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사 자금난 악용… 외부엔 “상생” 홍보 눈가림

하도급업체들의 어려운 설 명절 자금사정을 악용해 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조건으로 부당 감액을 요구하는 종합건설업체들이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설 명절에도 베풀기는커녕 하도급업체의 약점을 이용해 잇속을 챙기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토공사 전문업체인 P사와 금속창호 전문업체인 Z사는 최근 “하도급 대금을 일부 조정해주면 대금을 설 명절 전 조기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토공사 전문업체인 A사는 원도급업체가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노무비 등 일부만 조기에 주고 대외적으로는 상생을 추구하는 업체인양 홍보에 활용한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대금 선 지급을 빌미로 부당감액을 요구하는 행위는 일상적인 갑질이라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설 명절까지 이용해 갑질을 벌이는 걸 보니 씁쓸하다”며 “하지만 명절에 큰 비용이 필요한 만큼 이런 요구를 수용하는 업체들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의 ‘2018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 결과를 보면 중소건설사 10곳 중 5곳은(48.7%)은 자금사정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돼 원도급사의 대금 조기지급을 미끼로 한 부당감액 요구를 뿌리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 중소건설사들이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이 개선된 종합건설업체들이 조기지급 등을 통해 상생을 꾀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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