외에 많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해외시장 진출에 앞서 철저한 사전조사와 만반의 준비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발목 잡히고 싶지 않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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