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 32주년 특집 - BIM 국내 현황

싱가포르가 새로운 해외건설의 주요 요충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전 국토면적이 718㎢로 작은 도시국가지만 싱가포르 정부가 최근 인프라투자 확대를 천명하면서 복합공사·주택·지하철·철도·항만 등에서 대규모 신설 공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MRT공사인 TEL(톰슨이스트-코스트라인) 308공구 현장 항공사진.(사진제공=쌍용건설)

이런 배경으로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도 싱가포르에 진출하거나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 정부가 모든 토목·건축공사에서 BIM 사용을 의무화시키면서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져 국내에서도 기술력이 되는 일부 업체들만 싱가포르에서 공사를 진행 중에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활약이 두드러지는 쌍용건설을 현지에서 만나봤다. 쌍용은 현재 MRT(전철)공사와 콘도, 종합병원 등 3건을 현지에서 수주해 추진하고 있다.

3개 현장 중 남동부 마린퍼레이드 주변 MRT공사인 TEL(톰슨이스트-코스트라인) 308공구 현장은 쌍용에게나 싱가포르 정부 모두에게 조금 특별하다. 싱가포르에서도 처음으로 건축이 아닌 토목에 BIM 적용을 의무화한 프로젝트라 현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308공구의 BIM팀을 이끌고 있는 배민혁 쌍용건설 차장은 “싱가포르 정부도 여기 현장이 잘 돼야 추가프로젝트를 문제없이 끌고 갈 수 있는 만큼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1.78㎞ 구간에 1.34㎞ 길이의 터널 2개와 마린테라스 역사를 시공해야 하는 이 현장은 모래로 된 연약한 지반으로 돼있어 공사 난이도가 높은 현장으로 꼽힌다. 이는 시공·안전 등의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BIM 기술 능력을 가진 쌍용이 이 현장을 수주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발주기관인 싱가포르 육상교통청과 쌍용건설은 BIM 설계에만 2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할 만큼 설계에 공을 들였다. 공사가 까다로운 현장인 만큼 철저한 설계 없이는 안전과 생산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배 차장은 “BIM의 활용은 정말 다양하지만 이 현장에서는 가장 기본 목적인 생산성 향상과 위험(리스크)요소 예방에 중점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현장은 이제 착공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BIM 설계에 많은 공을 들인 만큼 생산성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쌍용 측은 기대하고 있다. 배 차장은 “당장 절감되는 부분을 수치화할 순 없지만 사전에 정밀한 설계가 이뤄져 설계변경이나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설계·시공 오차가 줄어들고 공기단축, 사고예방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돼 전체 공정에서 상당한 생산성 향상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이 현장 외에도 2009년부터 싱가포르의 다수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BIM과 시공기술 등을 인정받아오고 있다. 최근에는 베독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지난해 싱가포르 건설대상(BCA Awards)을 수상하기도 했다.

베독 현장은 8개동 583가구의 콘도미니엄과 쇼핑몰, 버스터미널, 택시 정류장, 환승 주차장이 합쳐진 복합공사로, BIM 설계 없이는 공기일정 조차 맞추기 힘든 난공사였다. 실제 시공에서도 시공 중에 기존 버스터미널을 철거한 후 부지 옆으로 이전해 운영하면서 복합건물을 신축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쌍용은 설명했다.

쌍용 홍보팀 관계자는 “해당 현장에서 BIM을 적용해 시공오차를 줄이고, 수준 높은 품질을 구현해 BCA 시공 대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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