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 관리

건설업 노무 분야 담당자의 업무량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 기관에서 이뤄지는 각종 점검에 피로감은 계속 쌓이고, 여러 현장을 한꺼번에 관리하다보니 손이 모자랄 때가 많다. 업무를 분담할 인원의 충원도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영세한 전문건설업체의 경우, 대표가 직접 영업과 현장관리를 하는 수준인데 현장 개수가 늘어나도 새로운 직원을 뽑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이 힘든 상황일지라도 인력 활용이 사업의 태반을 차지하는 전문건설업체라면 노무 관련 역량을 차곡차곡 쌓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들어 노무관리 능력이 전문건설업체들에게 최고의 방어무기인 동시에 공격무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실한 노무관리는 피해로 돌아온다=현장에서 일어나는 ‘부실한 노무관리’나 ‘외국인 불법고용’ 등 불법행위들이 전문업체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있다.

최근 철근콘크리트공사업계는 건설노조들과 합동으로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6개월 동안의 입단협 과정에서 업계의 의견을 모으고 이를 노조와 조율하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협상테이블에서 노조들이 사용한 무기가 ‘노무’였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불법 행위들을 근로자들이 관계 당국에 고발하면 현장이 마비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업체가 받게 된다. 또한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에도 원도급사와 근로자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공상처리 하다가 산재 은폐가 적발되면 처벌을 받고 있어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노무관리 역량은 필요하다.

◇때로는 무기가 된다=노무는 원도급을 압박할 수 있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철근콘크리트공사 전문업체였다가 폐업한 A사는 국내 대형건설사를 상대로 벌인 ‘미지급 공사비 분쟁’에서 공사비를 지급받을 수 있었다. A사가 굴지의 대형업체를 상대로 공사비를 받아 낼 수 있었던 비법은 ‘노무’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A사는 현장에서 발생한 산재 여러 건을 원청의 압박으로 공상처리 해왔다. 이같은 공상처리 건을 제대로 신고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공사비를 받을 수 있었다. 은폐가 발각될 경우 형사처벌을 받는데다 이미지를 중시하는 대형건설사들에게 공격용 무기로 작용한 것이다.

◇국제노무법인이 노무분야 직무능력향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각종 조사·점검 챙기지 않으면 업체 휘청하기도=전문업체가 준비해야 할 각종 조사·점검의 종류는 다양하다. 최근 업계에서는 4대 보험의 실사 수위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어, 노무비·보험료 보수총액 등을 신고할 때 유의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월별 상시근로자수 100인 이상 사업주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장애인고용부담금 및 가산금 추징’이 있다. 공단이 정하는 기한까지 납부하지 않으면 매월 연체금이 발생하게 돼 참고해야 한다.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보험료 확정정산 대상 업체로 선정됐다는 문서를 받기도 한다. 서울 소재 미장방수 전문업체는 최근 공단으로부터 조사를 받은 후 보험료 8772만원과 가산금에 연체금(2017년 12월말 기준)을 합한 1억1720만원의 추가보험료를 납부하라고 고지받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사업장 지도점검 결과 일용근로자 686명의 취득이 누락돼 약 3억3000만원의 보험료를 추가로 납부하라는 고지를 받은 업체도 있다. 공단은 지도점검을 통해 3년치 보험료를 소급 적용해 추징하고 근로자분까지 부담시키기 때문에 영세한 전문업체의 경우 부도나 경영상 회복불능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정확한 지침과 개정 법률 등 이해하고 있어야=전문업체의 노무 담당자는 관련 기관의 조사지침을 정확히 숙지한 후 대응해야 한다.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무엇인지 파악해 놓고 꼼꼼히 챙겨야 불필요한 행정 낭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공단에서 조사를 받은 업체를 살펴보면 2012년에는 사업장적용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사업장에서 월 19일 이상 2개월 이상 연속 근무한 근로자’에 대해 보험료를 추징했다. 2015년에는 ‘사업장적용신고 현장의 20일 이상 2개월 이상 근로자에 대해서 노무비대장을 기준’으로 추징했다. 2017년 현재는 사업장적용신고 여부를 확인하고 노무비대장과 현장별 근로내역확인 신고 자료를 검토한 후 ‘20일 이상 2개월 이상 연속근로자’에 대해 추징하고 있다.

이처럼 조사의 제출 서류 및 기준이 점점 강화되고 있는데 이같은 변화를 빨리 알아차려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업체 단독으로는 인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협업 중인 노무사가 있다면 주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아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보험공단의 경우 각 지사별 조사 담당과의 유선 번호가 홈페이지에 나와 있으니, 담당자와 직접 통화한 후 정확한 조사지침을 숙지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울러 대한전문건설협회나 관련 기관에서 보내는 각종 공문을 꼼꼼히 살펴 법 개정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 좋다. 대한전문건설신문과 같은 건설 전문지에도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나 기타 안내내용이 많으니 챙겨야 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 교육을 활용하자=일반 인사·노무 관련 교육은 각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고 그 수도 많다. 이에 반해 건설분야의 노무 역량 강화 교육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건설공제조합이나 건설전문 노무법인 등에서 직무능력향상을 위한 교육 과정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노무 역량을 키우는 것도 내실을 다지는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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