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발표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는 수도권 사업을 원칙적으로 배제하는 등 ‘지역균형발전’에 초점이 맞춰졌다. 과거 중앙정부 주도의 Top-down 방식이 아닌 지역이 신청한 제안사업을 중앙이 지원하는 Bottom-up 방식으로 선정되면서 이번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들은 각 지역에서 개발 요구가 높았던 사업들이 다수 포함됐다.

예타 면제 사업은 총 23개 24조1000억원 규모다.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사업만 약 20조원에 달해 해당 사업지 주민들은 대체로 반색하는 분위기다. 건설업계 역시 올해 주택경기가 위축된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나온 정부발 대규모 SOC 사업 발표이기 때문에 일감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이하에선 23개 사업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과 기대효과를 알아본다.

< 도로 및 철도 등 인프라 확충 >
◇대구산업선 철도=서대구역에서 대구산업단지까지 34㎞의 철도를 놓는 사업으로 정부는 1조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대구는 서‧남부지역에 국가산업단지 등 산업단지 85% 이상이 밀집해 있지만 교통여건이 열악해 물류비, 기업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대구시는 이번 예타 면제로 지역 물류기반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고 나아가 남부내륙철도, 대구~광주내륙철도 등과 연계한 국가철도망 구축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산유발효과는 2조2017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8836억원, 고용유발효과는 1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 외곽순환도로=총사업비 1조원을 투입해 25.3㎞, 4차로의 순환고속도로를 구축한다. 경부고속도로 미호 분기점(JCT)에서 동해고속도로 범서 나들목(IC)∼호계∼국도 31호선 강동 나들목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이 구간이 확충되면 강동지구에서 반구대 암각화, 영남알프스, 경주를 연결하는 해양 및 문화 관광벨트도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시는 2조5906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만1660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석문산단 인입철도=충남 당진시 합덕읍에서 석문면 석문산단까지 총연장 31㎞를 철길로 잇는 이 사업은 9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충남 서북부 국가‧일반산업단지, 당진항, 대산항 등에서 생기는 대규모 산업 물동량과 여객수요를 수송하기 위해 계획됐다.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부산신항과 주변 고속도로(중앙선, 남해선)를 잇는 고속도로를 8000억원을 들여 신설한다. 송정IC와 김해JTC를 잇는 총 길이 14.6km의 도로로, 현재 30분 소요되는 신항~김해 간 이동시간이 10분으로 단축된다. 경제유발효과는 1조4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서남해안 관광도로=전남에서 경남·부산까지 이어지는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의 첫 단추가 될 관광도로로 평가받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1조원이고 사업 대상 구간은 신안 압해∼해남 화원 연도교(총연장 13.4㎞)와 여수 화태∼백야 연도교(11.4㎞) 등 2곳으로 오는 2020년 착공해 2028년 완공될 예정이다.

신안~해안 구간은 해저터널 1곳과 해상교량 2곳을 국비 4828억원을 들여 건설한다. 여수~백야 구간은 국비 53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영종~신도 평화도로=인천 영종~신도 도로는 길이 3.5㎞, 2차로 규모로 건설되며 사업비는 1000억원이다. 도로가 마련되면 인천공항과 인근 3개 도서가 연결돼 지역활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강화도와 북한의 개성?해주까지 이어지는 남북평화도 연결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새만금 국제공항=지난 20년간 전북지역의 숙원 사업이던 국제공항 조성이 이뤄질 전망이다. 새만금을 육상과 해상, 항공교통 물류의 허브로 키우려는 지역의 계획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 사업은 군산공항을 새만금내 공항부지로 확장 이전하는 것으로 8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 광역 교통‧물류망 구축 >

◇남부내륙철도=경부고속철도를 통한 수도권과 경상남?북도 내륙을 연결하는 총 연장 172㎞의 김천~거제 간 고속 간선철도 구축 사업이다. 단일 사업으로 가장 많은 4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사업이 완성되면 서울에서 거제까지 소요시간이 현재 4시간30분에서 2시간40분대로 단축된다.

2022년 착공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계획됐으며 일자리 8만개와 10조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경남도는 정부 발표 직후 ‘남부내륙고속철도 추진단’을 신설해 조기착공과 사업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충북선 철도 고속화=기존 경부축과 강원‧호남을 잇는 강호축을 연결해 X축 철도망의 초석이 마련된다. 정부는 1조5000억원을 들여 청주공항에서 제천까지의 88㎞구간에 고속화 철도망을 구축한다.

직선화 등 선형개량 사업이 함께 진행되고 사업이 완료되면 목포에서 강릉까지 소요시간이 현재 5시간35분에서 3시간30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충북도는 이 철도가 북한을 거쳐 유라시아 대륙철도망에 연결된다면 우리나라가 환동해권 경제벨트의 중심축으로 발돋움 할 것으로 내다봤다.

◇평택~오송 복복선화=전국의 주요 고속철도가 통과하는 이 구간의 병목현상이 해소될 전망이다. 경부와 호남고속철이 합류하고 KTX, SRT가 교차하는 평택~오송 간 46㎞ 구간은 선로용량 한계로 고속철 전체 운행횟수를 확대하는데 걸림돌이 돼 왔다.

3조1000억원을 투입해 복선 철로를 추가로 구축하면 선로용량이 현재 190회에서 380회로 늘어난다. 철도 운행횟수 증가는 물론이고 대기시간 감소 등 고속철 서비스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원발 KTX 사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제2경춘국도=경기도 남양주 화도읍에서 강원 춘천 서면까지 33㎞ 구간에 4차로의 간선도로를 신설한다. 2009년 서울춘천고속도로가 개통된 후 하루 평균 2만대의 교통수요와 춘천권 관광객이 1000만명 수준에 달하지만 주말엔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극심한 지?정체 구간이 늘고 있어 불편을 겪어왔다.

9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경제효과는 생산유발효과 1조405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6384억원, 고용유발효과 1만3883명으로 전망된다.

◇세종~청주 고속도로=8000억원을 들여 세종시와 청주를 연결하는 총연장 20㎞, 4차로의 고속도로를 신설한다. 세종시 북측 외곽고속도로망 조기 구축을 위해 추진되는 것으로, 국가적으로는 충남 당진에서 경북 영덕까지 동서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동서 4축’이 완성된다.
보상비를 제외한 6000여억원이 공사비로 투입되고, 7000여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 지역주민 삶의 질 제고 >

◇대전도시철도 2호선(트램)=대전시 5개구 전역을 순환하는 트램을 건설한다. 7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정부청사~서대전~가수원~정부청사 구간으로 계획됐다. 대전시는 3분기에 설계에 착수해 2025년 하반기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트램은 노면을 30~40㎝ 판 후 궤도를 깔면 돼 공사 자체는 어렵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36개 정거장이 설치되고 공사 시작과 함께 차량제작도 발주될 전망이다.

◇도봉산 포천선(접경지역)=서울도시철도 7호선을 접경지역인 경기도 포천까지 19㎞를 연장하는 사업으로 1조원이 배정됐다. 포천은 경기북부 10개 시군 중 유일하게 철도망이 없어 교통 불편이 심각했다. 2026년 개통이 가능할 전망이 나오고 있고, 개통 후엔 강남까지 70분대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동해선 단선 전철화=4000억원을 투입해 비전철로 공사중인 포항~동해 179㎞ 구간을 전철화한다. 동해선 전구간을 환승 없이 고속 운행이 가능해진다. 부산에서 포항까지 45분, 동해까지 1시간40분이면 닿게 된다.

◇국도 위험구간 개선 등=1조2000억원을 들여 국도의 간선기능을 강화한다. 급경사지, 선형불량 등 도로위험 구간을 개선하고, 차로수 불균형에 따른 병목구간도 해소할 계획이다. 각 도마다 1개 사업씩 총 8개사업을 배정해 총 126㎞구간에 사업을 진행한다.

◇제주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지역주민과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제기되고 있는 하수처리시설 용량 문제를 해결한다. 시설 용량을 하루 13만㎥에서 22만㎥로 확대하고 지하화할 방침이다. 정부예산 4000억원이 들어간다.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 건립=2000억원을 투입해 지방거점 공공의료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 병원은 300병상, 16개 진료과와 연구소를 마련해 중증 산재환자 전문 치료 및 직업병 분야 R&D 기능을 포함시킬 계획이다.

< 지역전략산업 육성 >

◇지역 전략산업 투자=전북 상용차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 생태계 구축에 2000억원을 투입한다. 미래 자동차 산업 변화에 따른 기술을 개발해 부품시장을 선정해 나가도록 할 방침이다. 또 광주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를 조성한다. 4000억원을 들여 특화 집적단지(인프라)를 조성하고, 융복합 R&D지원과 창업보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남 수산식품수출단지를 조성한다. 1000억원을 투입해 해조류 수산물 가공기설, 냉동?냉장창고 등을 건립한다.

◇전국단위 R&D사업 추진=시도별 ‘지역희망 주력산업’을 지정해 해당분야 지역중소기업에 R&D를 지원한다. 총 1조9000억원을 중소기업의 상용화R&D 및 지역우수기업의 성장견인R&D 사업에 지원한다.

끝으로, 총 55개 ‘국가전략산업’을 지정해 산업별 거점센터를 구축한다. 1조원을 센터 고도화에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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