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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갑질피해는 불가항력이 아니다

“아 그게 잘못된 거였습니까?”

취재를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다. 부당특약 등 원도급사의 부조리한 행위들을 짚어낼 때마다 취재원으로부터 탄식이 터져 나온다. 대다수의 전문건설업체가 부당한 처우에 상당히 익숙해져 있었다.

그동안은 부조리가 ‘관행’으로 인식될 만큼 산업 깊숙이 자리 잡은 점을 지적해 왔다. 이번에는 전문건설업체들의 무지와 태도를 꼬집어보고자 한다.

갑질 피해는 대부분이 업체들의 무지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꼭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계약서를 들여다보고, 건설산업기본법·하도급법을 찾아보는 업체들이 대다수다.

심지어는 계약서와 특약내용을 읽어보지도 않고 하도급 계약을 맺는 업체도 여럿이다. “이걸 언제 다 보고 있나요”라고 말하며 천진난만하게 웃던 모 대표이사가 어렴풋이 생각난다. 당시 계약서에 폐기물 처리비 등을 부당하게 전가하는 내용은 물론이고 공사비 증가, 계약변경 등에 따른 책임을 몽땅 하도급사에 떠미는 특약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을의 입장에서 어쩔 수 없었다”,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들은 결국 책임을 회피하는 말뿐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만약에~했더라면”하고 문제 발생원인을 인지하고 다시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말 을이라서 어쩔 수 없었을까? 할 말 다하고 따질 거 다 따지면서도 고속성장하고 있는 업체들 여럿 봤다. 원청에 잘 보이고자 들이는 비용을 그들은 시공품질과 기술력 향상에 투자했다.

물론 잘못은 불공정 행위를 저지른 종합건설업체에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한 피해는 불가항력이 아니다. 현명하게 회피하는 스킬을 길러야 할 때다.

유태원 기자  sraris23@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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