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건설투자 절벽’ 다음은 ‘성장과 고용 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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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건설투자 절벽’ 다음은 ‘성장과 고용 절벽’
  • 주 원 경제연구실장
  • 승인 2018.01.22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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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건설업에서 창출된 일자리는
전체 신규 일자리의 30% 이상 달한다
새 정부가 우선 과제로 두는
고용시장의 양적·질적 개선을 위해
건설투자의 급락을 방치해선 안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경제의 성장과 고용을 떠받치고 있던 힘은 다양한 데에서 찾을 수 있으나 건설투자와 건설업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가 없다.

가까운 예로 2017년 1~3분기까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3.1%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중에서 건설투자가 기여한 바는 42.6%로 만약 건설투자가 없었다면 경제성장률은 1.8%에 그쳤을 것이다. 또한 2017년 연중으로 새로운 일자리는 31만 7000개가 만들어졌는데 이 중 건설업에서 창출된 일자리 수는 11만5000개나 된다. 경제 전체 신규 일자리의 36.3%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건설업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전체 신규 일자리는 20만개에 그쳤을 것이다. 요약하면 한국 경제성장의 40% 이상 그리고 한국 고용 창출의 30% 이상이 건설 부문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성장과 고용의 상당 부분을 건설투자에 의존했던 경제구조가 2018년에는 작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건설경기의 급락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은 공정별로 크게 건축과 토목 부문으로 구분된다. 우선 건축 부문은 이미 2, 3년 전부터 사상 최대 규모의 건축허가를 기록하는 등 시장의 공급과잉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특히 수요 측면에서는 그동안 부동산시장을 뒷받침하는 힘이 됐던 가계대출이라는 자금줄이 점차 막혀 가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시장을 정조준한 가계부채 억제 대책인 6·19 부동산 대책, 8·2 부동산 대책, 9·5 부동산 대책,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바로 그것이다. 나아가 최근에는 보유세를 강화하는 대책도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새 정부의 부동산시장에 대한 시각은 두 문장으로 요약된다. ‘빚내서 집 사지 마라’ 그리고 ‘자기가 사는 집 이외 부동산을 가지고 있지 마라’이다. 아직은 대다수 국민들이 지금까지 나온 대책들의 강도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으나, 이제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정부의 부동산 시장 대책들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를 실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 과잉과 수요 축소는 필연적으로 건축 부문 경기를 냉각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한편 토목 부문에서도 전망이 어둡다. 정부의 2018년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 작년대비 14%나 감소됐기 때문이다. 이것도 행정부의 초안은 ?20%였는데 그나마 국회 심의 과정에서 감소폭이 축소된 결과이다. 건축 부문 경기는 기존의 수주 물량이 어떤 식으로 해소되는지 그리고 정부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시각의 변화 여부에 따라 유동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토목 부문은 확정적이다. 토목 공사 발주 주체는 거의 대부분 정부이기 때문이다. 건축 경기와 토목 경기가 모두 침체를 예고하고 있다면 올해 건설투자 절벽은 확정적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에 따라 건설투자 증가율은 2017년 약 7% 내외 수준에서 2018년에는 0% 내외 수준으로 크게 둔화될 것이다. 즉 건설투자는 그 성장을 멈춘다는 말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작년 말 정부가 내놓은 올해 경제 전망치, 경제성장률 3% 수준과 신규취업자 32만명은 달성하기가 매우 힘들어 보인다. 건설투자 침체로 깎이는 부분을 고려했을 때 경제성장률은 약 2% 내외로 그리고 신규취업자수는 20만명 선으로 낮추어 잡는 것이 맞다. 물론 건설투자가 아닌 다른 부문 즉, 수출, 소비, 설비투자 등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증가세를 보여준다면 정부의 3% 성장과 32만명 신규취업자 목표는 달성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최근의 대내외 여건과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한다면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 

건설투자에 성장과 고용을 의존하는 경제 및 산업구조는 사실상 개발도상국형 경제구조다. 당연히 바람직한 구조는 아니다. 한국경제가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경제 내 다른 부문과 산업의 역할이 지금보다 훨씬 더 커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많은 주력 산업들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새로운 성장동력은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이에 적정 수준의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 건설투자에 의존해야 했던 점을 비난할 수는 없다. 또 올해 현실적으로 건설투자를 빼놓고 성장과 고용을 말할 수도 없다.

따라서 건설투자 절벽을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나아가 정부가 이러한 건설투자 침체의 거대한 파급력을 모르거나 간과하고 있다면 더욱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최근의 전반적인 경제 회복 기조를 유지하고 정부가 우선과제로 두는 고용 시장의 양적 및 질적 개선을 위해서라도 건설투자가 급격하게 위축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에 보다 관심을 가지고 경제정책을 입안해야 할 것이며, 토목 부문의 예산 축소가 가져오는 부정적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나아가 건설업의 산업적 특성으로 인해 수주 급감에 따른 건설기업의 경영 악화 가능성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건설투자로 시작되는 경제위기의 가능성은 점증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주 원 경제연구실장] juwon@hr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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