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강원 춘천은 한국을 대표하는 면 요리 가운데 하나인 막국수의 고장이다. 여행객이 춘천의 별미로 꼽는 막국수는 오래전부터 주민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었다. 메밀을 많이 재배한 강원도에서 메밀 요리가 발달했는데, 막국수는 만들기 쉽고 먹거리가 많지 않던 시절에 별미이자 겨울을 나는 음식이었다.

밀가루로 만든 국수는 반죽을 치대 점성이 높은 면을 뽑지만, 글루텐 성분이 거의 없는 메밀은 뜨거운 물을 넣어 치댄 반죽을 국수틀에 넣고 눌러서 면을 뺀다. 이 면에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는 것이 막국수다. 막국수의 ‘막’은 ‘지금, 바로, 마구’라는 뜻이다.

막국수를 테마로 한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은 건물부터 막국수를 뽑는 국수틀과 가마솥을 본떠 지었다. 박물관 1층은 전시관으로 꾸며, 춘천 막국수의 유래와 메밀 재배법, 막국수 조리 과정 등을 보여준다. 선조들이 국수를 만들 때 쓰던 디딜방아와 맷돌 등 각종 도구도 전시한다.

문화해설사가 들려주는 막국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가 그동안 잘못 안 사실을 깨닫는다. “사람들은 막국수를 여름 음식으로 생각하지만, 원래 겨울 음식입니다. 메밀은 가을에 수확하는데다 반죽을 직접 눌러서 만들다 보니, 농한기에 만들어 먹었죠.”

음식 칼럼니스트이자 셰프 박찬일 씨도 <노포의 장사법>에 막국수가 겨울 음식이라고 설명한다. “메밀은 대개 여름에 씨를 뿌려 늦가을에 거둔다. 그래서 자연스레 겨울이 제철이 된다. 대부분의 곡물이 그렇지만 메밀은 열에 아주 약하다. 겨울에 보관된 상태여야 제대로 맛을 낸다. 냉장고가 보급되면서 늦가을에 수확한 메밀을 1년 내내 좋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언감생심이었다.”

디딜방아·맷돌 등 전시
2층 체험장에 들어서면
전통방식으로 면 뽑고
맛국수 바로 시식 가능

그렇다면 춘천 막국수는 언제부터 유래했을까. 해설사는 여러 가지 배경이 있다고 설명한다. “춘천은 조선 시대부터 양구, 화천, 인제 등지에서 재배한 메밀을 한양으로 보내기 전에 모으는 곳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제분소가 많았는데, 제분소 주변에서 메밀가루를 반죽해 눌러 먹던 것이 춘천 막국수가 됐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 역시 한 가지 설일 뿐입니다.”

1960년대 화전 정리법이 시행되면서 화전민이 동네로 내려와 먹고살기 위해 막국수 집을 열었고, 1970년대 후반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마이카족’과 춘천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막국수가 대표적인 향토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는 설도 있다.

박물관 2층은 체험장이다. 관람객이 직접 메밀가루를 반죽하고, 국수틀을 이용해 전통 방식으로 면을 뽑는다. 이 면으로 즉석에서 막국수를 만들어 먹는데, 웬만한 식당 못지않은 맛에 깜짝 놀란다.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이며, 월요일과 명절 연휴는 휴관한다. 관람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이다(체험비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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