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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 칼럼> 새 정부 2년차… 반대자의 말도 경청해야
  • 나기천 세계일보 기자
  • 승인 2018.01.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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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슬 퍼렇던 박근혜 시대의 한 자락을 풍미했던 그는 “동대구역에서 할복하겠다”고 할 정도로 억울해 했지만, 결국 오랏줄에 묶인 신세가 됐다. 유·무죄를 떠나, 최 전 부총리의 구속이 씁쓸했다. “빚내서 집 사라”는 시대의 상징적 몰락 같아서였다.

실제 최 전 부총리가 몸담았던 정권은 영어의 몸이 된 수장과 함께 나락에 떨어졌고, 당시 정부를 믿고 아파트를 산 많은 국민이 격세지감을 톡톡히 경험하는 중이다. 새로 출범한 정부는 ‘집을 여러 채 산 사람들’부터 손보기 시작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오래지 않아 발표된 6·19 대책이 ‘맛보기’였다면 두 달 뒤 8·2 대책은 ‘본보기’였다. 

1월9일에는 8·2대책 후 적발된 주택시장 교란자 7만2407명이 국세청 등 담당기관에 통보됐다. 앞으로는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특별사법경찰관리 자격까지 얻어 투기의심 지역과 국민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간다. 타깃은 집값 상승을 주도한 서울·세종·부산, 이른바 ‘삼두마차’일 것이다. 

저금리 시대에 돈 굴릴 데가 없어서 집에 투자한 사람들, 남들이 다 아파트를 사니 나도 빚내서 샀다가 재미보고 한 채 더 산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억울해 할 수 있다. 4년 만에 정부 기조와 정책이 급반전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현 정부가 그릇된 길을 가려 하는 것은 아니니 어쩌겠나. 

어쩌면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무책임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수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가계 부채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고, 증가치의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이 키웠다. 특히나 자고 나면 수천만 원이 그냥 오를 때도 있는 집값은 대부분의 서민을 좌절하게 하고, 사회 양극화를 초래했다.

방향은 맞지만 꼭 이렇게 해야만 하는지 걱정되는 부분도 분명 있었다. 서울, 특히 강남권, 그중에서도 재건축 아파트값이 폭등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터인데, 정부는 단순히 수요만 억제하면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안이한 대응을 한다. 그래도 집값이 오르니 이번엔 보유세를 올려버리면 끝이라고 생각하나 보다. 3주택자 이상이라고 했다가, 한 채라도 일정 가액을 넘으면 그렇게 하겠다고 금방 입장을 바꾼다.

문재인 정부가 2년차를 맞았다. 촛불과 탄핵정국 속에 탄생해 정신없이 내달린 지난해와 달리 정부는 올해 좀 더 세련돼야 한다. 2년차가 되자마자 북한과의 대화도 시작됐다. 이렇게 모든 일이 술술, 제대로 풀려가야 한다. 또 그러려면 반대자의 말도 들어야 한다. 현 정부에서 일종의 ‘고집’ 같은 게 보여서 걱정된다. 그러면 안 된다.

최저임금만 봐도 그렇다. 많은 중소기업과 유관기관, 언론이 최저임금을 단번에 올리면 부작용이 있다고 경고했지만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과는 경비원·청소부 등 고용취약층의 해고와 상여금 등을 급여로 넣는 편법을 불렀다. 최저임금은 올랐는데 직장을 잃거나 실질 임금은 떨어지는 아이러니다. 

가상화폐는 또 어쩔 텐가. 이 엄청난 광풍에 정부는 또 왜 이리 조용한가. 대책이 없는 것인가. 어물쩍대다간 가상경제 발(發) 가격 일탈이 실물경제까지 다 잡아먹을 수 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나기천 세계일보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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