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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적폐, 부영의 교훈

대한전문건설신문이 이달 들어 시작한 ‘건설업계 적폐고발 시리즈’의 첫 ‘피고발인’ 부영주택 이중근 회장이 지난 7일 구속됐다.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입찰방해, 임대주택법 위반 등이다.

그의 유·무죄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나 그가 받을 벌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듯하다. 또 경영자 개인의 잘못과 그가 경영한 기업이 저지른 비리는 구분하는 것이 옳겠지만 부영과 이 회장의 경우에는 이런 구분도 불필요하다고 보는 사람도 다수이다.

팔순을 눈앞에 둔 노인이 새벽의 혹한에 떨면서 철창으로 옮겨지는 모습이 안쓰럽지만 그 이상의 동정은 얻지 못하는 형편이라는 말이다. 그가 검찰 수사를 받을 때나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동안 검찰청과 법원 바깥에서 그의 구속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진 것이 그 증거일 거다.

시위는 부영의 임대주택에 입주했다가 ‘매우 비싸게’ 분양을 받아야만 했던 사람들, 하자처리를 신청했다가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부영의 하자처리에 오히려 화가 더 솟구치게 된 세입자들이 벌인 것이지만 부영은 세입자에게만 횡포를 부린 게 아니라 함께 일했던 하도급 전문건설업체의 생존도 위협했다. 이윤을 위해서라면 전 방위적으로 갑질을 벌였다는 주장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부영이 전문건설업체의 팔을 비틀고 정강이를 걷어차며 피눈물을 흘리게 한 사례를 꼽으면 남의 손가락까지 빌려야 할지 모른다. 철근콘크리트 업체로 부영의 동탄2 신도시 아파트 공사에 참여했다가 부영의 횡포로 부도위기에 몰린 (주)서은건업 등의 제보에 따르면 부영이 저지른 ‘저가수주 유도’와 ‘불공정 특약’이라는 큰 틀의 ‘갑질’ 속에는 내역서 미교부, 부당한 비용 부담, 감리 월례비 전가, 기성금 지급 방식 왜곡, 현장관리 인력 축소 및 그 부담을 하도급업체에 넘긴 것 등 각종 비리가 백화점에 상품 진열된 듯 없는 것이 없을 정도이다.

부영의 하도급 거래 내역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면, 부영의 하도급 공사에서 ①서면 지연교부 ②선급금 미지급 ③대금지급보증서 미교부 ④낙찰대금을 다시 깎는 것 ⑤추가공사 등에 따른 정산 ⑥산업재해에 따른 비용부담 ⑦부당특약 등 공정거래 전문가들이 꼽는 건설 분야의 대표적인 7대 불공정거래의 사례 거의 전부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는 말도 있다.

부영 관계자는 “다른 하도급사는 차질 없이 공사를 하고 있으며, 이윤을 남기는 하도급사도 있다”고 해명하지만 피해를 당한 하도급 업체들의 반응은 ‘천만의 말씀’이다. 이들은 항목별 수량이 정해지지 않은 내역서를 제공, 정확한 공사물량도 모르는 채 공사를 시작하게끔 한 ‘단가계약 공사’가 횡행했던 것만 봐도 부영의 횡포를 알 수 있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이런 횡포와 비리는 경영자가 바른 경영을 했더라면 생겨나지 않았을 거라는 주장도 뒤따른다. 부영 사태를 보면 ‘내 눈에 눈물 나면 네 눈에는 핏물 난다’라는 우리 속담이 틀리지 않음을 알게 된다.

논설주간  koscaj@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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