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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안전사고 책임, 기업에만 있을까

타워크레인을 이용한 갱폼 해체 작업이 한창인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요란한 호각소리가 울렸다. 타워크레인은 골조 꼭대기층에서 분리된 갱폼을 든 채 지상으로 옮기고 있었고 혹시 모를 추락에 대비해 안전관리자 등이 현장근로자들에게 이를 알리는 소리였다.

작업 초반에는 4~5초간 울리다 그치던 호각소리가 언제부턴까 갱폼이 지상에 내려앉을 때까지 계속됐다. 바로 밑에서 갱폼 절단 작업자가 몸을 피하지 않고 작업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만약 공중에서 물체가 그대로 떨어졌다면 바로 중대재해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장면이었다.

이를 함께 지켜보던 전문건설사 안전관리자는 “절단 작업이 바로바로 이뤄져야 폐기물 차량에 빨리 실을 수 있고 전체 해체작업도 빨라지기 때문에 저런 장면이 나온다”고 말했다. 작업자는 안전보다 속도를 중요하게 여기고, 그것을 다른 동료들도 이해하기에 적극적으로 막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안전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근로자 자신이다. 당연히 본인부터 안전수칙을 가장 잘 지켜야 하고 그래도 위험요소가 있으면 이를 최일선에서 개선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안전수칙을 앞장서서 무시하는 경우가 적잖이 발생하고 있고, 대부분의 중대재해는 이런 경우에 발생한다.

정부는 최근 산업재해의 책임 주체를 넓히고 처벌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률을 개정하면서 건설업계의 불만을 야기했다. 모든 건설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기업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 기업이 안전의무에 더 노력을 기울일 만한 당근도 주어져야 한다. 근로자에 대한 계도를 강화하고, 안전수칙을 무시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부여해야 할 것이다. 고속도로를 무단횡단 하던 사람이 사고를 당했을 경우 사고차량의 처벌이 줄어드는 것처럼 말이다.

류승훈 기자  ryush@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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