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 빌미 레미콘·타워크레인 차질 빚을라”

어떤 일 벌어질지 예측 못해 퇴근시간 다가오면 조마조마
전문가들은 “300인이상 업체만 적용 대상이라 아직은 기우”

근로시간 단축이 지난 1일부터 시행되면서 건설현장에서는 각종 불만과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에서 처벌을 6개월 유예하고, 탄력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이를 잠재우기 위한 여러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업체들의 걱정은 염려를 넘어 ‘52시간제 울렁증’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건설현장에서는 52시간제 도입으로 인해 레미콘 배차에 문제가 생기고, 타워크레인 운용환경이 더 열악해지는 등 현장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실체 없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업계의 준비·적응 시간이 지나치게 부족해 발생하고 있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SOC 축소 등 물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현장에 현장운영 비용부담을 늘리는 근로시간 단축까지 급격하게 추진되면서 걱정을 넘어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공포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A 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기존에도 레미콘 배차가 수월하지 못해 현장을 놀리는 날이 종종 발생했는데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이런 문제가 더 심각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B 전문업체 관계자는 “현재도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은 장비 관리·수리 등의 명목으로 다른 근로자들보다 2시간 이상 적게 일하고 있는데 52시간 근로제로 일반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이 줄면 더 많은 요구를 해올게 뻔하다”고 염려했다.

C 전문업체 관계자도 “현장에서는 지금도 4시만 되면 노조 소속 근로자들이 옷 갈아입는 시간 등을 핑계로 제대로 일을 하지 않는데 앞으로 관리가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부분들이 실제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닌 만큼 크게 동요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이라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는 전문업체는 일용직 근로자를 포함해도 200여개, 종합업체는 100여곳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돼 부작용을 언급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탄력근무제만 잘 활용해도 지금 제기되고 있는 걱정은 단순한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지만 유사한 부작용이 나타날 순 있다”며 “정부는 52시간제가 완전히 정착될 때까지 발생할 여러 부작용에 대비해 업체들의 목소리를 수용할 수 있도록 유연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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