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설

지난달 22일 한국은행은 ‘2018년 4/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했다. 건설 산업 관련해서 눈에 띄는 건 지난 한해 건설투자가 전년대비 4.0% 급감했고 건설업 생산도 4.2% 감소했으며, 이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대비 2.7% 성장하는데 그치는 주요 원인이 됐다는 점이다.

GDP 성장률은 건설투자를 비롯해 민간소비(2.8%), 정부소비(5.6%), 설비투자(-1.7%), 지식재산생산물투자(2.0%), 수출(4.0%), 수입(1.5%)의 총 성장에 기인하는데, 작년에 건설투자는 설비투자와 함께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감소율이 가장 컸다.

이번 통계자료는 이처럼 표면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난 수치뿐만 아니라 건설 산업이 국내 경제성장에 무시하지 못할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읽을 수 있는 숨겨진 작은 수치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

우선 작년 건설업의 성장기여도는 -0.2%포인트로 분석됐다. 지난해 전체 성장률을 건설업이 갉아먹은 것이다. 2011년 0.3%포인트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는데, 건설업의 성장저하만 아니었어도 3%대 성장을 찍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분기별 전기대비 성장률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분기별로 건설투자가 전기대비 1%대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면 전체 GDP 성장률도 1.0%대 성장률을 나타내고, 그 이하나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GDP도 0%대 성장률로 하락하는 ‘동조화현상’을 보이고 있어 전체 경제성장률 저하에 건설투자 급감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됐다.

이같은 동조화는 2017년부터 나타나는데 분기별로 2017년 1분기에 건설투자가 전기대비 4.2% 늘자 GDP가 1.0% 성장한 것을 시작으로 2분기 0.9%(GDP 성장률 0.6%), 3분기 1.1%(1.4%), 4분기 -2.3%(-0.2%)를 나타냈고, 2018년에는 1분기 1.8%(1.0%), 2분기 -2.1%(0.6%), 3분기 -6.7%(0.6%), 4분기 1.2%(1.0%)를 보였다.

또 다른 수치는 건설 산업의 취업유발능력을 감안한 일자리 최후 보루로서의 산업적인 역량이다. 건설업의 취업계수는 2017년 기준 8.1명, 취업유발계수는 13.9명이다. 10억원을 건설 산업에 투자할 경우 건설업에서 8.1명, 건설업을 포함해 전체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일자리수가 13.9명이라는 의미다.

건설투자의 경우 작년에 240조9617억원이 이뤄져 전년 251조784억원 대비 10조1167억원 줄었다. 산술적으로 건설업에서만 8만1939개, 전체 산업에서는 14만612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지난해 전산업 취업자 수는 2682만2100명으로 2017년보다 9만73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산업에서 증가한 일자리보다 건설투자 감소로 사라진 일자리가 더 많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업의 타산업 연관효과는 70%에 육박한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산업의 70%가 건설업경기의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이처럼 산업연관효과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건설투자를 지금 확대해야 한다는 것은 이같은 수치들이 말해주고 있다. 다만 얼마나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드느냐는 정부와 건설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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