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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 칼럼> 집 살까? 전세 살까? 커지는 세입자 고민
  • 배성재 한국일보 기자
  • 승인 2018.06.11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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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염창동에 사는 친구는 요즘 머리가 복잡하다 못해 지끈거릴 정도다. 다음 달 하순 지금 사는 집의 전세 만기가 도래하는데 전세를 연장할지, 집을 사야 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아서다. 2년 전 4억5000만원에 팔렸던 염창동의 역세권 32평 아파트는 지금 급매가 6억5000만원에 나온다. 2년 새 2억원 이상 급등한 것이다. 자금의 여유가 넉넉하지 않은 친구. 집값만 안정적이면 무리하게 대출을 끼지 않고 현재 전세금에 수천만원을 더 보태 2년간 편안한 마음으로 지금 집에서 지낼 수 있다. 하지만 집값이 더 올라 또다시 속상할 것 같은 두려움도 여전하다. 답답한 마음에 부동산에 조예가 깊은 지인들을 두루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도 “2년 뒤 서울 집값이 그대로일지 상승했을지 예측한다는 건 신의 영역”이라는 말만 건네줄 뿐이다. 어떤 결정이 더 현명한 건지 확답을 줄 수 없다는 뜻이다. 친구는 휴일에도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분주하기만 하다. 

서울에 거주하는 수많은 전세 세입자들이 번뇌의 세계로 빠져들고 있다. 재건축·재개발로 한껏 달아올랐던 대장주 서울 강남3구를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고민의 깊이는 더해지고 있다. 현재 시황이 대세 하락 또는 조정장이라면 예비 매수자들도 전세 유지에 대한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현재 부동산 시황을 보는 관점은 ‘붇옹산’ 강영훈 대표와 매우 비슷하다. 강 대표는 최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서울 지역만 보고 이야기한다면 전형적인 조정장”이라고 밝혔었다. 2012년 말 또는 2013년 초 상반기 바닥을 친 국내 부동산 시장은 장기간 이어진 초저금리 기조와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등으로 단기간에 투자가 급속도로 몰리는 시황으로 변했다. 여기에 강남 재개발·재건축이 속도를 내면서 최근 4년 정도 부동산 시장은 재미를 볼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과열을 진정시키려는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들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현재는 조정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조정장이 단기일지 중기일지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수요 공급 중심의 순수한 시장 흐름 외 정부의 고강도 규제 정책이 주요 변인인 까닭이다.

이 지면을 빌어 친구의 고민에 대해 답을 준다면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결정을 했으면 그 결정에 만족하라는 말을 해 주고 싶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영역의 일에 대한 자신의 결정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최선의 투자를 위한 노력을 했으면 그만인 것이다. 사람이 아무리 돈을 쫓아도 실제로는 돈이 사람을 쫓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개인적인 경험을 되짚어 봐도 몇 번의 아파트 매매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렸지만 필자의 판단이 정확해서 올린 건 절반이었다. 나머지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 같은 아무도 예측 못했던 상황 발생과 많은 우연들의 결합의 산물이었다.

현재 전세금이 거의 전 재산인 친구처럼 많은 전세 가구주들 역시 전세금이 가계 자산의 대부분일 것이다. 당연히 잘 활용해 재산을 증식하고 싶은 마음 또한 똑같을 것이다. 다만 달콤한 과실은 우리의 바람과 달리 모든 가구주들에게 똑 같은 양 만큼 배분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게 상책이 아닐까 싶다. 

결말. 친구에게 전한 필자의 결론은 “전세를 연장하라”였다. 

배성재 한국일보 기자  zyi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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