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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 칼럼> 한국건설의 새 돌파구 ‘스마트시티’
  • 함종선 중앙일보 기자
  • 승인 2017.11.27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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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사들이 IT(정보기술)를 본격적으로 건축에 접목한 게 2000년대 초반인 것으로 기억한다. 2000년 1월 선보인 대림산업의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의 경우 ‘e’는 인터넷(사이버)을 뜻하고 ‘편한세상’은 인터넷서비스로 생활이 더욱 편해지는 아파트란 의미를 담고 있다. 2002년 9월 론칭한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는 ‘eXtra intelligent(특별한 지성)’의 약자로 GS건설은 자이 단지에 ‘홈네트워크 시스템’, ‘웰빙 시스템’, ‘토탈시큐리티 시스템’ 등 첨단 시스템을 적용했다. 

2005년께부터는 건설업계에 유비쿼터스 바람이 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유비쿼터스는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라는 뜻의 라틴어로, 유비쿼터스 아파트는 입주민이 언제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아파트를 말한다. 반도건설이 2006년 바꾼 아파트 브랜드 유보라의 경우 ‘유’자에 유비쿼터스 의미가 담겨 있다. 당시 한국주택공사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유비쿼터스 개념을 아파트에서 도시 전체로 확장하는 역할을 맡았다. 도시 전체에 첨단 인프라가 구축돼 누구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 U-City프로젝트를 시작했고, 파주 운정신도시가 그 첫 작품이다.

U-City에서 더 발전한 것이 스마트시티인데, 요즘 스마트시티가 건설업계의 화두다. 스마트시티는 기후변화, 급속한 도시화 등에 따른 도시문제를 정보통신기술(ICT)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해 해결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 플랫폼이다. 

지난 10월 4차 산업혁명위원회 첫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스마트시티 추진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스마트시티 주관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한국이 스마트시티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종합적 추진방향을 마련하고 있다. 국토부는 한국의 스마트시티(K-Smart City)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해 K-Smart City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스마트신도시), 서울 노원구(제로에너지 단지), 제주 스마트그리드(에너지신사업), 경북 고령 스마트워터(친환경 물산업) 등을 둘러보는 것이다.

브랜드 아파트, 유비쿼터스 등을 통해 축적된 한국의 스마트시티 노하우는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올 4월 국토부와 LH는 쿠웨이트 신도시 개발을 위한 마스터플랜 용역 계약을 맺었다. 분당신도시 3배 크기(2400만㎡)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으로 스마트시티 수출 1호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11월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기업투자 행사에서  “한국은 다양한 스마트시티 조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며 “싱가포르의 스마트네이션 건설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스마트네이션은 2014년 리셰룽 싱가포르 총리가 시정연설로 제시한 싱가포르의 초대형 스마트시티 조성 프로젝트로, 2025년까지 기존도시를 ICT로 무장한 첨단도시로 변신시키는 사업이다. 

해외 선진국들은 이미 인구 급증 등의 도시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스마트시티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도시 4000여곳 가운데 150여곳이 스마트시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스마트시티 시장은 2016년 4200억 달러(약 475조원)에서 2022년 1조2000억 달러(약 1357조원)로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이 세계 스마트시티 시장을 선도하려면 현재의 인프라 구축 중심 정책을 글로벌 기준과 부합하는 기술·거버넌스·혁신성 등 균형 있는 스마트시티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아무튼 한국 건설업체들은 판이 커지는 스마트시티 시장에서 중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며 어렵게 쌓은 노하우를 활용할 기회다.

함종선 중앙일보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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