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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철도는 생활복지 인프라… 지역균형발전에 SOC 확대 꼭 필요”<2019 신년특집> 특별인터뷰 ■ 박순자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올해 일부 회복된 SOC 예산은 다시금 건설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또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과 남북경협 등 지난해 굵직한 현안들로 인해 업계에 큰 변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본지는 새해를 맞아 박순자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자유한국당)으로부터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평가와 향후 의정활동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예산심사 과정에서 SOC 예산이 확대됐습니다. 위원장이 생각하시는 SOC 정책의 올바른 방향은 무엇입니까?
- 흔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불요불급한 예산으로 꼽히며 국민들의 눈에 이른바 ‘나쁜 예산’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지난 정권들의 대규모 SOC 사업을 비판하며 SOC 예산 축소를 정책 기조로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SOC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최저임금인상 등 복지예산을 대폭 늘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수조원이 소요되는 철도사업을 비롯해 예정돼 있던 각종 대형사업들이 중단되거나 취소되는 등 난관에 봉착해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SOC가 국민의 삶을 얼마나 편리하게 하는가, 국민의 삶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를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역간 양극화가 심화돼 ‘지방소멸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지금 지역간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SOC 사업이 필요합니다. 특히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시간과 공간적인 제약이 해소됐다고는 하지만, 도로와 철도는 국민들을 물리적으로 연결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생활복지 인프라입니다.

국토의 균형개발과 복지는 국가운영에 있어 놓칠 수 없는 두 마리의 토끼입니다. 어느 한 쪽도 소홀해서는 안됩니다. 

또한 최악의 고용침체 속에서 건설 산업이 가지고 있는 높은 고용유발계수를 외면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대부분 인프라 구축을 국가에서 주도한 결과 ‘사람’을 위하지 않는 인프라가 다수 만들어졌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빅데이터와 같은 스마트 기술이 인프라와 접목된다면 바로 사람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또한 산업적인 측면에서 우리의 건설 산업은 여전히 노동집약적이고 현장중심적인 낡은 전통산업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우리 건설 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을 위한 SOC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민·관·산·학·연이 하나로 뭉쳐 첨단기술과 인프라를 융합하기 위한 도전에 동참해야 합니다.

▷정부는 도시재생뉴딜과 생활SOC 등 건설과 복지를 결합한 개념을 앞세워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문재인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대변되는 대형 토목공사와 차별화를 강조하며 ‘지역밀착형 생활SOC’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도서관, 미세먼지 방지숲 등을 지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국민의 생활환경과 주거환경을 일정부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지역밀착형 생활SOC’를 제시한 배경이 외적으로 보이는 생활환경 개선만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SOC 예산을 삭감하고 복지예산 비중을 늘려왔지만, 경제 지표의 지속적인 악화가 결국 정부로 하여금 재정확대 정책의 실시를 결심하도록 만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뉴딜과 생활SOC 사업이 소위 ‘전통적인 대형 토목공사’보다 큰 경제사회적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대도시의 구직자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하고 지방의 기업가들은 일할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치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심각합니다. 일자리가 있는 지역과 일할 사람이 있는 지역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 중에 하나가 교통망 정비를 통한 편리한 출퇴근길 조성입니다.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 또한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삶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조건과 토양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건설 산업은 종합·전문으로 이원화된 생산체계가 개편되는 등 급격한 혁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혁신방안 논의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까요?
- 바람직한 경제구조 하에서는 중소기업이 성장해 중견기업이 되고 중견기업이 성장해 대기업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기업들은 업종을 확장하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이를 위한 인재를 찾으며 고용을 창출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건설 산업은 업종간 칸막이로 인해 원천적으로 중소형 건설회사들이 더 큰 성장을 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또한 기존 이원화된 생산체계는 시공 역량과 관계없이 시장보호, 면허권에 대한 보호 차원에서 업무범위를 규제해 종합업체는 시공역량 축적보다 하도급 관리나 입찰에만 치중하고 직접 시공을 회피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가 생존 가능한 구조가 됐고, 전문업체는 종합업체의 하도급에 의존해 갑을관계의 폐해, 저가하도급 등의 불공정 관행이 건설 산업 전반을 좀먹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이번에 개정된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2021년부터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가 상호 시장에 자유롭게 진출하게 됩니다. 종합건설과 전문건설의 경계가 허물어져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이 시작되면 생산구조 개편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또한, 상호 시장 진출 시 직접시공을 원칙으로 한 만큼, 시공능력을 갖춘 우량업체의 성장이 촉진될 것입니다. 더이상 페이퍼컴퍼니나 중간마진만 챙기는 입찰전문업체들이 설 자리는 없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대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기존 업역을 철폐할 경우 건설비용 절감 효과가 최소 6조에서 최대 12조원에 달하며, 절감된 비용을 전면 재투자할 경우 9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업역간 칸막이 규제를 철폐해 기업들이 스스로의 역량과 경쟁력으로 성장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번 건산법 개정안은 경쟁을 통해 경쟁력 있는 건설기업들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일종의 유리천장을 깨는 법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중소 종합건설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우려와 고민에 대한 부분은 이해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복합공사와 대형 단일공사 시장부터 ‘업역 칸막이’ 제거가 현실적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업계에서는 자칫 시장 경쟁의 격화로 인해 시공능력이 부족한 건설기업들이 경쟁력을 상실하고 대거 폐업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SOC예산 축소, 적정공사비 부족, 노동·하도급 규제 강화 등으로 산업의 외부적 환경이 매우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업역 칸막이’ 폐지가 충분한 정책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경착륙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규제혁신과 더불어 SOC 확대, 공사비 정상화, 탄력근로제 확대 등 건설산업에 대한 정부의 활성화 대책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청년층 구직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오히려 중소 건설사들은 구인난을 겪고 있습니다. 극복방안은 무엇일까요? 또 업체들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건설 산업이 고용유발계수가 높고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고는 하지만, 이러한 건설업의 높은 일자리 창출 능력이 향후에도 지속되려면 이를 떠받치고 있는 건설인력기반이 튼튼해야 합니다. 하지만 기반이 되는 건설기능인력 규모가 위축되고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일자리 창출과 건설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여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청년층을 비롯한 구직자들이 건설현장을 기피하는 원인은 직업전망이 없고 고용이 불안하며 근로조건이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건설근로자의 대부분이 비정규직, 또는 일용직 근로자로 사회보험 가입비율이 낮고 노후보장이 미흡한 상황입니다. 이들 비정규직, 일용직 근로자들에게는 내부 노동시장에서 통용되는 직무사다리가 적용되지 않아 임금이나 복지 등 처우 개선의 기회가 없습니다.  

청년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건설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건설기업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산업계 자체의 체질 개선을 이루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리고 전문건설업체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조직의 경쟁력은 조직의 간판이 아닌, 조직구성원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입니다. 늘 사람을 귀히 여기시는 경영과 조직관리를 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남북경협이 건설업계의 미래 먹거리가 될 거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옵니다. 남북 도로철도 연결사업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남북철도 사업은 단순히 남과 북의 철도를 연결하는 사업이 아닌, 사실상 ‘육지 속의 섬’이었던 대한민국의 철도망과 도로망이 유라시아 대륙과 직결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수출산업과 물류산업에 있어서 큰 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남북철도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려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해소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선결돼야 합니다. 현재 북한의 비핵화도, 대북제재의 해소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남북철도 연결사업 착공식을 진행하겠다고 하는 것은 너무 조급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끝으로 새해를 맞아 전문건설인들에게 덕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2019년 새해는 건설 산업계에 있어서 격동의 시기가 될 것입니다. 미·중간의 무역전쟁과 주52시간 근무제와 같은 대내외적인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건설 산업 구조개편 및 남북경협 사업으로 인한 기회 또한 생길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특히 2019년은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입니다. 전통적으로 부를 상징하는 돼지(亥)와 땅을 의미하는 기(己)가 합쳐졌으니, 제가 위원장으로 있는 국토위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전문건설신문 독자 여러분께서도 올해 대비 잘하셔서 리스크는 회피하고 기회는 잡을 수 있는 발전의 황금돼지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유태원 기자  sraris23@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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