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 ■ 새 먹거리 ‘녹색시장’

작년 우리나라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폭염은 이상기온을 넘어 이제는 일상화된 여름 날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 산업 분야에서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이상기후에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 분야에서도 ‘친환경’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하고 있다. 녹색건축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이를 새로운 먹거리로 인식하고 관련 역량을 키워야 할 때다. 녹색건축과 그린리모델링, 그리고 이 분야에서 활약하는 건설업체들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녹색인증건수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사진은 2017 녹색건축대상을 수상한 경기 성남 소재 삼양 디스커버리센터 모습. (사진제공=국가건축정책위원회)

◇녹색건축이란?=녹색건축은 최근 들어 불쑥 튀어나온 개념은 아니다. 미국, 일본, 덴마크, 네덜란드 등 선진국은 건축물 부문의 에너지절감을 통해 기후변화협약의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녹색건축물과 관련된 정책을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녹색건축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건축의 전 생애(Life Cycle)를 대상으로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대한 평가를 통해 건축물의 환경성능을 인증하는 것이다. 건축물의 입지, 자재선정, 시공, 유지관리, 폐기 등 전 과정을 평가한다.

인증은 크게 신축건축물과 기존/리모델링 건축물로 나뉘고, 건축물은 인증기관으로부터 평가를 받아 인증점수에 따라 △최우수(그린1등급) △우수(그린2등급) △우량(그린3등급) △일반(그린4등급)을 받게 된다.

◇커지는 녹색건축시장=정부는 관련 법령을 개정하면서 녹색인증 대상을 꾸준히 늘려왔다. 이로 인해 지난 2002년 3건으로 시작했던 연간 인증건수는 2011년 500건이 넘었고, 지난 2014년에는 처음으로 한해에 1032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1763건의 인증실적이 있었으며, 2018년 11월까지 집계된 인증은 1787건으로 전년 실적을 넘어섰다. 지난 2002년 시행 이후 총 1만1518건의 인증이 이뤄진 것이다.

◇건축자재 생산·시공하면 새로운 시장=녹색인증의 경우 설계단계에서 인증을 받기 위한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설계자의 역량이 중요하다. 설계자는 △토지이용 및 교통 △에너지 및 환경오염 △재료 및 자원 △물순환관리 등 건축물 인증심사기준에 맞춰 설계한다. 그렇기 때문에 겉으로는 전문건설업체들의 역량과는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특히 자재 생산 및 시공을 동시에 하는 전문건설사들은 녹색건축시장에 빠르게 대응할수록 시장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 ‘어떤 건축자재를 선택해 시공하는지’가 인증을 위한 설계 과정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환경부가 고시한 ‘녹색건축인증 기준’에 따르면, 건축물 평가항목으로 ‘환경성선언 제품의 사용’, ‘저탄소 자재의 사용’, ‘녹색건축자재의 적용 비율’ 등이 있다. 세부적으로 친환경 자재를 몇 개 이상 사용하는지, 녹색건축자재 적용 비율이 총 건축공사 자재비 대비 몇 %인지에 따라 평가점수가 달라진다.

작년 1월 녹색건축인증 최우수 등급을 받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제2여객터미널의 경우 ‘재료 및 자원’, ‘유지관리’ 분야에서 만점을 받았다. 제1여객터미널과 비교해 에너지효율이 40%가량 향상된 친환경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건설자재시장에서의 경쟁력 필요=업계에 따르면 발주자와 건축주는 녹색인증시 ‘재료 및 자원’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친환경건축자재를 찾는다. 이때 자재를 공급하는 동시에 시공, 유지관리까지 가능한 전문건설업체가 있다면 낙찰 과정에서 경쟁력이 있다. 건설사들은 친환경요소를 고려해 공법이나 자재 등을 개발하면서 ‘혁신’, ‘친환경’ 두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친환경건축자재 관련 정보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발간한 ‘환경성적표지·탄소발자국 건설자재 정보집’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정보집에는 바닥재, 내장재 등 환경 인증제품에 대한 환경영향 정보와 인증기업 정보 등이 담겨 있다.

정보집을 보면 친환경 분야에 뛰어들어 활약하고 있는 전문건설사의 건자재들을 볼 수 있다. 데크플레이트 분야에서는 강구조물공사 전문업체인 (주)윈하이텍(대표 변천섭)은 ‘일체형 데크플레이트’로 탄소발자국 인증을 받았으며, (주)제일테크노스(대표 나주영, 강구조물)의 무동바리 강스팬 시스템인 ‘CAP Deck(1.2T type)’도 인증을 받았다.

목재 분야에서는 (주)대덕목재(대표 윤대석, 금속창호)가 ‘디자인형 울타리’로, 슬래브 분야에서는 (주)청진이엔씨(대표 박명진, 철근콘크리트)가 ‘건축용 PC슬래브’로 탄소발자국 인증을 받았다. 또한 수로용재 집수정 분야에서는 지성산업개발(주)(대표 남유진, 토공)이 ‘수로형 집수정’으로 탄소발자국, 물발자국 등 여러 인증을 받았다.

이밖에도 △수목·식생용재 △창호재 △바닥재 등 다양한 건축자재 분야에서 발 빠르게 움직인 전문업체들이 있으며, 자신들의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친환경건축자재를 제작·판매·시공하는 A사는 민간 아파트공사에서 납품과 시공계약을 동시에 따내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한 관급공사에 납품계약을 맺는 등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최근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을 추가 채용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환경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녹색건축물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증 등급에 따라 용적률, 건축물 높이제한, 취득세 감면, 재산세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민간시장의 수요도 꾸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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