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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전 꼼꼼히 진단 후 인프라 투자 과감해야논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2월에 있을 ‘국가안전대진단’부터 철저하게 시행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루 앞서 정부가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참사 대책으로 안전관리가 취약한 29만개 시설에 대해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못미더움’이 진하게 배어있다.

국가안전대진단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2015년 처음 도입됐다. 행전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매년 이맘때쯤 50여일에 걸쳐 20만~40만곳의 진단을 실시한다. 안전등급이 낮은 위험시설은 전수조사를 하고, 일반시설은 관리자가 자체 점검을 한다. 지난해의 경우 26만여 곳을 시설물 관리주체가 직접 점검했다. 정부가 전체대상의 10% 안팎만 표본조사를 하기 때문에 관리자의 ‘설렁설렁 점검’을 다 걸러낼 수가 없다. 수박 겉핥기식 또는 보여 주기식 행정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안전대진단만 놓고 봐도 ‘과연 제대로 될까’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2월5일부터 3월30일까지 54일 동안 29만 곳을 점검하려면 단순계산만으로도 하루에 5000곳 이상을 진단해야 한다는 수치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상태를 판단한다’는 의미의 진단이라기보다는 단순 겉핥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 사고가 난 세종병원의 경우도 지난 3년간 소방안전점검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는데, 이는 병원 자체의 셀프 안전점검을 그대로 인정한 결과다.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2015년부터 매년 안전대진단을 해왔지만 국민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사고가 그치지 않는 것만 봐도 그렇다. 2016년에 49만곳, 지난해의 경우 33만곳에 대한 안전대진단을 실시했지만 제천이나 밀양화재를 막지 못했다. 안전대진단이 그야말로 ‘연례행사’에 그친다는 반증이다. 오죽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안전한 나라를 다짐하고 있는데도 참사가 거듭돼 참담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했을까.

진단을 했으면 반드시 잘못된 곳을 바로잡는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당연히 투자에 대한 관리감독도 철저히 해야 한다. 이번에 사고가 난 세종병원의 경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배경에는 불법 증·개축, 안전규정 미준수, 당국의 시정명령 무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점검도, 사후 관리 감독도 모두 부실했다는 얘기다. 다중이 이용하는 국가시설과 인프라 등에 대해서는 정부가 대진단 후 재투자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안전에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국민의 목숨을 앗아가는 참사라는 부메랑을 맞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젠 우리도 ‘기본부터 꼼꼼히’ 우리 사회의 안전시스템을 다져가야 할 때가 됐다. 언제까지 후진적 사고와 인명피해에 속수무책이어야 하는가. 연중 하루도 거르지 않는 꼼꼼한 진단과 불안전에 대한 과감한 투자야말로 안전 선진국으로 가는 마스터키라는 점을 모두가 명심해야할 것이다.

논설주간  koscaj@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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