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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의원 - 불공정거래 소송, 피해자가 손해입증은 부당

최근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으로 납품업체 협력사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개인의 극단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하기엔 그리 단순한 사안이 아니다. 며칠간 지속된 지연 또는 노밀(기내식 미탑재)운항을 하고 납품업체 대표가 사망하게 된 배경에 총수의 경영권을 위해 납품계약을 미끼로 갑질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상세한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이번 사태의 근원이 불공정으로 인한 것이라면 납품 정상화로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 

아시아나항공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하도급 불공정거래는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 사회 전역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건설 산업은 그 어떤 업종보다 하도급 불공정거래가 빈번하고 심각하게 발생하는 분야다. 

이는 수직적 건설생산 체계와 함께 발주자 우위의 계약관행 등의 구조적 문제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저성장에 따른 건설공사비 하락 등의 시장적 요인이 결부돼 건설업의 하도급은 오랜 관행으로 고착돼 왔다. 

이로 인해 불법다단계 하도급이라는 변종마저 나타나며 하청-재하청-재재하청의 시스템이 만들어짐은 물론, 공사비용 절감을 위한 저가공사로 부실공사, 임금체불, 하자담보 책임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불공정거래 방지를 위한 일환으로 지난 3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하도급업체가 원사업자에게 하도급 대금조정을 신청할 수 있으며, 원사업자가 하도급업체에 원가자료 등 경영정보를 요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 조치로 하도급업체들이 제값의 하도급대금을 받는 것은 물론, 다양한 문제점을 유발했던 불공정 행위들도 상당부분 억제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부실공사, 하자담보 책임 등 건설분야 하도급 문제는 영세업체에겐 감당하기 어려운 사안들이다. 해결방법도 법적 소송이 유일한 대안이지만 이마저도 영세업체에겐 부담이다. 소송비용을 차치하더라도 문제 발생에 따른 손해의 존재 및 손해액을 피해자인 영세업체가 입증해야 되기 때문이다. 

본 의원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불공정거래에 따른 법적소송 발생 시 손해 입증에 필요한 자료를 원사업자로 하여금 제출하도록 하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특허법 제132조와 유사한 ‘한국형 디스커버리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사업자가 손해 입증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해 피해자 권리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 건설 산업을 비롯한 하도급거래에서 불공정거래가 발생해 손해배상 책임 소송이 일어날 경우 손해를 입은 피해자가 손해의 존재 및 손해액 규모 등을 입증해야 한다.  

소송과정에서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피해자가 요구하는 자료를 정직하고 성실하게 제출하지 않는 한 기업의 귀책사유나 의무위반 사실, 손해발생 정도, 손해와의 인과관계 등을 입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고 원사업자에게 이를 기대하기란 요원하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에게 손해를 입힌 원사업자가 자신들의 손해배상을 좌지우지하는 셈이 된다. 사업자의 손해배상이 인정되더라도 사업자가 부담하는 책임의 범위가 좁게 인정되는 경우가 많고 실제 배상액수는 손해 정도보다 훨씬 낮아 소송 자체가 유명무실해지는 것이다.

본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을 통해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발생하고 있는 불공정거래가 개선됨은 물론, 건설 산업에도 ‘공정’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길 기대한다.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토교통위, 경기 안산시상록구 을)

김철민 국회의원  koscaj@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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