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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의원 - 공공기관 ‘간접비 미지급’ 갑질 이젠 그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항공사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잠잠했던 대기업의 갑질 논란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남양유업 대리점 강매 사건부터 최근 항공사의 갑질까지 각종 대기업의 갑질들이 세상에 드러나면서 많은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시류에 맞춰 정부도 “갑질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생활적폐로, 그것을 없애야 완전한 적폐 청산으로 갈 수 있고 공공부문이 먼저 실천해야 한다”면서 ‘공공 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을 확정 발표해 갑질 근절에 힘을 보태고 있다.

건설업계는 발주자-원도급-하도급-장비업체 및 건설근로자가 수직적 거래관계로 연결되는 대표적인 갑-을 관계의 경제영역으로 발주자는 가장 높은 갑의 위치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공사의 30%를 차지하는 공공공사에서 발주자인 정부 및 공공기관은 갑 중의 갑이다. 이러한 절대적 위치에서 공공기관 역시 그동안 관행적으로 많은 갑질을 자행해 왔다. 대표적인 예로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 미지급을 들 수 있다. 

지난 2013년 지하철 7호선 연장선 공사의 시공사들이 발주자인 서울시를 상대로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긴 소송 끝에 법원은 건설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건설업계에서는 건설경기 불황과 맞물려 갑인 발주자의 횡포에 맞서 을도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이에 힘입어 건설사들이 불공정관계 개선을 요구하며 소송으로 맞선 것이다. 향후 있을 입찰에 불이익이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큰 용기를 내어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하지만 위 소송결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 지급을 원천적으로 회피하기 위해 다양한 갑질과 편법이 벌어지고 있다. 공사 휴지기간에 공사 강행을 지시하는 것이 그 예다. 발주기관과 시공사 간 계약 및 계약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휴지기간을 공사계약기간에서 제외하고, 휴지기간 중 발생하는 추가비용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시키는 경우다. 하지만 휴지기간 동안 공사 강행을 지시하고 공사가 진행돼도 계약 내용을 바탕으로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아 휴지기간 간접비 등은 전적으로 시공사에서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편법은 차수별 계약기간 조정을 통해 간접비 지급을 회피하는 것이다. 장기 계속비 공사에서 공사기간이 부족하면 다음 차수 계약일정을 뒤로 미뤄 공기를 맞춘다. 계약 종료 시점부터 다음 공사 시작 전까지는 공사 계약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시공업체는 간접비 청구를 할 수 없게 된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공사 중간에 철수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발주자인 공공기관의 눈치도 살펴야 하기 때문에 계약기간이 아닌 기간에도 본인 부담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또한 시공사는 공사가 중단되면 장비임대료, 근로자 인건비 등 간접비가 추가로 발생하므로 어쩔 수 없이 사전공사 시행을 요청할 수밖에 없고 이미 선투자한 금액은 정식 계약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온전한 보전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발주기관의 갑질로 인한 피해는 원도급자, 하도급자를 넘어 영세 장비업체와 현장 근로자까지 연쇄적으로 미쳐 건설업계 전반에 문제가 된다. 이 문제들이 누적되면 시설물의 부실공사까지 초래할 수 있어 최종적으로는 그 시설물을 이용하는 국민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발주기관의 갑질로 인한 피해를 막으려면 적정한 SOC예산 확보를 통해 공사비를 현실화하고 정상화해야 한다. 지금 사회 각 분야에서는 불공정한 ‘갑을관계’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관행이 사라지면 건설시장은 활력을 되찾게 될 것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보건복지위, 대구 서구)

김상훈 국회의원  koscaj@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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