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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 칼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이면의 정치논리
  • 정순우 매일경제신문 기자
  • 승인 2018.03.05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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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남4구에서 재건축을 추진중인 아파트의 조합원에게 최대 관심사는 단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다. 초과이익이 얼마냐에 따라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의 돈이 왔다갔다 하니 이슈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악(惡)으로 규정하고 징벌하려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정부와 정치권의 태도는 많은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작은 지난 1월 국토교통부가 강남권 재건축부담금 추산액을 발표하면서다. 강남 15개 아파트 조합원 1인당 평균 4억4000만원, 최대 8억4000만원의 부담금이 나온다는 것이 요지였다. 기존 조합들이 자체 추산한 금액은 많아야 2억~3억원 정도였다. 혼란에 빠진 조합은 정부의 산출근거에 대해 궁금해했다. 하지만 정부는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추정과정과 대상 단지에 대해 일절 함구했다.

정부 추산과정의 실마리는 지난달  초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일부 공개됐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강남 아파트의 재건축 종료시점 가격을 어떻게 예측했냐는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강남 집값이 지금 오르고 있으니 과거의 상승을 토대로 미래가치를 추정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답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직전 5년 집값 상승률을 토대로 미래 집값을 추산했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참고했다는 강남4구의 최근 5년 아파트값 상승률은 27.04%다. 전국 평균인 11.08%는 물론, 서울 평균(18.43%)보다도 월등히 높다. 강남집값을 잡겠다며 한편으론 비정상적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 예상하는 정부의 시장판단은 이중적이란 말로밖에 표현이 안 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위헌논란으로 주제를 바꿔보자. 정부에서 부담금 엄포를 놓자 일부 조합은 위헌소송을 준비하고 나섰다.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는 헌법정신에 위배된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정부는 1994년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토지초과이득세법(토초세법) 위헌심판의 결과를 인용하며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는 헌법정신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과연 정부 말대로일까. 토초세법 판결문을 살펴보면 정부가 스스로에게 유리한 부분만 발췌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당시 헌재는 미실현이익 또한 이익이므로 과세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 판단했다. 하지만 과세대상 기간 및 이익규모의 명확한 산정이 어렵고 납세자의 납부능력이 고려되지 않으며 자산가치 변동으로 이익이 줄어들거나 없어질 경우 이를 보전할 보충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지적사항을 보완하지 못하면 위헌으로 판단한다는 시한부·조건부 위헌 판결이다. 합헌과는 거리가 멀다. 이를 두고 정부는 ‘헌법정신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했다. 심지어 토초세는 결국 폐지됐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부의 과도한 쏠림을 막기 위한 정책이다.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10년 가까이 시행이 유예됐다. 지금 정부가 이 카드를 꺼내든 것은 시장안정화보다 정치적 목적이 더 강해 보인다. 강남 재건축아파트 조합원의 불로소득을 정부에서 회수함으로써 사회구성원 대다수인 서민의 이익을 지킨다는 프레임. 선거에서 이기고 싶은 정치인이라면 거부할 수 없는 달콤한 유혹일 것이다. 하지만 옳고 그름을 따지자면 분명 잘못됐다. 국가는 빈부에 관계없이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해야 한다. 

정순우 매일경제신문 기자  sunujung@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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