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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이행보증금 20%’ 족쇄… 영세하도급사에 갑질 횡포건설업계 적폐 고발(3) - 협력업체 잡아먹는 원도급사 사례

보증금 구상권 꺼리는 약점 악용 
돈되는 공사는 가로채 기성 깎고
실행단가 오류 인한 손해는 전가
항의하면 계약해지·보증서 돌려

‘돈이 되는 하도급사의 공사는 계약사항을 위반해서라도 뺏고, 공사의 실행단가를 잘못 계산했을 경우 손해부분을 하도급사에 떠넘긴다. 여차하면 공사를 타절하고 계약이행보증금을 청구하겠다고 하면 찍소리도 못할 것이다’

최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마치 동일한 시나리오라도 돌고 있는 듯 이같은 수법으로 하도급업체들을 등쳐먹는 원도급사들 사례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이들은 특히 자사와는 첫 거래라 정보가 부족하고 법무능력이 떨어지는 영세한 하도급업체들을 주요 타겟으로 삼는 등 치밀함을 보이고 있다.

처음인데도 원도급사에 대해 사전조사 없이 ‘공사를 따고 보자’는 식으로 섣부르게 뛰어든 전문건설업체의 잘못도 있지만, “잘하면 좋고 못해도 본전”이라며 소모품을 찾는 종합업체의 옅어진 파트너십 인식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갑질을 벌이는 원도급업체들의 주요 특징은 계약이행보증금을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증서를 법적 최고기준인 10%보다 배로 받아 볼모로 잡는 식으로, 이같이 요구하는 업체는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고 피해업체들은 조언하고 있다. 하도급업체는 물론 대표 개인의 재산을 대상으로도 집행되는 보증금 구상권을 꺼려하는 하도급사의 생리를 악용, 부당한 요구를 하더라도 거절하지 못하게 만든 수법이다. 신규 업체를 주로 타겟으로 삼는 이유이기도 하다.

토공사 전문업체인 A사는 지난해 임대아파트 공사에 참여했다가 원도급업체로부터 공사 일부를 뺏겨 수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철콘 전문업체인 B사는 원도급사가 실행단가를 잘못 계산해 손해가 발생했으므로 이를 보존해 달라고 요청하자 계약해지와 계약이행보증서를 이용한 협박을 당했다.

A사 관계자는 “아파트 기초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돈이 되고 수월한 부분의 공사를 원도급사가 가로챈 후 이를 기성금에서 깎았다”며 “그러나 보증을 20% 끊은 상태에서 공사를 타절하거나 싸우기는 힘들었다”고 주장했다.

B사 관계자는 “노무비 등을 제때 지급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압박해올 경우 임금 미지급 등으로 계약해지 사유가 발생할 수 있어 대금을 일부 감액해 받는 선에서 합의를 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전문가는 “하도급사의 공사진행을 어렵게 만들고 이를 빌미로 계약해지와 이행보증서를 돌리는 행위는 원도급업체 귀책으로 발생한 피해를 하도급업체에게 전가하거나 부당 이득을 올릴 때 주로 활용하는 수법”이라며 “이는 일반적이지 않은 악독한 갑질 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한편 원도급사 갑질도 문제지만 보증금을 무조건 지급하고 보는 서울보증보험의 영업방식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전문건설업체 대표는 “손해여부를 따져 보증금을 지급하는 전문건설공제조합과 달리 요청시 보증금을 우선 지급하는 서울보증의 지급 절차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태규 기자  news8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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