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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공정위가 더 귀 열어야 해요”

“공정거래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하니 법무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하도급업체 피해가 증가하는 거죠”

취재 현장에서 만난 황보윤 종합법률사무소 공정 대표변호사의 말이다. 최근 소송을 협박 카드로 악용해 하도급업체들의 대금을 부당하게 삭감하는 종합업체들이 급증한 배경에는 공정위의 무능력함이 깔려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부터 법무능력이 종합업체에 비해 취약한 전문건설업체들에게는 공정위가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다. 내가 당한 억울함을 풀어줄 유일한 기구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공정위의 사건처리 속도가 갈수록 늦어지고, 사건처리 방식도 종합업체 위주로 돌아가면서 업계의 공정위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공정위가 제 역할을 못하자 등장한 갑질이 소송을 빌미로 대금을 부당하게 삭감하는 방식이다. 과거와 달리 종합업체들이 공정위 조사를 무서워하지 않고, 하도급업체들도 공정위에 제소를 쉽게 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소송을 카드로 협박을 일삼는 식이다.

업체들의 입으로 소개된 전형적인 수법이 “소송 할래? 대금 조정 할래?”다. 만약 하도급업체들에게 공정위가 우군으로 인식됐다면 이같은 협박은 덜 유효했을 것이라고 법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경만 공정거래연구소장은 “공정위로 가서 사건이 수년간 묵혀 있다 무혐의 종결나면 민사로 가도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바로 하도급업체들이 공정위로 가지 않는 이유다.

공정위가 수급사업자와 원사업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힘쓰지 않는다면 이런 갑질은 계속 생겨날 우려가 높다. 공정위가 기어를 중립에 놓고 어쭙잖게 법원의 역할을 자처할 것이 아니라 하도급업체들의 억울함에 더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남태규 기자  news8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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