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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 투자에 대한 사고와 정책 바뀌어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작년보다 1조3000억원, 14% 감소함에 따라 전국에서 4만3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새해 들어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으로 위협을 받기 시작한 고용이 SOC 예산 감축으로 더욱 어렵게 된 것이다.

건산연이 지난 4일 발표한 ‘인프라 투자의 지역 경제 파급효과’ 분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SOC 예산 감소로 경기도 8500개, 서울 7800개 등 전국에서 모두 4만3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며, 그 결과 실업률도 전국 평균 0.18%p 상승하게 된다.

SOC 예산 축소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주택건설 위축, 해외건설 수주 부진도 일자리 감소 추세를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건설의 경우 일부 대형 건설업체에서도 올해 입주를 마치는 현장의 인력을 보낼 곳이 없다고 한다. 건설업 종사자들만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 게시판에는 퇴직할 때 챙겨야 하는 서류나 밟아야 하는 절차를 묻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사정 때문이다.

해외건설 수주도 2년 연속 300억 달러를 밑돌아 인력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수주 부진으로 구조조정을 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짓눌린 사람들이 이미 건설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분야의 자격증을 추가로 따기 위해 건설기술자격증학원에 새로 등록하는 바람에 이들 학원이 불황 속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처럼 건설업계와 건설업 종사자들은 닥쳐온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데도 이를 풀어나가려는 정책당국의 노력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공공조달시장에 ‘일자리창출 우수기업 우선 낙찰제’를 시행한다고 밝혔으나 날이 갈수록 하향세가 뚜렷한 일자리 창출에 과연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회의를 낳고 있다.

이 제도에는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의 ‘사회적 책임’ 평가비중을 높여 일자리창출 등 일정수준 이상인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적격심사에서도 일자리창출 우수업체부터 가격 및 계약이행능력에 대한 심사를 한다는 등의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일자리를 만들면 입찰기회를 늘려주겠다는 이 정책에 대해 선후가 바뀐 것이라는 비판이 없지 않다. 일거리가 많아야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지, 만들 수 없는 일자리를 만들어오면 일거리를 주겠다는 게 과연 올바른 접근인가라는 의문 때문이다.

건산연 관계자는 보고서 말미에서 “SOC 예산이 축소될수록 일자리 수가 감소하고, 지역 간 소득 격차가 확대되는 등 지역 경제의 ‘성장’과 ‘분배’ 측면 모두에서 부정적 파급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또 “인프라 투자는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가져오는 효과적 수단”이므로 “정책당국은 ‘성장’뿐 아니라 ‘분배’의 관점에서도 지역 간 소득 격차 확대 문제에 대한 선제적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바꿔 말한다면, 분배를 통한 복지 추구가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라면 지금이라도 SOC 투자를 늘리는 쪽으로 사고와 정책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논설주간  koscaj@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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