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공 1년 넘도록 “추가공사비 못줘”
원도급사, 협력사 고혈로 고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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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 1년 넘도록 “추가공사비 못줘”
원도급사, 협력사 고혈로 고속성장
  • 유태원 기자
  • 승인 2018.02.2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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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적폐 고발 (4) - 협력업체 잡아먹는 원도급사 사례

조정합의 후 불리해지자 또 거부
“유치권 행사 않겠다” 각서도 요구
전문건설 9개업체, 무더기 진정서

협력업체 9곳이 무더기로 인천의 한 대형 종합건설업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행위로 고발한 사건이 최근 발생해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불공정하도급을 해결해 달라는 ‘무더기 진정’의 대상이 된 종합업체는 사업 시작 6년만에 인천지역 시공능력평가액 선두권에 진입할 정도로 급성장한 J사여서 “그동안 하도급사의 고혈을 쥐어짜 회사를 급성장시킨 게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돌 정도로 지역업계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최근 J사의 하도급공사에 참여한 전문건설업체 9곳이 공정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인천지역에서 J사가 운영하는 현장들에 하도급 참여해 시공을 마쳤지만 공사가 마무리된 지 최장 1년이 넘도록 월별 기성금 및 추가공사비 등을 정산 받지 못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정업체 중 한곳인 방수공사 전문인 B사는 2016년 11월에 준공된 현장에서 발생한 미지급금을 지금까지도 못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도급대금을 지급받기 위해 1년여 동안 지난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J사의 배짱튕기기와 몽니로 시간만 허비한 꼴이 됐다.

B사는 우선 J사가 미지급한 기성금에 추가공사비를 더한 총 10억7985만6190원을 지급해야 한다며 건설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J사는 650만원밖에 줄 돈이 없다며 맞섰다.

양사는 ‘감정결과에 무조건 따른다’는 내용의 조정합의서를 체결한 후 감정평가에 들어갔고, 최종적으로 6억3316만3005원을 하도급사에 지급해야한다는 감정결과가 나왔으나, J사 측은 “회사 사정이 어려워 줄 돈이 없다”며 재차 대금지급을 거부했다.

B사 대표는 J사로부터 “4억원만 미리 받으시는 게 어떻겠느냐, 나중에는 돈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반 협박까지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업체들은 이와 함께 계약과정과 시공과정에서 J사의 하도급법을 위반하는 불공정행위가 잇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선 J사는 계약서에는 ‘도면견적이므로 일체 물량변경은 없다’는 특약을 넣어놓고 뒤로는 물량내역서를 건넸다고 입을 모았다. 더욱이 내역서에 표기된 내용조차 실제 현장상황과 많은 차이를 보였으며 내역에 없는 공정이 추가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내역서를 꼼꼼히 수정하느라 계약 체결이 늦어진 업체는 계약 이전에 투입한 기성금을, 비교적 빠르게 계약을 체결한 업체들은 향후 발생한 추가공사비를 못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J사 측은 견적을 내기 위한 설계도면만 제공했으며, 내역을 준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직원 중 한명이 관련 자료를 제공했을 것이라는 심증은 있다고 덧붙였다.

피해업체들은 특히 J사가 하도급업체들이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을 악용했다고 말했다. 고의적인 기성금 유보행위는 물론이고, 일부러 선투입할 만한 상황을 만들어 ‘돈을 받으려면 말을 들어’라는 식의 업체 길들이기를 했다는 주장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추석 명절날 받은 각서다. J사가 추석을 앞둔 지난해 9월, 명절을 지낼 자금을 지급할 테니 각서에 서명하라며 이메일을 통해 전달한 각서는 ‘본 공사를 진행하며 일체 유치권 등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하도급사들은 또 추가공사비 중 상당수가 하자를 해결하는데 들어갔다고 토로했다. 하자는 현장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선행공정과 후속공정이 뒤섞인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J사가 공사를 완료하지 못하는 업체는 회사를 망하게 할 수도 있다며 공사를 강행시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편 J사 측은 “돈이 없어서 못주는 거다, 우리도 시행사로부터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유태원 기자] sraris23@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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