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에 다녀왔다. 방재‧화재, 산업‧생활안전, 보안‧치안, 교통‧해양안전, 공공안전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눈에 띄는 전시부스가 하나 있었다. 헬스장에 설치되는 위생라카, 목욕탕에서 볼 수 있는 모양의 의류 살균탈취건조기 등을 만드는 기업 부스였다. ‘이런 것도 안전 분야로 볼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던 중 한 전문건설인의 말이 생각났다.

건설일자리를 어떻게 해야 양질의 일자리로 만들 수 있겠냐는 질문에 그는 대뜸 “모두들 임금에만 관심이 있죠. 근로자들부터도 일자리의 질에는 관심이 없어 보여요. 임금만 더 받으면 된다는 분위기입니다”라고 말했다. 임금을 올려달라는 근로자는 많아도 건설현장을 쾌적하게 만들어 달라는 요구는 거의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논의되는 건설업 일자리 문제는 적정임금, 임금지급방법, 체불문제에 집중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무시 받는 ‘노가다’에 대한 인식개선을 해결하려는 관심은 비교적 떨어진다.

전문건설업계 입장에선 임금을 많이 줄 형편도 안된다. 하도급 공사는 여전히 최저가가 아니면 수주할 수 없다. 정부에선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이 큰 산업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건설업계는 직접적 수혜를 받기 어렵다.

건설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임금 인상이 아니라 건설현장의 근로환경을 바꾸는 게 시작이 아닐까 싶다. 근로자에게 위생라카나 깨끗한 샤워시설을 제공한다면, 그들이 땀 냄새 없이 퇴근할 수 있다면 일자리의 품격이 높아지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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