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업들은 생산단계의 위아래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다. 정부는 칸막이와 다단계가 없는 고효율 산업으로 바뀔 것을 주문하고 있다. 건설노조를 주축으로 한 근로자들은 날이 갈수록 더 많은 임금과 고용안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한 국제 컨퍼런스에서 싱가포르 건설사업청의 앙 리안 액(ANG Lian Aik) 국장의 발표는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

싱가포르는 건설근로자 인건비가 낮기 때문에 신기술 도입의 필요성이 낮았고, 갈수록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2010년과 2015년 건설생산성 혁신 로드맵을 만들어 공장제작 및 조립 방식을 선도적으로 도입했고 40~70%의 인력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엔 이 방식에 민간기업의 참여를 늘리기 위한 지원책도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정부 역시 건설산업 혁신을 통한 생산성 제고를 꾀하고 있다. 핵심은 기술 및 생산구조의 혁신이다. 싱가포르와 다른 점이 있다면 건설기업이 먼저, 큰 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는 점이다.

정부의 건설 혁신방안 논의를 지켜보면서 지워지지 않는 의문이 있다. 우리나라의 건설 생산성이 과연 건설기업들만 잘하면 올라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발주자와 관련 산업, 근로자까지 동시에 혁신에 참여해야 하는 게 아닐까.

건설기업들은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해야 한다는 정부의 모순된 요구에 오늘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은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소 전문건설사가 최일선에서 변화를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혁신의 길인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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