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의 4번째 적폐고발 시리즈에서 인천 소재 J 종합건설업체의 갑질행위에 대해 다룬 바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업체가 전화로 감사 인사를 전해왔다. 최근 J사와 하도급 계약을 맺었는데 정말 눈 뜨고 코 베일 뻔 했단다.

본지는 최근 적폐고발 시리즈를 새로 시작했다. 악덕업체들은 물론이고 각지에서 실제로 행해지고 있는 갑질 행위를 널리 알리자는 취지다.

이제 막 시작된 연재물임에도 영향력이 상당하다. 자신과 거래하는 업체 같다며 업체명을 물어보거나, “해당 갑질을 당했을 때 어떻게 해야됩니까?”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이는 갑질에 대한 하도급사의 인식이 ‘당연하고 참아내야 하는 것’에서 ‘부당하고 맞서 싸워야 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는 반증이다.

아직까지 한 번도 갑질을 당해본 적이 없다는 업체는 만나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하도급사의 고발로 실태가 드러난 업체는 소수에 불과하다. 행여나 보복을 당할까, 일거리가 끊기지는 않을까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미투(Me Too)운동’을 아는가. 미투운동을 통해 각 업계에서 소위 ‘잘나가는’ 사람들의 추악한 실체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전에는 너무나도 높은 위치에 있어 고발은 엄두조차 못 냈던, 오히려 역풍을 맞을까봐 입단속을 해야 했던 그런 사람들이다.

이번 미투운동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침묵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가 아닌가 싶다. 피해자의 침묵은 결국 또 다른 피해자를 낳았고, 길게는 10년이 넘도록 그 비밀은 지켜졌다.

피해사례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하나 둘씩 모인 사례가 데이터가 되고 이는 곧 해결방안을 마련할 실마리가 된다. 건설업계의 미투운동, 적폐고발 시리즈에 많은 힘을 실어주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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