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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 칼럼> 재개발·재건축 투자, 지금은 신중할 때
  • 김순환 문화일보 기자
  • 승인 2018.11.12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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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토지)개발과 부동산 가격 상승은 불가분의 관계다. 그래서 개발(공공 등)주체들은 특정 지역 개발에서 부동산 가격 급등을 가장 부담스러워한다. 개발 사업장과 주변 지역 부동산 가격이 거침없이 오를 경우 여러 가지 이유(투기, 상대적 박탈감 등)로 해당 개발사업 자체가 현저하게 더디게 진척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나타난 서울지역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사업 등) 지연 현상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올해 서울 각 도시정비사업장은 당초 예상보다 사업 추진이 훨씬 늦어지고 있다. 특히 여의도와 용산, 강남구 등 한강 주변 도시정비사업은 사실상 ‘올스톱’이라고 할 정도로 사업 자체가 더디게 진척되고 있다. 해당 도시정비사업장 문제(조합원 간 갈등 등)로 지연되는 경우도 있지만 인·허가, 건축심의 과정 지연 등이 직접적인 이유로 꼽히고 있다. 

실제 용산구 한남3구역, 여의도 시범·공작아파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4지구 등은 정비사업 초기 지역임에도 관련 절차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들 사업장은 아직 시공사도 최종 선정되지 않는 등 사업 진행 초기 단계이다. 한남3구역은 지난 10월 중순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 자문 과정에서 시설 최소화, 녹지 확충 등을 이유로 자문을 다시 받으라는 권고를 받았다. 이에 따라 재건축업계에서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브레이크가 걸린 한남3구역 사업이 본격 진척되기 위해서는 2~3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여의도 시범·공작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은 지난 6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건축 40여 년의 이 아파트는 시급히 재건축해야 할 상황이지만 아직 사업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이곳은 특히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보류와 맞물려 사업 차질이 길어질 전망이다. 여의도를 국제금융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서울시 입장에서 이곳만 재건축을 허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수전략정비 4지구도 서울시와 자치단체의 건축심의가 늦어지고 있다. 명분은 다른 지구와 사업속도를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초 순차적인 개발로 방향이 섰지만 협의 과정에서 ‘속도론’이 등장해 사업 추진에 급브레이크가 밟힌 상태다. 이들 지역뿐만 아니라 강남권 상당수의 재건축사업도 진척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의 도시경쟁력 강화와 전체적인 주택공급, 노후 주거지 정비 차원에서 신속한 진행이 필요함에도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지역 도시정비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3, 4년간 너무 오른 서울 집값 때문이다. 경기는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집값이 급등하면서 청년층은 물론 무주택자 등 국민에게 큰 위화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조성했다. 특히 지난 7월 박원순 시장의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발언이 알려지면서 서울 집값이 급등하자 국민의 비난 화살이 서울시로 집중됐다. 급기야 서울시는 8월 말 통합개발을 보류한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보류 파문에서 보듯이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도시정비사업은 집값 상승에 기름을 끼얹는 상황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들은 도시정비사업 인허가와 승인 절차 지연을 통해 사업을 지연시킬 수밖에 없다. 사업자 측에서는 시세에 걸맞은(?) 분양가 등을 통해 개발이익을 최대한 남기기 위해 추진하지만 정부나 서울시 입장에서 집값 급등이 가져올 여론 악화 등 부작용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도시 경쟁력 확보와 주거문화 개선 차원에서 진행하는 도시정비사업이라도 집값 급등기에는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 자치단체들이 속도 조절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반사업자나 주택 수요자들은 부동산시장 호황기에 재개발·재건축사업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 자칫 투자했다가는 정비 사업 인허가 등의 과정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순환 문화일보 기자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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