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온양

충남 아산 온양하면 대부분 온천을 떠올린다. 그러나 오늘의 여행 이야기는 좀 다르다. 제주 포도호텔을 지은 이타미 준의 국내 1호 건축물과 폐창고를 개조한 국내 최초의 코미디극장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방주교회와 수·풍·석(水·風·石)박물관은 제주 여행의 필수 코스다. 제주 포도호텔과 더불어 이타미 준(한국이름 유동룡)의 작품이다. 그는 프랑스 최고의 문화예술훈장 슈발리에상 등을 수상한 유명 건축가다. 하지만 그의 첫 건축은 온양에 있다. 포도호텔보다 약 20년이 빠르다.

온양온천역이나 영괴대에서 1.5~2km 거리에 온양민속박물관이 있다. 지방이라고 얕잡아 봐서는 곤란하다. 전시기획, 체험 등 전국에서 손꼽을 만하다. 박물관 내에는 또 하나의 보석이 있다. 옛 구정미술관인 구정아트센터. 바로 이타미 준의 국내 첫 작품이다.

그는 자연이나 지역 환경을 건축에 반영한다. 구정아트센터 역시 아산 황토로 직접 벽돌을 만들어 지었다. 전면은 한옥 기와 스타일이다. 내부는 ‘ㅁ’자의 충청도 가옥구조다. 좌우 전시실이 있고 벽을 사이에 둔 내부는 크게 비워 복합예술을 소화할 수 있게 했다. 특히 한옥 정면과 교차하는 지붕이 흥미롭다.

이순신을 건물에 담은 또 한 명의 유명 건축가가 있다. 충무공이순신기념관을 지은 고(故) 이종호 건축가다. 그는 기념관을 짓고 흙으로 덮어 언덕처럼 만들었다. 영웅 이순신을 드러내기보다 고뇌하는 인간 이순신에 주목했다. 그래서 전시관은 충무공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듯하다.

탕정면 아산지중해마을은 온양온천역에서 8km 거리다. 현충사 충무궁이순신기념관을 지나니 연계해도 좋겠다. 탕정면 일대는 산업단지가 들어서며 바뀌었다. 원주민은 새롭게 거처를 정해 이동했는데 그 동네가 바로 아산지중해마을이다. 동네가 화사해 연인들이 즐겨 찾는다.

아산쇼타임코미디홀은 어떨까. 우리나라 최초의 코미디극장이다. 지난 2014년 폐역이 된 옛 도고온천역 옆에 문을 열었다. 코미디홀은 크게 전시관과 공연장으로 나뉜다. 전시관은 새로 지었으나 공연장은 도고온천역에 붙어 있던 폐창고를 개조했다. 공연은 전체 관람가라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최소 인원이 6명 이하일 때는 취소되니 미리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전시관은 1층 전시실, 2층 석양카페로 이뤄져 있다. 전시실은 우리나라 코미디 역사가 일목요연하다. 2층은 창가가 있는 서쪽 바깥이 너른 들녘이라 시야가 탁 트였다. 공연 후 커피 한 잔 하며 노을을 기다려 볼 일이다. 코미디홀 앞으로는 철길이 놓였다. 지금은 아산레일바이크가 오가는 구간이다. 순환형으로 12월에도 운영한다. 코미디홀은 현 도고온천역에서는 2.5km 거리다. 파라다이스스파도고와는 같은 거리로 삼각형을 이룬다. 기차를 이용한 가족이나 연인들에겐 대중교통 여행도 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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